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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K의 계단 밑 연구실 Feb 21. 2017

복리의 함정과 변동성

때로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위험한 일을 하고 있는지 제대로 깨닫지 못할 때가 많다. 특히 우리의 친구라고 생각했던 것이 사실은 굉장한 위험 요인일 경우 더욱 그렇다. ‘복리의 힘’도 이런 위험의 한 예이다. 우리는 복리의 밝은 면만 보다가 ‘복리의 함정’에 빠지는 우를 범하곤 한다.

흔히 복리라 하면 아래의 그림과 같이 단리의 선형 증가 그래프와 비교하여 지수적으로(비선형적으로) 증가하며, 시간이 갈수록 (적은 수익률이라도) 어마어마한 원금의 증가를 가져다주는 우리의 친구라고 생각하지만 굉장히 위험한 생각이다. 이는 은행 예금과 같은 ‘무위험’ 상품의 경우에만 통용이 되는 이야기이며, 주식과 같이 하락의 위험이 동반되는 경우, 복리와 함께 ‘변동성’을 고려해야 한다.

몇 가지 실험을 해보자. 만약 어떤 도박이 이길 확률과 질 확률이 50:50으로 같고 이겼을 시 투자 금액의 50%를 주고 반대로 졌을 시 50%를 가져간다고 하자. 꽤 공정한 도박 같아 보인다. 하지만 100만 원부터 시작하여 돈을 따든, 잃든 다시 모두 베팅한다고 했을 때(복리 스타일) 100회 후 이 사람의 수중에는 얼마가 남을까?


실제로 다음과 같이 엑셀 VBA를 이용하여 시뮬레이션해 보았다. 결과는 0원이다. 에이, 우연히 0원이 나온 걸 수 있지, 주사위를 6번 굴린다고 꼭 3이 1번나온다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맞는 말이다. 그래서 엑셀 시뮬레이터를 첨부하였으니 꼭 여러 번 스스로 시뮬레이션 해 보길 바란다. (최종 수익률이 -50% 이상이 한 번이라도 나온다면 밥이라도 사겠다.)

이번에는 상승률과 하락률을 25%로 줄여서 시뮬레이션을 해보자. 역시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로 끝나지만 이전보다 꽤 좋아진 거 같다. (난 이번 시뮬레이션에서는 밥을 걸지 않았다.) 이번에는 또 줄여서 아예 10% 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자. 이전보다 이익으로 끝나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리는 돈을 잃을 확률이 더 크다.)

그렇다면 당신이 이길 확률이 더 높을 때는 어떨까? 올라갈 확률을 55%로 올리고 (그러면 내려갈 확률은 자동으로 45%가 된다.) 상승률, 하락률을 각, 각 50%로 다시 세팅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자. 놀라운 것은 이번에도 대부분 큰 손실로 끝난다는 것이다.

이것이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간과하는 ‘복리의 함정’이다. 투자기간 동안에 발생하는 몇 번의 실패가 우리의 수익률을 대부분 날려 버릴 수 있고 보통의 경우 손실로 끝나게 만든다. 이런 성질 때문에 워렌 버핏과 같은 투자자들의 제 1원칙은 ‘절대 손해를 보지 않는다’이다. 그들은 복리의 함정으로 인하여 단 몇 번의 손실로도 자신의 전체 포트폴리오가 망가진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주식 투자를 한다면 누구나 이런 복리의 법칙에 노출되어 있다. 그렇다면 ‘복리의 함정’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힌트는 앞에서 우리가 했던 실험에 나와있다. 앞에서 봤듯이 상승률, 하락률을 좁힐수록(50% -> 25% -> 10%) 우리의 최종 수익률이 개선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는 현재 시뮬레이션 세팅에서 게임의 변동성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실험만 더 해보자. 상승률과 하락률을 모두 1%로 세팅하고(게임의 변동성을 극단적으로 낮추어 보자!) 이길 확률을 45% (즉, 질 확률을 55%로) 세팅해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보자. 심지어 질 확률이 더 높은데도 최종 수익률이 이길 확률이 더 높았을 때 보다 훨씬 개선되었음을 느낄 것이다.

이제 복리라는 것이 선한 우리의 친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다. 복리를 생각할 때는 항상 ‘변동성’이 짝으로 떠올라야 한다.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복리 이자’는변동성이 0인 극단적인 경우이고, 주식시장에서 변동성은 종목, 포트폴리오, 매매 타이밍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좌우된다. 따라서 당신이 주식 투지를 한다면 꼭! 꼭! 이 변동성 관리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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