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보름살이 (16-끝)

새로운 시작이라는 선물

by 촌개구리

아침에 일어나 차에 이삿짐을 옮기고 일출도 볼 겸 몽돌해변을 산책하는 것으로 시작했다.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보름동안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신경 써주신 매너 좋은 미남 펜션주인에게 감사인사를 드리고 출발했다.

거제면을 지나가는데 마침 5일장이 열려 지난번 구경 못한 아쉬움을 풀었다. 장에 유치원생이 현장학습 나와서 더욱 복잡 복잡한 게 보기 좋았다. 유치원 생을 위한 무대도 만들어 마술쇼를 비롯하여 다양한 행사가 열려 시골장도 변화하는 노력이 느껴졌다.

마지막으로 들러 볼 곳은 서부권으로 사등면 위에 상투머리처럼 삐죽 올라가 있는 섬 가조도를 방문했다. 수협효시공윈 전망대에 올라 거제의 바다를 한 번 더 가슴과 카메라에 담았다.

신 거제대교를 통해 거제를 떠나 점심은 사천에서 먹기로 했다. 4년 전 남해보름살이 고향 남해에 귀촌하여 살고 있는 후배부부를 만난 적이 있는데 후배부인이 3년 전 사천에 아들과 함께 '흥부가 기가 막혀'라는 닭요리 전문점을 냈다고 해서 집으로 가는 길에 후배 부부 얼굴도 볼 겸 들렸다.


후배 부인은 뒤늦게 대학에서 '호텔조리제빵학'을 전공해 여러 요리대회 수상은 물론 해외공관에 근무했던 실력파로 직접 운영하는 카페 겸 식당에서 우리 부부, 토끼들과 함께 두 번이나 남해에서 나는 식재료로 만든 최고의 만찬을 맛보게 해 준 적이 있다.


식당에 들어서 반갑게 인사하고 메인 메뉴인 누룽지 삼계탕을 먹었는데 밑반찬까지 아내의 취향을 저격할 정도로 맛있었다. 그리고 아침에 수산시장에서 싱싱한 전어를 사 왔다며 전어회무침까지 서비스로 내오는데 먹을 복이 있었고 친정엄마처럼 김치까지 챙겨주셨다. 짧은 만남을 아쉬워하며 작별인사를 나누고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사천에서 출발하여 쉬다 가다 퇴근길에 걸려 4시간 넘게 걸려 집에 무사히 도착해 거제 보름살이 일정을 모두 마쳤다. 특히 어디 아프거나 다치지 않고 완주했다는 것에 감사하다.


"여행에서 돌아올 때 우리는 ‘새로운 시작’이라는 선물을 들고 온다. 일상의 시작과 끝이 자연적 시간의 흐름에 의해 규정된다면, 인생의 시작과 끝은 의미 있는 경험에 의해 규정된다. 여행은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의식이자 과거와의 단절을 선언하는 절차다"라는 글을 읽고 공감한 적이 있다.


거제의 보름살이를 통해 에너지를 충전하고 새로운 시작이라는 선물을 받았으니 일상을 더 즐겁게 살아야겠다. 살아가다 여행이 고프면 설렘을 안고 또 떠나면 된다.


인생이 여행이고 여행이 인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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