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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디히치하이커 May 10. 2022

코토바 - 4pricøt (2022.4.29)

인디음악 쌈마이 리뷰 - 갓 태어난 음악 편


 코토바는 항상 '인간은 지구에게 바이러스와 같다'는 매트릭스의 스미스 요원과 같은 자세로 세상을 대했고 이를 음악으로 내뱉어왔다. 인간이 만들어낸 종말을 언제나 목전에 두고 있던 그들은 폐허가 되기 전 세상에 남은 음과 언어, 잘게잘게 쪼개어진 리듬과 리프들을 편집증적으로 모아 쌓아올려 음악을 만들었고 하나의  완성된 콜라주로써 세상에 남겨왔다. 그 틈에 과일 바구니도 하나 모았는지 과일 이름 곡명도 꾸준하다.


 이번 앨범은 신곡 3곡과 지난 작업물들 8곡의 새로운 버젼이 수록되어 있다. 기존의 곡들은 새롭게 만들어지며 하늘하늘하고 아슬아슬하게 쌓여있던 악기들이 전반적으로 단단해지고 굵어지며 힘이 실렸다. 신곡들의 경우는 그들이 모태로 삼았던 일본에서 부흥한 매스+프로그레시브 록 씬의 전형적인 뼈대에선 악기들이 조각난 리듬과 리프를 만들어내기 위해 철저히 도구로 사용되는데 그친 반면, '계산된 자유', 'kyrie', 'Love& Art'에서는 기타에게 상당히 높은 자유도가 주어졌고 그를 통해 동일 장르의 기존 곡들과는 결이 다른 생명력이 불어넣어졌다.


 그리고 드디어 돈쥬의 목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동안 즐겁게 노는 아이들을 먼 발치에서 지켜보는, 깍두기만 도맡아 하던 아이처럼 곡의 중심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주변만 맴돌던 돈쥬의 보컬은 이제 독일차 엠블럼처럼 전면에 튀어나와 선명히 그 모습을 드러내며 곡의 뉘앙스를 더 명확히 표현한다. 이토록 계산적으로 조립된 음악 속 처연하게 우는 보컬은 그들의 가사처럼 갇혀버린 세계속의 자유를 꿈꾸는 아이같이 존재한다.


 Chon과 Toe의 그림자 밑에서 도약을 꿈꾸던 코토바 고양이는 이제 부뚜막 위로 제대로 안착한 것 같다. 앨범의 구성이 마치 공연 시 쓰이는 플레이리스트처럼 보이기도 한데, 일본에서의 발매도 진행한 만큼 이 기회에 제대로 진출해 매스록의 본고장을 뒤집어 놓으셨으면 한다.


↓↓↓ Cotoba - 4pricøt ↓↓↓

https://youtube.com/playlist?list=OLAK5uy_lRBPIZvBryCInmXXND5XHjKB3wWzQ1S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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