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빛을 선택하는 용기
이번에도 딸 찬스로 영화를 보러 갔다
제목이 제법 길었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영화 제목의 상관관계도 궁금했다
인도 뭄바이 24시간 불빛이 휘황찬란한 곳
영화 도입부에는 뭄바이를 찾아 고향을 떠난 사람들의 내레이션이 흐른다
"고향에서 올라온 첫날밤, 형의 방에서 나는 악취 때문에 도저히 잠을 잘 수가 없었다"
복잡한 시장, 컴컴한 밤에도 물건을 내리고 쌓고 파는 목소리가 시끌벅적하게 지나가고
카메라는 어느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에서 일하는 세 여성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중 프라바
- 사진은 네이버 영화에서 퍼 옴
부모님이 정해준 남자와 결혼하자마자 남편은 독일로 일하러 갔다
결혼을 했지만 남편은 없는 외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갑자기 택배로 최신 밥솥이 배달된다
아무리 찾아봐도 누가 왜 보냈는지 적혀 있지 않지만
남편일 거라고 생각한다
프라바는 홀로 외로운 밤 그 밥솥을 마치 남편처럼 끌어안는다
아누
- 사진은 네이버 영화에서 퍼 옴
엄마는 전화를 걸어 자꾸만 고향에 오라고 한다
딸의 남편감 사진을 계속 보내오고 있지만
아두에게는 이미 사랑하는 남자가 있다
힌두교도인 그녀 가족에게 이슬람교도인 이 남자를 소개할 수가 없다
인정받지 못하는 그들의 연애는 숨겨져야 하고 그래서 더 애달프기만 하다
마지막으로 파르바티
- 사진은 네이버 영화에서 퍼 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웠다
아들은 커서 결혼을 하고 좁은 방에 복작거리며 살고 있다
파르바티의 남편이 죽고 살던 집은 새 건축주가 집을 짓겠다며 나가라고 한다
벽이 뚫리고 전기도 끊긴 그 집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며 버티고 있지만
남편 소유였던 그 집에 아무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게 아내의 처지
세 여성은 한 직장에 근무하며 서로의 고민을 해결해주려 애쓰고
같이 사는 프라바와 아누는 단점까지도 감싸주는 친구로 지낸다
연애에 빠진 아누가 집세를 못 내면 도와주는 프라바
날 선 말을 내뱉고 후회하는 프라바의 사과를 쿨하게 받아주는 아누
좁은 공간에 부대끼지만 마음만은 보듬어가며 살아간다
사회적 관습에 의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체 허우적거리는 세 여자는
파르바티가 남편과 살던 집을 버리고 고향으로 이사하면서 새로운 여정에 나선다
낡은 짐 속 먼지 쌓인 병에 들어있는 액체는 바로 술
주인 파르바티가 먼저 벌컥벌컥 들이키고 돌아가며 한 모금 두 모금
흥에 겨워 춤을 추는 그녀들의 모습은
족쇄를 풀어낸듯 다행이다 싶은 안도감을 준다
뭄바이에 살아도 그 화려한 조명 한 번 받은 적 없지만
한적한 마을에 눈부시게 쏟아져내리는 완전 공짜 햇빛은
그녀들을 빛나게 해준다
그녀들을 위한 용기있는 시작을 꿈꾸게 해준다
빛을 찾아내고 다가가는 용기와 선택이 내 삶에 생기를 준다
바닷가 가게 앞 파라솔에 앉은 세 여인
그 뒤에서
헤드폰을 낀 청년이 힙합 음악에 맞춰 자유롭게 웨이브를 탄다
아무 근심 걱정이 없을 수 없지만 편안해 보이는 얼굴로 이야기를 나누는
프라바, 아누, 파르바티 그리고 아누의 남자친구
그 앞으로 흐르는 음악은 'Imagined Light'
2025년 지구상에 여전히 존재하는 불합리, 불공평한 것들
종교 다툼, 양극화, 불평등을 노출하여 환기시키는 이 영화는
내가 알던 인도 주류 영화와는 조금 다른 빛깔이었다
인류의 오랜 숙제를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인도 뭄바이를 배경으로
어느 나라에나 해당하는 보편적인 문제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ps. 매번 엔딩 크레딧을 다 보고 일어나지만 이날은 특히
엔딩 뮤직 'Imagined Light'를 감상하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서치하여 제목은 알아냈지만 어디서 또 들을 수 있을지는 못 찾겠다 꾀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