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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의 계단 밑 연구실 Feb 10. 2017

확률론적 사고 기르기

가위바위보 무조건 이기는 법 리뷰

현대 사회가 점점 더 복잡해지면서 불확실성 속에서 올바른 의사결정이나 사고를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되었다. 이는 비단 주식투자자에게만 해당되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개인적으로도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영역이기도 한데, 이 부분에 대해서 브런치에 시리즈를 연재해 볼까 한다. 먼저 확률적 사고에 관해 굉장히 쉽고 유익한 책으로 시작해 보고 싶다.


이 책은 확률론적으로 사고하는 법에 관한 책이다. 굉장히 어렵게 풀 수 있는 주제지만 저자는 정말 쉽게 풀었다. 책도 얇아서 마음만 먹으면 하루 만에 다 읽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 작가의 다른 통계 책도 참 좋아하는데, 이 분은 확실히 통계 장인 같은 느낌이다. 다만 내용은 참 좋은 책인데 제목이 다 망쳐버렸다. (번역을 왜 이렇게 한 거야?!)


먼저 이 책은 확률적 사고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간단하게 짚고 넘어간다. 불확실성 상황에서 인간은 여러 가지 반응을 보인다. 어떤 명확한 원인이 있기 때문에 해당 상황이 발생했다는 결정론자가 있고, 정신적인 부분에서 원인을 찾으려는 근성론자도 있다. 결과가 나온 다음 이러쿵저러쿵 말하는 결과론자도 있다. 모두 불확실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상황을 더 좋게 만들지 못하는 태도이다. 


반대로 확률적 사고란 불확실성이 큰 상황에서 '모르는 부분'과 '모르는 가운데도 아는 부분'으로 상황을 정리해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4할 타자가 있고 2할 타자가 있다. 다음 타석에서 누가 안타를 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라도 좀 더 확률이 높은 쪽을 선택할 때 장기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즉, 이 '장기적으로 볼 때'라는 말이, 불확실한 세계에서 유일하게도 확률적 사고에 의해 '모르는 가운데서도 아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상황이 단순하다면 누구라도 확률적 사고를 해 '모르는 가운데서도 아는 부분'을 밝혀내 행동한다. 그렇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상황이 조그만 복잡하게 얽혀도 곧바로 확률적 사고를 내팽개치고 직감에 의지하려고 든다.


최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원인을 확실히 알고 그 해결방법도 명확해야 한다. 그렇지만 세상의 대다수 일은 결정적인 원인도 찾기 힘들고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야 하는지는 더더욱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즉 최고의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현실에서는 늘 주어진 조건하에서 가능한 최선의 선택으로 만족해야 한다. 이 최선의 선택을 도와주는 것이 확률적 사고이다.


또 한 확률적 사고는 과거에 발목 잡히기보다는 보다 미래 지향적으로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과거의 실패는 확률상 충분히 나올 수 있는 결과이고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상황이 아니라 이 후로도 끊임없이 맞닥뜨리게 될 온갖 기회와 도전 앞에서 늘 최선을 선택하려는 사고방식을 갖는 것이다.


그 뒤 작가는 몬티홀의 딜레마, 마음의 회계 등의 예들을 들면서 사람들이 얼마나 직감의 함정에 빠져 잘 못된 선택을 하는지 보여준다. 이어서 확률적 사고를 하기 위한 구체적인 전략이 나오는데 이 부분이 꽤 읽을만하다.


일단 짐작조차 하기 어려운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어떻게 사고하는 것이 현명할까 생각해 보자. 작가는 '대략적 추측'이라는 전략을 제시한다. 즉, 상황을 분석하여 사고 모델을 만들어보고 각각의 항목에 그 값을 추정하여 적용시켜 보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나무가 보이지는 않아도 숲을 대략적으로 볼 수 있게 된다. 물론 지극히 주관적인 가정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지만, 가정과 모델을 분명히 정함으로써 '이 모델에 포함되지 않은, 그 밖의 고려할 요인은 없는가'라거나 '여기서 가정한 수치의 정확도를 더 높일 수는 없는가' 혹은 '관점을 달리하여 모델을 만들면 더 정확한 수치에 근거한 추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같은 식으로 적극적인 검토가 가능해진다.


자, 그럼 더욱 들어가 가서 이러한 모델을 잘 만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바로 '가시화'이다. 가시화란 보이도록 함이란 뜻으로 여기서는 불확실한 현 상황을 도표, 수치, 스케치 등을 통해 눈으로 보이게 한다는 뜻이다.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수형도, 도표, 벤다이어그램 등이 있다. 주로 가능성을 가지 별로 분류하여 전개해 나갈 때는 수형도, 여러 가지 조합되는 상황이 나올 때는 도표, 중복되는 상황이 있을 때는 벤 다이어 그램을 사용한다.


이렇게 우리는 이 책을 통하여 '확률적 사고'에 대해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작가는 '행운을 믿으라'라는 조언을 해준다. 행운을 믿으라는 말은 아무런 근거 없이 무모한 일을 하라라는 말이 아니다. 행운을 믿는 사람은, 확률적으로 사물을 포착하고 처해 있는 상황의 불확실성을 '가시화'하여 마지막의 마지막에는 다소의 위험부담이 있는 일에 도전하더라도 '괜찮다'라는 용기를 갖고 한 걸음 내디딜 수 있는 사람이다. 즉, 작가는 확률론적 세계를 인식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자신의 행운과 확률을 믿으면서 도전을 계속하라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책을 돌아보니 제목이 전혀 말도 안 되게 엉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무조건 이기는 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작가는 말하고 있다. 확률론적 세계관을 받아들인 사람은 가위바위보를 무조건 이기려고 생각하지도 않을 것이다. 세상이 더욱 복잡해지면서 확률적 세계관이 더욱 각광받고 있다. 통계적 사고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책은 그 어떤 책 보다 쉽고 직관적으로 사고 방법을 알려준다. 현대인이라면 꼭 읽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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