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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목화 Oct 26. 2021

영화 <휴가>

당신이 휴가를 봐야 하는 이유

줄거리: 해고 5년 차, 천막농성 1882일째 재복은 노조가 정리해고무효소송에서 최종 패소하자 열흘 간 집으로 휴가를 떠나온다. 오랜만에 가족들도 챙기고 아르바이트로 돈도 벌며 잊고 있던 워킹&쿠킹 홀리데이로 일상의 즐거움을 발견한다. 휴가의 끝이 보일 즈음 재복의 두 딸은, 아빠가 농성장으로 돌아가지 않길 바라는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농성장의 모습은 어떠한가.

컨테이너 박스보다 못한 농성장 건물 골격만 있고 사람은 있지 않다. 이 영화는 그 안의 사람들을 다룬 영화다.

무엇보다도 농성을 하는 사람들의 가족, 그리고 청년들의 이야기.


재복은 조금 답답하다. 이리 나서지도 딸들 앞에서 큰소리로 말하지도 못하는 성격이다. 그는 딸이 불닭볶음면이나 튀김 우동을 사서 먹는 것보다 따뜻한 밥 한 숟갈, 국물 한 숟갈을 먹기를 원하는 평범한 아빠다.


더 이야기를 하면 스포일러가 될 것 같다.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억지 신파가 아닌 내 이야기 그리고 내 친구 아빠 이야기여서 좋았다. 연기를 너무너무 잘하는데 스크린에서도 독립영화에서도 본 적 없는 비주얼이라서 놀랐다. 이 영화를 보게 된다면 당신은 이 영화를 봐야 하는 이유를 까먹을 것이다. 이미 빠져들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첨언하자면 조용한 이야기가 세상에 필요한 때가 있다. 슈퍼 히어로가 아닌 그저 소시지를 굽는 아빠가, 노조원의 이야기가 세상에 필요한 이유를 영화는 말이 아니라 쇼잉 Showing 말 그대로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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