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이든 과외든 취미활동이든
고1-1학기 중간고사를 혼자 공부해서 시험을 봤던 웬디는 기말고사를 한 달여 앞두고 수학 걱정을 많이 했다. 수학 공부 자체는 재미있지만, 내신 공부는 너무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과외수업을 받아보고 싶다고 했다.
캘리는 웬디가 충분히 고민해 보고 꺼낸 말인걸 알기에 바로 김과외 어플로 과외를 알아봤다. 웬디에게 맞는 선생님을 구하기 위한 공고를 올리니 수십 장의 제안이 정신없이 들어온다. 캘리는 하나하나 다 확인해 보고 웬디에게 맞는 선생님 세 분과 통화를 해봤다. 그리고 바로 결정!
일단 2시간씩 일주일에 2번 수업 스케줄을 잡고 스터디룸도 예약해 줬다. 다른 건 몰라도 무언가 배우고 싶다고 요청했을 때는 바로 해주는 편이다. 모든 배움은 동기가 생겼을 때! 즉, 때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웬디는 과외쌤도 마음에 들어 하고, 난생처음 받아보는 일대일 과외가 좋았는지 숙제도 무척 열심히 했다. 과외쌤은 지금껏 과외하면서 숙제를 더 많이 내달라고 하는 학생을 처음 봤다고 하셨다. 그리고 채점까지 직접 다 하고 틀린 문제만 다음 시간에 물어보는 웬디 덕분에 과외 시간을 알차게 쓸 수 있다며 폭풍 칭찬을 하셨다. 기말고사 보기 전까지 6-7회 수업을 해 본 웬디는 과외는 이제 그만해야겠다고 했다.
2-3회 수업까지는 좋았는데 그 이후에는 수업에 끌려가다 보니 본인 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게 이유였다. 선생님은 열심히 하는 웬디가 기특했는지 학습량과 진도에 욕심을 내셨다는데, 웬디는 버거운 모양이었다. 선생님께는 잘 말씀을 드리고 첫 과외의 경험은 그렇게 짧게 끝났다.
2학기 중간고사가 끝나고 나서는 갑자기 드럼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한창 데이식스 밴드를 좋아했을 때다.(지금은 탈덕해서 드럼도 그만두었지만 ^^;)
안 그래도 학업 스트레스 풀만한 악기나 운동을 좀 했으면 했던 터라 캘리는 주변 드럼 학원을 바로 알아봤다. 그리고 그중 3군데를 추려서 1회 레슨을 받아보게 했다.
늘 선택지를 3개 정도 제안하고 선택은 스스로 하게 하는 것이 캘리의 방식이었다.
웬디는 학교에서 가깝고 연습도 언제든 마음껏 할 수 있는 음악실로 최종 선택을 했다. 본인이 선택해서인지 레슨도 잘 받고, 연습도 자발적으로 하러 갔다. 선생님은 웬디가 원하는 데이식스 곡으로 레슨을 해주셨고 덕분에 더 즐겁게 배우러 다녔다. 두 달 정도 열심히 다니다가 기말고사가 시작되자 어쩔 수 없이 드럼은 잠시 쉬게 되었고, 공교롭게 그 사이에 웬디의 데이식스 덕질도 끝이 났다.
사실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이 학원에 보내달라고 할 때까지 기다린다는 건 정말 힘든 일이다.
(유,초등때에는 배우고 싶은게 많았던 아이들인데 말이다)
부모가 보기에는 학습에 조금만 도움을 받으면 잘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건 부모 입장이고 욕심이다. 당연한 얘기지만 학습에는 아이의 의지와 결심이 꼭 들어가야 한다. "이 학원 다니는 거 어때?" 하고 제안했을 때, "그래요"하고 별생각 없이 답하는 착한(?) 아이들이 있다. 그러면 부모는 그 대답을 아이의 의지로 착각하기도 한다.
그렇게 부모가 나서서 학원에 보낸 경우 반짝 효과로 끝나는 걸 많이 봤다. 엄마가 가라니까 착한 아이들은 그냥~ 다니는 것이다. 혹은 학원의 공포마케팅? 에 길들여진 아이들이 불안해서 못 관두고 계속 다니는 경우도 있다.
아이가 원해서 다녀도 관두는 경우가 허다한데, 본인의 의지 없이 다니는 학원은 오죽하겠는가.
캘리는 가끔 '이렇게 기다리다가 아무 학원도 안 다니고 그냥 고3 졸업하겠네..'하고 생각이 들긴 한다.
하지만, 그래도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학원이 뭐 필수 코스도 아니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