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종진 변호사의 시사 속 법률 이야기
최근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이 전국을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수사기관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을 위하여 피의자의 얼굴·성명·나이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였고, 이에 대해 한편으로는 '아직 재판도 끝나지 않았는데, 이렇게 신상을 공개해도 되는걸까?'라며 의아함을 느끼시는 분들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는 2024년 1월 25일부터 시행된 「특정중대범죄 피의자 등 신상정보 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라 합니다)에 근거한 합법적 절차입니다.
오늘은 이 법이 무엇인지, 어떤 요건을 갖춰야 신상이 공개되는지, 그리고 나중에 무죄가 나오면 어떻게 되는지까지 꼼꼼히 살펴보겠습니다.
이전까지 피의자의 신상공개는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관행적으로 이루어져 왔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 결과 위헌 논란이 끊이지 않았고, 공개 기준이 사건마다 달라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이러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2023년 제정되어 2024년 1월 25일부터 시행되었습니다. 이 법의 목적은 크게 1) 국민의 알권리 보장, 2) 범죄 예방을 통한 안전한 사회 구현 두 가지입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1조(목적)
이 법은 국가, 사회, 개인에게 중대한 해악을 끼치는 특정중대범죄 사건에 대하여 수사 및 재판 단계에서 피의자 또는 피고인의 신상정보 공개에 대한 대상과 절차 등을 규정함으로써 국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고 범죄를 예방하여 안전한 사회를 구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 법은 다른 법률에 우선하여 적용되며(제3조), 피의자 신상공개 제도를 체계적·포괄적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3조(다른 법률과의 관계)
수사 및 재판 단계에서 신상정보의 공개에 대하여는 다른 법률의 규정에도 불구하고 이 법을 우선 적용한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성범죄자 신상공개제도와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핵심은, 중대범죄신상공개법에 의한 신상공개는 아직 유죄가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점이 무죄추정의 원칙과의 충돌 문제로 이어지며, 이 법이 논란이 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특정중대범죄”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한다.
1. 「형법」 제2편제1장 내란의 죄 및 같은 편 제2장 외환의 죄
2.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의 죄
3. 「형법」 제119조(폭발물 사용)의 죄
4. 「형법」 제164조(현주건조물 등 방화)제2항의 죄
5. 「형법」 제2편제25장 상해와 폭행의 죄 중 제258조(중상해, 존속중상해), 제258조의2(특수상해), 제259조(상해치사) 및 제262조(폭행치사상)의 죄. 다만, 제262조(폭행치사상)의 죄의 경우 중상해 또는 사망에 이른 경우에 한정한다.
6.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특정강력범죄
7.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
8.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제2호의 아동ㆍ청소년대상 성범죄. 다만, 같은 법 제13조, 제14조제3항, 제15조제2항ㆍ제3항 및 제15조의2의 죄는 제외한다.
9.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의 죄. 다만, 같은 조 제4항의 죄는 제외한다.
10.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6조 및 제9조제1항의 죄
11. 제1호부터 제10호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
동법 제2조에 따르면, "특정중대범죄"란 아래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죄를 말합니다.
「형법」 제2편 제1장 내란의 죄 및 같은 편 제2장 외환의 죄
「형법」 제114조(범죄단체 등의 조직)의 죄
「형법」 제119조(폭발물 사용)의 죄
「형법」 제164조(현주건조물 등 방화) 제2항의 죄
「형법」 제2편 제25장 상해와 폭행의 죄 중 아래에 해당하는 죄
제258조(중상해, 존속중상해)제258조의2(특수상해)제259조(상해치사) 제262조(폭행치사상) — 다만, 중상해 또는 사망에 이른 경우에 한정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특정강력범죄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제2조의 성폭력범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의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 - 다만, 같은 법 제13조, 제14조 제3항, 제15조 제2항·제3항 및 제15조의2의 죄는 제외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의 죄 - 다만, 같은 조 제4항의 죄는 제외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제6조 및 제9조 제1항의 죄
제1호부터 제10호까지의 죄로서 다른 법률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죄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4조(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
①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다음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특정중대범죄사건의 피의자의 얼굴, 성명 및 나이(이하 “신상정보”라 한다)를 공개할 수 있다. 다만,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공개하지 아니한다.
