ep.7
언젠가부터 아픈 게 눈치가 보인다.
내가 원해서 아픈 것도 아닌데 왜 눈치를 봐야 할까...
불만이 차곡차곡 쌓이지만 입 밖으로 꺼내진 못했다.
밥은 먹었는지, 약은 먹었는지,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병원을 가자던지... 뭐 그런 작은 관심 조차 없는 남자가 꺼낸 왜 아프냐는 말. 나도 왜 아픈 건지, 왜 하필 내가 아픈 건지, 그걸 알았으면 병원에서 하얀 가운 입고 멋지게 진찰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쉬운 맘이야.라는 말도 입밖으론 꺼내지 못했으니 남자는 알 턱이 없겠지.
남자는 알지 못하고 여자는 말하지 않는다.
남자와 여자가 평행선을 달릴 때, 우리의 로맨스도 굿바이를 준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