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름답구나"

- 영화 '국보' 감독 이상일

by 훌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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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소년이 있다. 한 명은 야쿠자 보스의 아들 키쿠오, 나머지 한 명은 가부키 명문가의 아들 슌스케.

아버지를 잃고 가부키 명문가에 들어온 키쿠오는 슌스케와 친한 친구가 되고 또 숙명의 라이벌이 된다.

'온나가타(女形)'로 재탄생하기 위해 매를 맞으며 뼈를 다듬는 강훈을 이겨내고 가부키 배우로 성장해 간다. 같이 무대에 서서 뜨거운 박수를 받지만 국보는 오로지 한 명.....



살다 보면 경쟁자를 위해 자리를 내어주며 뼈아픈 패배를 인정해야 할 때가 오기도 한다. 그 순간 도망치는 건 쉬운 듯 어려운 결정이다. 무대 위에서 화장하는 라이벌의 눈썹을 그려주는 마음은 어떤 색깔일까. 인생은 잔인하게도 이렇게나 모진 코스를 준비하고 있다. 한 사람은 자신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한 사람은 자신을 백안시하는 주위 사람들을 견뎌내야 한다. 그 와중에도 가부키는 포기 못하는 두 남자. 서로를 위한 최고의 선택을 한다. 무얼까? (영화에서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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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를 전전하면서도, 연인이 떠나가도, 패륜아 취급을 받아도, 모욕과 수치심에 몸을 떨어도 포기할 수

없는 가부키 배우로서의 자아는 죽음을 눈 앞에 둔 국보의 부름으로 다시 살아나고 전통을 잇게 된다.

배우들이 1년 넘게 배워서 연기한 가부키는 초심자도 몰입하게 하는 힘이 있었다. 유려한 음악과 예측 가능한 가부키공연 스토리, 배우들의 깊이 있는 연기. 3시간에 달하는 상영시간이 지루한줄 모르는 마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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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자신의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 풍경을 연기로 재현하며 주인공은 말한다

"참 아름답구나......"

지나고 보면 아름다울 수 있다. 단순히 아름답다는 표현만으로는 부족하지 않은가 의문이 들었다가

그걸로 충분하다는 생각으로 바뀌었다.

가부키 배우로서 정점을 향해 가는 과정은 우리의 삶과 닮은 구석이 있다. 매 순간 무엇을 선택하고

지우는가에 따라 엔딩 크레디트는 달라진다.

영화를 보고 나오는데 오버랩되는 시 한 편......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봄부터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천둥은 먹구름 속에서

또 그렇게 울었나 보다


그리움과 아쉬움에 가슴조이던

머언 먼 젊은 날에 뒤안길에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내 누님 같은 꽃이여


노란 네 꽃잎 피우려고

간밤에 무서리는 저리 내리고

내게는 잠이 오지 않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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