1.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을 것(제2조제3호부터 제6호까지의 죄에 한정한다)
2.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하였다고 믿을 만한 충분한 증거가 있을 것
3. 국민의 알권리 보장, 피의자의 재범 방지 및 범죄예방 등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할 것
②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할 때에는 범죄의 중대성, 범행 후 정황,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피해자가 사망한 경우 피해자의 유족을 포함한다)의 의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③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신상정보를 공개할 때에는 피의자의 인권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하고 이를 남용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제1항에 따라 공개하는 피의자의 얼굴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의 모습으로 한다. 이 경우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다른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수집ㆍ보관하고 있는 사진, 영상물 등이 있는 때에는 이를 활용하여 공개할 수 있다.
⑤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피의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피의자의 얼굴을 촬영할 수 있다. 이 경우 피의자는 이에 따라야 한다.
⑥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제1항에 따라 피의자의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하기 전에 피의자에게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 다만,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에서 피의자의 의견을 청취한 경우에는 이를 생략할 수 있다.
⑦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에게 신상정보 공개를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신상정보를 공개하여야 한다. 다만, 피의자가 신상정보 공개 결정에 대하여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한 때에는 유예기간을 두지 아니할 수 있다.
⑧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그 신상정보를 30일간 공개한다.
⑨ 신상정보의 공개 등에 관한 절차와 방법 등 그 밖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5조(피고인의 신상정보 공개)
① 검사는 공소제기 시까지 특정중대범죄사건이 아니었으나 재판 과정에서 특정중대범죄사건으로 공소사실이 변경된 사건의 피고인으로서 제4조제1항 각 호의 요건을 모두 갖춘 피고인에 대하여 피고인의 현재지 또는 최후 거주지를 관할하는 법원에 신상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이 미성년자인 경우는 제외한다.
② 제1항에 따른 청구는 해당 특정중대범죄 피고사건의 항소심 변론종결 시까지 하여야 한다.
③ 제1항에 따른 청구에 관하여는 해당 특정중대범죄 피고사건을 심리하는 재판부가 아닌 별도의 재판부에서 결정한다.
④ 법원은 피고인의 신상정보 공개 여부를 결정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검사, 피고인, 그 밖의 참고인으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다.
⑤ 제1항에 따른 청구를 받은 법원은 청구의 허부에 관한 결정을 하여야 한다.
⑥ 제5항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
⑦ 법원의 신상정보 공개 결정은 검사가 집행하고, 이에 대하여는 제4조제4항ㆍ제5항ㆍ제8항ㆍ제9항을 준용한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신상공개를 위한 엄격한 요건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피의자의 얼굴·성명·나이를 공개하려면 다음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합니다.
단, 이 요건은 폭발물 사용죄·방화죄·상해 관련 범죄·특정강력범죄·성범죄·마약범죄 등에 한정됩니다.
단순한 혐의만으로는 부족하며, 수사기관이 보유한 증거가 충분해야 합니다.
개인적 이익이나 여론 형성 목적이 아닌, 순수하게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경우에만 허용됩니다.
또한 공개 여부 결정 시에는 범죄의 중대성, 범행 후 정황, 피해자 보호 필요성, 피해자(사망 시 유족 포함)의 의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피고인의 경우 위와 같은 요건과 더불어 별도의 요건이 요구됩니다.
법상 공개할 수 있는 신상정보는 ① 얼굴, ② 성명, ③ 나이 세 가지로 한정됩니다. 주소, 직업, 전과 등 그 외 정보는 공개 대상이 아닙니다. 피의자가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공개할 수 없습니다.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30일간 공개합니다. 얼굴은 원칙적으로 공개 결정일 전후 30일 이내의 모습을 사용합니다.
