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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디이야기 박문희 Jul 09. 2024

깔맞춤 해서 입어요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새로 산 깜찍 끔찍 블라우스와 와이드핏 청바지를 입고 출근하려고 꺼내 놓았다가
아차차! 오늘 일정 중에
깨비네 (어르신의 반려견 이름)가 들었다 싶어 얼른 창동시장서 구입한 만 원짜리 바지를 꺼내 입었다.
통 널찍 시원시원 맵시도 괜츈

깨비네는 지난달부터 신디의 맞춤돌봄어르신으로 들어오셨다.​​

깨비네는 집이 앞에서 보면 3층 뒤에서 보면 2층인 상가건물이다.

2층으로 올라서며 "깨비야" 부르면 곧장 깨비의 꼬리 흔드는 소리가 들린다.
이제 세 번째 방문인데 첫날만 잠시 입구에 선 낯선 필자를 보고 짖었을 뿐
바로 목소리를 기억하고 발소리를 기억했다.
제자리서 뱅글뱅글 돌며 낑낑 난리 난리
신디를 너무도 반갑게 맞아주기도 하지만
영특하기가 말문이 막힐 정도다
육포를 들고 불러도 2층 계단  아래로는 절대 내려서지 않는다고 한다.

요 귀여운 녀석이 반갑다고 안겨드는 바람에 바지에 털이 묻고 간간이 먼지가 묻기 때문에 새 바지는 곤란하다.

남편분을 보낸 지 한 달이 막 지난 어르신의 외로움 두려움을 지켜주는 든든한 어르신의 반려견 깨비네 방문하는 날에는
깨비의 반김을 맘껏 받아줄 수 있는 옷차림을 한다.​​



Ps 위 이야기 속 깨비는  브런치 매거진 '15명의 애인에 '순서 정렬없이 등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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