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간이 성장한다는 것은 무슨 말인가?

삶과 죽음, 성장, 그리고 영원의 여정

by 정강민

피부를 굳게 할 정도의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어느 날, J는 인적이 드문 거리를 걸었다. 아니 타자가 존재하는 곳을 피해 걸어 다녔다. 타인의 우주에 자신이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J의 엄마는 얼마 전 돌아가셨다. 어릴 때 사람 많은 시장통에서 J의 눈에서 엄마가 사라져도 엄마는 늘 J의 근처에 있었다. 돌아가신 이후에도 자신이 보지 못하는 어떤 곳에 엄마가 살고 있을 것이고, 지금도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 자신의 이름을 부를 것 같았다.


J는 죽은 뒤 어떤 삶이 기다리고 있을지 궁금했다. 죽음, 삶, 성장, 죽음 이후......, 그는 읽고, 생각하고, 관찰하면서 스스로 답을 찾아 나섰다. 우선 '인간이 성장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라는 의문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인간이 성장한다는 것은 단순히 나이를 먹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그의 본질인 영혼이 확장된다는 뜻이다. 성장의 여정이 끝나면 보상이 주어진다. 신의 뜻에 따라 열심히 성장하여 선을 퍼뜨린 행동에 따른 보상이다. 신의 충실한 일꾼으로 인정받은 후에는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우리는 모른다. 어쩌면 광활한 우주로 진출하게 될지도 모른다. 별이나 행성 하나를 맡아서 운영하는 우주정부의 관리자가 될지도 모른다. 각자 거대한 세상을 하나씩 창조하여 자애로운 부모 역할을 하거나, 부처처럼 명상하면서 우리에게서 태어난 영혼들을 보호하고 돌봐주는 임무를 맡게 될지도 모른다.


이런 사색에 잠기던 어느 날, J는 같은 나이의 친구지만 깊은 사유의 힘이 느껴지는 '빛'을 만났다. 빛도 자신처럼 영혼의 과정을 고민하는 J가 반가웠다. 빛은 J에게 조용히 물었다. "네가 생각하는 삶의 목적은 무엇이니?" J는 그동안 생각해 왔던 것을 말했다. "성장 아닐까? 우리는 끊임없이 성장해야만 한다고 생각해. 그렇지 않으면 존재 이유를 잃게 되니까."


이번에는 J가 빛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너는 왜 성장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 질문에 빛은 한참 동안 침묵했다. 마치 답을 찾기 위해 깊은 사색에 빠진 듯했다. 그러다 문득 자연 속에서 보았던 한 장면이 떠올랐다. 나뭇잎 하나도 수백만 년 동안 진화한 결과물이라는 사실. 자연은 수백만 년에 걸쳐 정성스럽게 만들어놓은 것을 한순간에 폐기하는 법이 없었다. 그렇다면 우리도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 이유가 있을 것이었다.


빛은 천천히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우리가 성장하는 이유는 존재의 목적을 실현하기 위함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우리는 아무런 이유 없이 한 세상에서 다른 세상으로 짐짝처럼 던져지며 영문도 모른 채 고생만 하는 버림받은 자식들이 아니야. 우리는 모두 거대한 생명의 일부이지. 아직 꽃을 피우지도 못한 나이에 영문도 모른 채 죽고, 사악한 리더들은 여기저기서 독버섯처럼 솟아나 세상을 쑥대밭으로 만들며 인간의 성장을 방해하고 있지만, 진정으로 파괴되는 것은 없어. 사라지는 것도 없어. 의미 없는 교훈도 없어. 가치 없는 고통도 없어. 모든 일의 배후에 의미가 담겨 있어. 이 사실을 빨리 알아차릴수록 행복하고 더 쓸모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어."


"그냥 한 번 죽고 무덤에 누워 영원히 잠들면 안 되는 걸까?" J가 빛에게 물었다.

"그럴 수도 있겠지. 하지만 자연의 방식이 그러한데 어떡하겠어!"

"존재 목적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하지만 존재하는 것에 존재 이유가 없다는 건 말이 안 돼. 목표를 가진 것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계속 진화하고, 그 과정에서 존재의 이유를 계속 드러내는 법이니까."


J는 현재 자신의 상태가 고통스럽다며 말했다.

"내가 지금 이런 생각들을 하는 게 고통스러워, 이 고통이 내 삶에 긍정적일까, 아니면 부정적일까? 주변 사람들은 내가 생각하는 이런 방식에 의문이 많아, 그래서 나 스스로도 지금처럼 생각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 모르겠어!"


J의 말이 끝나자, 빛은 말을 이었다.

"지금 자신에게 발생한 일이 고통을 줄지라도 그게 꼭 나쁜 결과를 낳은 것도 아니고, 지금 엄청난 복스러운 일이 반드시 좋은 결말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도 없어. ‘결국 모든 것은 괜찮아질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아직 끝이 아니다.’라는 비틀즈 멤버 존 레넌의 말이 있지. 우리에게 벌어지는 어떤 사건들도 결국은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의미라는 거야."


"넌 정말 많이 알고 있구나, 너의 사유가 주변을 환하게 만들고 있어. 함께 여행하고 싶어. 앞으로 어떻게 할 거니?" J의 말에 빛은 답했다.

"지금 너를 도와주고 있는 것처럼 남을 도우면서 성장할 거야. 우리의 영혼은 우주 만물의 구원이라는 목적을 위해 존재하는 우주 영혼의 일부가 되고 싶다는 염원을 간직하고 있어. 우리도 구원의 대상이지만, 우린 언젠가는 영원의 집행관이 되어 우주 만물을 구원하는 엄청난 큰일에 참여하게 될 거야. 삶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만 익히면 삶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야."


"삶의 목적, 환생, 영원에 대해 사색하면 의미가 부여되고, 지루함이 사라져. 나이 들어서도 진리를 섬기고 열심히 사는 사람은 자기 연민에 빠져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으리라고 푸념하는 사람에 비해 병에 잘 걸리지도 않는다는 거야. 우주의 진리를 깨닫고 나면 넓은 가슴으로 주변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봉사하고, 비록 몸은 늙었지만 약간의 힘이라도 남아 있다면 누군가를 돕기 위해 그 힘을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