•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해야 합니다.
• 신상공개를 통지한 날부터 5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어야 합니다.
• 단, 피의자가 서면으로 이의 없음을 표시한 경우 유예기간은 생략 가능합니다.
신상이 공개되었는데 이후 불기소처분이나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어떻게 될까요?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이에 대한 보상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6조(피의자에 대한 보상)
① 피의자로서 이 법에 따라 신상정보가 공개된 자 중 검사로부터 불기소처분을 받거나 사법경찰관으로부터 불송치결정을 받은 자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보상과 별도로 국가에 대하여 신상정보의 공개에 따른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신상정보가 공개된 이후 불기소처분 또는 불송치결정의 사유가 있는 경우와 해당 불기소처분 또는 불송치결정이 종국적인 것이 아니거나 「형사소송법」 제247조에 따른 것일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1항에 따른 보상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본인이 수사 또는 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거짓 자백을 하거나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듦으로써 신상정보가 공개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2. 보상을 하는 것이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에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인정할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③ 제1항에 따른 보상을 할 때에는 1천만원 이내에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금액을 보상한다. 이 경우 신상공개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손실액이 증명되었을 때에는 그 손실액도 보상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보상에 관하여는 이 법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
• 형사보상과 별도로 국가에 보상 청구 가능
• 보상금 - 1천만원 이내
• 재산상 손실액이 증명되면 손실액도 추가 보상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제7조(피고인에 대한 보상)
① 이 법에 따라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고인이 해당 특정중대범죄에 대하여 무죄재판을 받아 확정되었을 때에는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에 따른 형사보상과 별도로 국가에 대하여 신상정보의 공개에 따른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②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재량으로 보상청구의 전부 또는 일부를 기각할 수 있다.
1. 「형법」 제9조 및 제10조제1항의 사유로 무죄재판을 받은 경우
2. 본인이 수사 또는 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거짓 자백을 하거나 다른 유죄의 증거를 만듦으로써 기소, 신상정보 공개, 또는 유죄재판을 받게 된 것으로 인정된 경우
3. 수개의 특정중대범죄로 인하여 신상정보가 공개된 피고인이 1개의 재판으로 경합범의 일부인 특정중대범죄에 대하여 무죄재판을 받고 다른 특정중대범죄에 대하여 유죄재판을 받은 경우
③ 제1항에 따른 보상을 할 때에는 1천만원 이내에서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법원이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금액을 보상한다. 이 경우 신상공개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의 손실액이 증명되었을 때에는 그 손실액도 보상한다.
④ 제1항에 따른 보상에 관하여는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형사보상 및 명예회복에 관한 법률」을 준용한다.
• 형사보상과 별도로 국가에 보상 청구 가능
• 보상금 - 1천만원 이내 (법원 결정)
• 재산상 손실액이 증명되면 손실액도 추가 보상
단, 수사 또는 재판을 그르칠 목적으로 거짓 자백을 하거나 허위 증거를 만든 경우, 또는 보상이 사회질서에 위배되는 경우에는 보상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이 시행되었지만, 사적제재 등 부작용과 관련하여 여전히 중요한 쟁점들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유죄 확정 전에 신상이 공개되는 것은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과 긴장 관계에 있습니다.
1천만원 상한의 보상금이 실제 신상공개로 인한 정신적·사회적 피해를 충분히 보전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검사와 사법경찰관의 공개 여부 결정에 대한 사법적 통제가 충분한지 논란이 있습니다.
중대범죄신상공배법상 신상공개 제도는 국민의 알권리와 피의자의 인권이라는 두 헌법적 가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영역에서 탄생한 법률입니다. 법의 제도적 취지를 살리면서도 억울한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운용 과정에서 지속적인 법적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