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감독의 청춘
타짜, 도둑들 등 한국 영화의 걸출한 명작들을 만든 최동훈 감독(1971년생)이니 만큼, 믿고 본다는 사람들의 기대가 많았던 영화다. 한데 시사회 소식부터 불안하더니, 결국 이 사달이 나고 말았다. 고려 시대와 무협과 SF, 외계인, 가족 영화가 한 작품에 다 들어가 있다.
무협과 SF
지금도 무협 웹소설이 나오고 있지만 몇십 년 전 감독이 영화감독을 꿈꾸던 시절에는 장르소설로서 무협이 상당한 인기였다. SF도 마찬가지이다. 걸출한 SF 문학 작품과 무협지는 80~90년대에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청춘을 보낸 최동훈 감독도 항상 마음속에는 SF와 무협에 대한 꿈과 열정이 있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애초에 영화 '전우치'에서 무협에 대한 감독의 애정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다.
전우치 후속 편
그런데 이번 외계+인 1부는 상당히 무리수를 두었다. 과거 파트에서 류준열을 잘 활용하여 전우치처럼 가벼운 개그 무협물로 가는 것은 괜찮았지만, 미래 SF파트와의 융합이 불가능하다 못해 처절하게 망가졌다. 염정아와 조우진이 나오는 개그 씬은 쿵후 허슬의 돼지촌 부부를 떠올리게 했지만, 진지한 김태리와 외계인 죄수들(조인성, 김의성)의 분위기와 너무 달라서 서로 융화되지 못하고 계속 따로 놀기만 했다.
조인성은 왜 나온 거지?
두 파트를 계속 교차 편집해가며 두 파트 사이의 연결되는 인물을 조명하려 노력했지만, 과정과 결과가 너무 처참하다. SF에서 등장하는 사이보그와 발암 캐릭터를 등장시키는 것 까지는 어디서 본 듯해서 보기 편했지만, 일본 애니 실사판 같은 연기와 너무나도 어색한 배경 설정에 12세 이하 어린이들이 상당히 좋아할 만 영화인 것 같다. 하지만 이 영화의 관람가는 12세 이상 관람가이다.
낙서를 이어 붙이기
1부만 보자면 캐릭터와 배경이 너무나 따로 놀아서 감독이 12세 일 때 끄적인, 공책의 어느 낙서를 확대시킨 것만 같다. 단순한 낙서들을 억지로 이어 붙인 느낌이다. 2부에서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이대로만 간다면 영화관 갈 것 까지 않다.
2부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스토리는 다음과 같다.
강 속에 있는 김대명(썬더) 찾기
각성한 류준열(설계자) 그리고 희생하는 류준열
부활한 김우빈(가드)
조선 건국 몇 년 전이 배경, 이성계의 등장
제발 2부에서 영화가 극적으로 회복하길 바라지만, 전우치(강동원)가 카메오로 등장이라도 하지 않으면 영화의 회복이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그저 손해를 덜 보길 원하는 CJ가 OTT 시장에 내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승리호는 제작비라도 건지고 홍보비를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