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t was just an accident. 2025
'그저 사고였을 뿐'이라는 말은 걷다가 우연히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 의도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큰 의미를 두지 말아라 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가해자가 말한다. "먹고살기 위해서 그랬어. 나도 좋아서 그렇게 했던 건 아니야. 그런 상황에서도 자신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너희가 좀 꼴 보기 싫었어"
에그발은 한밤중 운전 중 차에 문제가 생겨 낯선 정비소에 들어간다. 적막한 정비소에는 의족 끌리는 소리가 울리자 소스라치는 바히드가 있었다. 수년전 정보국에서 자신을 고문하던 정보관이 내는 의족 소리임을 깨닫고는 너무도 당연한 수순인듯 그를 납치한다. 부지불식중 그를 납치한 후 바히드는 그제야 스스로 의문에 빠져 이 사람이 과연 그 고문관이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여러 피해자를 만나지만 그들도 명확하게 자신들을 고문했던 정보관이라고 말하지 못한다. 감옥에서 정보관은 자신의 얼굴을 알지 못하도록 피해자의 눈을 가렸었기 때문이다. 바히드가 찾아나선 피해자 중에는 사진작가가 있고 그 사진 작가에게서 웨딩촬영을 하고 있는 신부도 있었다. 가족이 와해되고 경제력을 상실한 또 다른 피해자는 거리를 전전하며 싸움꾼이 되었다. 모두 납치한 그 정보관이 자신들을 고문하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신부는 그제야 신랑에게 자신이 당했던 수치스런 경험을 털어놓으며 무거운 짐을 내려 놓는다.
당장 그 정보관을 죽이려 덤벼들던 이는 매일 밤 그의 다리를 주물러야했다고 고백한다. 정보관은 성전이라는 그들의 전쟁에서 한 쪽 다리를 잃었고 고통을 줄이기 위해 매일밤 수감자를 불러 그 일을 시킨 것이다. 정보관의 다리를 만져본 그는 서럽게 울면서 맞다고 그 놈이 맞다고 한다. 사진작가는 정보관의 체취를 맡고는 역시 그 놈이 맞다고 말한다.
자신들의 영혼을 파괴하고 삶의 터전을 잃게 만든, 정보관의 딸이 한밤 중 아빠 폰으로 전화를 한다. "아빠! 엄마가 쓰려졌어! 아빠 얼른 집으로 돌아와"......
치욕스런 고문을 당한 피해자들은 그를 돌려보내야 할지 의견이 분분하다.
감독은 여기서 어떤 선택을 할까
권력은 피해자의 눈을 가렸고 올가미에 사람을 넣어 매달았었다. 무기력하게 심신이 파괴되었던 피해자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어떤 선택을 해야만 할까. 영화는 가해자에 대한 복수 보다는 피해자의 영혼을 위로하는 해결책을 말해준다. 마지막 장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한데 감독이 보여주고자 한 메시지에 맞게 나만의 긍정적인 해석을 하고 싶다.
"찌익 찌익, 삐그덕 삐그덕....."
뒤돌아 보는 바히드의 표정이 어떨지 궁금하다
영화는 감독이 반사회적 영화를 만든다는 이유로 수감 중 다른 수감자와의 대화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감독은 이 작품으로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하여 베니스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써클·2020), 베를린국제영화제 황금곰상(택시·2015)까지 세계 3대 영화제 수상 ‘트리플 크라운’ 기록을 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