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취소거래설, 공소취소란 무엇인가요?

- 우종진 변호사의 시사 속 법률 이야기

by 우종진 변호사


최근 정치권에서 '공소취소 거래설'이 화두입니다.

검사가 이미 제기한 공소를 취소해 준다는 것이 법적으로 가능한 일인지,

만약 그런 거래가 실제로 이루어졌다면 어떤 법적 의미를 갖는지 궁금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 글에서는 법률 비전문가도 이해할 수 있도록 '공소취소' 제도를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1. 공소취소란 무엇인가?


공소취소란 검사가 일단 제기한 공소(기소)를 스스로 철회하는 행위입니다.


우리나라는 검사만이 기소할 수 있는 '기소독점주의'와 기소 여부를 검사가 재량으로 결정하는 '기소편의주의'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공소취소는 이 두 원칙의 연장선에 있는 제도입니다.


즉, 기소한 검사가 '더 이상 소추할 필요가 없다'라고 판단하는 경우, 공소를 취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다만,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2. 공소취소의 요건 — 언제, 어떻게 할 수 있나?


형사소송법 제255조(공소의 취소)

① 공소는 제1심 판결의 선고 전까지 취소할 수 있다.

② 공소취소는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 단, 공판정에서는 구술로써 할 수 있다.


가. 시간적 요건 - 제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공소취소는 제1심 판결이 선고되기 전까지만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5조 제1항).


제1심 판결이 선고된 이후에는 취소할 수 없고, 재심 절차가 진행 중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대법원 1976. 12. 28. 선고 76도 3203 판결 참조).


나. 방식 - 서면 또는 구술


공소취소는 이유를 기재한 서면으로 하여야 합니다. 다만 공판정에서는 구술로도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255조 제2항).


한편, 검사가 공소장변경 신청 형식으로 특정 공소사실을 전부 철회하는 경우라도, 그 취지가 공소취소임이 명백하다면 법원은 이를 공소취소로 보아 공소기각을 해야 합니다(대법원 1988. 3. 22. 선고 88도 67 판결 참조)


다. 중요 제한 - 재정신청에 의한 공소제기는 취소 불가


형사소송법 제264조의 2(공소취소의 제한)

검사는 제262조 제2항 제2호의 결정에 따라 공소를 제기한 때에는 이를 취소할 수 없다.


검사가 재정신청에 의한 법원의 공소제기 결정에 따라 기소한 사건은 공소를 취소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64조의 2).


재정신청제도는 피해자 등이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법원에서 강제로 기소하게 만든 제도인데, 검사가 다시 이를 취소하면 제도 자체가 무력화되기 때문입니다.


3. 공소취소의 효과


가. 법원은 공소기각 결정을 해야 한다


형사소송법 제328조(공소기각의 결정)

① 다음 경우에는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하여야 한다.

1. 공소가 취소되었을 때

2. 피고인이 사망하거나 피고인인 법인이 존속하지 아니하게 되었을 때

3. 제12조 또는 제13조의 규정에 의하여 재판할 수 없는 때

4. 공소장에 기재된 사실이 진실하다 하더라도 범죄가 될 만한 사실이 포함되지 아니하는 때

② 전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공소가 취소되면 법원은 결정으로 공소를 기각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8조 제1항 제1호).


공소기각은 본안 판단(무죄·유죄)이 아닙니다. 절차가 종료되는 것이지, 무죄가 확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나. 공소기각 결정 확정 후의 효력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된 이후에는, 설령 검사의 공소취소 처분 자체를 다시 취소한다 해도 원래의 기소 상태가 회복되지 않습니다.


법원의 공소기각 결정이 재심으로 취소되지 않는 한, 절차는 종결된 상태 그대로입니다(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6 헌마 219 결정 참조)


4. 공소취소 후 재기소, 마음대로 할 수 있나?


아닙니다. 공소취소로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된 뒤에는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 한해서만 재기소가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329조).


형사소송법 제329조(공소취소와 재기소)

공소취소에 의한 공소기각의 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공소취소 후 그 범죄사실에 대한 다른 중요한 증거를 발견한 경우에 한하여 다시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


여기서 '다른 중요한 증거'란 단순히 새로운 자료가 나온 것이 아닙니다.


공소취소 전에 검사가 가지고 있던 증거 이외의 증거로서, 공소취소 전의 증거만으로는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있으나 새로 발견된 증거를 추가하면 충분히 유죄의 확신을 가지게 될 정도의 증거가 있는 경우여야 합니다(대법원 1977. 12. 27. 선고 77도 1308 판결 참조)


또한 이러한 제한은 같은 사실 그대로 재기소하는 경우뿐 아니라, 범죄 태양·수단·피해 정도·범죄로 얻은 이익 등 범죄사실의 내용을 추가·변경하여 재기소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됩니다(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8도 9634 판결 참조).


5. 공소취소에 불만이 있다면?


가. 공소취소 처분에 대한 헌법소원 ?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된 뒤 '검사의 공소취소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청구할 수 있을까요?


헌법재판소는 권리보호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헌법소원이 인용되어도 재심사유에 해당하지 않아 기소 상태를 되살릴 수 없기 때문입니다(헌법재판소 1997. 3. 27. 선고 96 헌마 219 결정, 헌법재판소 2015. 5. 12. 선고 2015 헌마 431 결정 등 참조)


나. 공소취소 '부작위'에 대한 헌법소원 ?


반대로 '검사가 공소를 취소해야 하는데 안 했다'며 헌법소원을 낼 수 있을까요?


헌법재판소는 검사에게 공소취소의 작위의무가 없다고 보아, 이 역시 헌법소원 대상이 되는 공권력 불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헌법재판소 2015. 11. 10. 선고 2015 헌마 1030 결정 참조).



마치며 — 제도를 이해하면 쟁점이 보인다.


공소취소는 검사에게 주어진 재량이지만, 엄격한 요건 아래 운용됩니다. 일단 공소기각 결정이 확정되면 되돌리기 어렵고, 재기소도 제한됩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공소취소 거래설'과 관련하여 이 글이 '공소취소 제도' 자체를 이해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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