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프게도 개학이 9월. 우리 아이 어떡하지?
© katherine_pod, 출처 Unsplash
초1 여자아이를 키우고 있다. 이번 학사 일정이 학교 공사로 방학이 더 길어졌다고 한다.
9월 초에 개학인데, 학교내 공사로 돌봄이나 꿈터교실을 전혀 운영하지 않는다고 했다.
안그래도 남편과 이 부분에 대해 걱정했었기에 방학을 하면 시부모님댁으로 첫째만 보내야 하나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시부모님댁은 시골이라 학원을 보내는 것 외에는 아이가 할 만한게 별로 없었다.
어떻게 할까 고민하던 중... 방학 내 학교 도서관이 개방한다는 A알리미를 확인했다.
첫째는 할머니네 집에 가면 보고 싶은대로 티비도 보고 핸드폰도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서였는지
흔쾌히 할머니네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안그래도 미디어 좋아하는 아이인데 시골에 가면
루틴이 깨지거나 심심해할까봐 걱정이 됐다. 그래서 스스로 고민하고 남편과도 이야기한 결과
결정을 내렸다. 도서관이 9시부터 개방하므로 9시까지 도서관에 돌봄 선생님과 학교에 가는 걸로 말이다.
우리는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중인데 둘째가 어린이집에 다니기 때문에 아침에 2시간 정도 와서
등원하는 걸 도와주신다. 그 김에 첫째도 돌봄 선생님과 같이 학교에 간다면 도서관에 안 갈 명분이
없어지는 것이다.
혼자 가라고 하면 귀찮아서 집에 있는다거나 그러겠지만 돌봄 선생님이 있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돌봄 선생님은 언제나 아이들이 등원하면 어떻게 갔는 지 상황을 보고해주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일기준 슬기로운 방학 생활 일과는 이렇다.
© erothermel, 출처 Unsplash
8:00 ~ 9:00 기상, 아침 먹고 도서관 도착
9:00 ~ 12:00 도서관에서 독서, 방학숙제 글씨 정확하게 쓰기 10번,
수학 국어 문제 각각 소단원 1개(1장) 풀기
12:00 ~ 12:20 집에 도착후 점심 먹기 및 휴식
13:00 ~ 16:00 학원 1개 다녀오고 나서 휴식 및 샤워 (사실 아직도 학원을 못정함)
아이 학교는 단지내에서 성인 기준 10분이면 가는 거리. 아이가 오려면 15분 ~ 20분 정도 걸린다.
그래서 혼자 올 수 있는지 연습을 했다. 뒤에서 내가 따라가는 식이었다.
그리고 미리 만들어놓은 밥을 냉장고에서 꺼내먹을 수 있게 전자렌지를 돌리는 법도
알려주었다. 가스 사용은 할 필요가 없도록 점심을 만들었다.
생각보다 아이는 잘했고 폭풍 칭찬해주었다.
스티커 보상으로 도서관 출석하면 스티커 1개, 책 1권 읽으면 스티커 1개 이렇게 지급했다.
100장을 모으면 얼마 상당의 상품을 지급하고, 500장을 모으면 얼마 이상의 상품을 지급한다고 말해주었다.
여기서 상품이란 아이가 갖고 싶어하는 장난감이나 책, 먹고 싶은 음식등을 의미한다.
평균적으로 5권 이상은 읽는 아이라 스티커를 모으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을 거라고 판단했다.
© _thedl, 출처 Unsplash
초1 여름방학 때 학교 도서관에 보내는 이유
1. 아이들이 고학년이 될 수록 책 읽을 시간이 줄어든다. (문해력, 문장력 향상)
저학년 때 읽어두어야 문해력이 생기고, 앞으로의 교과 과정은 독서를 많이 한 사람에게 유리할 것이다.
책을 많이 읽은 아이는 이해력이 빠르다.
2. 자기주도형 학습을 할 수 있는 집중력, 책상에 앉아있게 하는 힘을 기르기 위해서다.
결국 공부는 부모가 푸쉬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깨달아야 공부하게 된다.
1학년 아이들은 공부보다는 놀고 싶어 하는 것이 지극히 정상이다.
그러나 놀 때는 놀더라도 책상에 앉아있는 습관, 집중력을 길러주기 위해 도서관에 보냈다.
3. 학교에 가는 루틴을 잡아주어 일정한 시간에 해야 할 일을 주었다.
이 역시 자기주도학습능력을 기르기 위함이다.
루틴이 흔들리지 않아야 자기주도학습능력도 기를 수 있기 때문에 돌봄 선생님이라는
도움을 받아 도서관에 가는 루틴을 만들어주었다.
4. 학원에 보낼 수도 있지만 책을 읽으면서 스스로 어떤 책, 어떤 분야에 관심이 있고 찾을 수 있도록
격려했다. 어떤 책을 읽을까 선정하는 것 자체가 나에 대해 깊이 성찰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이것 자체가 나에 대한 공부라고 생각했다. 나는 아이에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주고 싶었다.
5. 도서관에서 집으로 오가는 동안 스스로 할 수 있는 자립심을 키우고자 했다.
아침에는 선생님이 데려다주지만 오후에는 더운 여름날 아이 스스로 와야한다.
맨날 내가 차에 태워서 픽업했었는데 시원하게 오갔었다.
더운 날씨에 걸어오면서 힘들다고 느낄텐데 운동도 되고 그런 감정(힘듬)을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엄마 아빠, 보호자가 없어도 혼자서도 집에 올 수 있는 독립심을 길러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혼자 등 하원을 해야할 때가 있을 텐데 조금 일찍 예행연습한다 생각하기로 했다.
© cirala_sky, 출처 Unsplash
대신 내가 쉬는 날에는 둘째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첫째와 단둘이 놀러다니기로 했다.
첫째는 오케이 했고, 지금 그런 일상을 보낸지 7일 정도 되었다.
이번주는 학교 공사라 도서관에 가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