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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광자 Mar 13. 2022

'하이큐'로 보는 이야기 '5막 구조'

'어떤 희곡도 일단 상연된 후 갈채를 받거나 다시 무대에 오르려면 5막보다 짧거나 길지 않아야 한다'


이야기의 5막 구조는 기원전 8세기 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말한 누군가의 말처럼, 이야기는 어느 정도 정형화된 틀이 존재한다. 


이 정형화된 틀 안에서, 어느 부분을 힘을 줄 것이냐 또는 뺄 것이냐에 따라 다양한 이야기의 흐름이 파생될 수 있다. 


오늘 포스팅에서는 일본 배구 만화 하이큐의 주인공 히나타의 이야기를 통해 이야기의 5막 구조에 대해 한 번 살펴보고자 한다. 


하이큐의 이야기 5막 구조 


1막, 이게 나다, 그런데 통하지 않는다 


주인공 히나타는 운동신경이 굉장히 뛰어난 남학생이다. 키는 작지만, 작은 키를 점프력과 기동력으로 극복할 수 있을 만큼 매우 뛰어난 신체 컨트롤 능력을 지녔다. 이 신체 컨트롤 능력으로 시대회 결승전까지 진출하는 히나타. 하지만 결승전에서는 승리하지 못하게 된다, 단지 신체능력만으로 탄탄한 조직력을 지닌 팀을 이겨낼 수 없었던 것이다. 


2막 다른 방법이 있는가 


결승전에서 패배를 맛본 히나타는 자신의 신체 능력을 이용한 속공이 만능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자신이 직접 볼을 컨트롤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이전 자신의 고교 배구 코치를 했던 우카이를 찾아가, 공격에 가담하는 속도를 스스로 조절하는 '템포'라는 개념을 익히게 된다. 


3막 방법이 있다, 나는 변화했다. 


공에 대한 컨트롤 능력을 부단히 익힌 히나타와 그의 파트너 카게야마의 노력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속공을 탄생시킨 히나타. 새로운 속공으로 시 대회 준결승을 돌파했지만(하이큐 2기 내용), 마지막 결승전 시라토리자와 고등학교와의 대결에서 히나타라는 주인공은 근본적인 질문을 부여받는다. 


히나타, 키도 작은 네가 과연 배구 무대에서 존재할 가치가 있는가. 


4막 그런데 나는 변화의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가. 


주인공 히나타는, 일본 국가 대표로 불리며 높은 신장에 왼손잡이라는 사기적인 능력을 보유한 우시지마와의 대결에서 자신이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한다. 그 고민에 대한 히나타라는 인물의 답은 두 가지다. '고민할 시간에 한 걸음이라도 더 움직인다', '동료를 신뢰한다.' 자신의 막무가내 성격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천재 세터 카게야마와 자신만큼이나 성장을 갈망하는 카라스노 고등학교 배구팀 동료들을 믿었던 히나타는 결승전 상대 시라토리자와를 당당히 마주한다. 


5막 나는 어떤 사람이 될까. 


시라토리자와와의 대결 스토리를 그리고 있는 하이큐 3기에서 마지막화에서, 히나타의 훈련을 도왔던 노장 우카이 감독은 이런 말을 한다. 


'배구는 높이의 구기종목, 큰 녀석이 강한 것은 명확하다. 개인기를 극대화하는 것도 강함이고, 새로운 전술을 찾는 것도 강함이다. 강함이란 실로 다채로운 것이다.'


자신의 신체적 능력을 무기로 삼았던 히나타는, 스스로의 무기에 의문을 품고 모험을 떠났으며 그 모험의 길에는 동료들이 함께 있었다. 기꺼이 힘든 길을 함께 걷고자 한 동료들 덕분에, 마침내 시라토리자와 고교를 꺾고 전국 대회로 진출하게 된 카라스노 고교는, 다채로운 전략을 구사하는 그리고 미친 듯한 속공을 구사하는 고교 팀으로 기억되며 하이큐 3기는 끝이 나게 된다. 





하이큐를 통해 이야기 5막 구조를 살펴봤다. 


하이큐의 독특한 점은, 개인의 이야기가 그 끝에서는 팀의 정체성으로 귀결된다는 점이었다. 위의 분석도 히나타라는 인물의 변화 기였지만, 결국 그것이 팀의 특징으로 귀결된다. 이는 배구라는 스포츠 자체의 소재적 특성일 수 있고, 또는 작가가 굉장히 많은 인물 개개인을 다루기는 어려우니 결국 팀 단위로 스토리를 이끌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 


그런데 하이큐라고 해서 완벽한 시나리오 구조를 가지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하고, 고등학생이라는 특성 때문일까 네 번째 순서인 '나는 변화의 고통을 감내할 수 있는가' 에 대해서는 사실 그렇게 깊이 다루지 않았다. 이는 히나타라는 인물이 다소 쾌활하고 긍정적인 인물이기에 그렇게 묘사된 것일 수도 있다. 만일 보다 주인공의 고뇌가 그려진 작품을 보고 싶다면, 만화라면 나루토, 영화라면 토비 맥과이어 주연의 스파이더맨 2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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