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 (맹사성)
권세와 부귀를 가까이하지 않는 사람을 청렴결백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가까이하고도 물들지 않는 사람이 더욱 청렴결백한 사람이다. 또 잔재주와 교묘한 방법으로 남을 중상모략하지 않는 사람을 고상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를 알면서도 쓰지 않는 사람이 더욱 고상한 인격자다.
세종 때 우의정, 좌의정을 지낸 맹사성은 청렴결백한 명재상이었다. 그는 벼슬이 정승이었지만 나라에 주는 월급만으로 생활을 해 집안이 몹시 가난했다. 그러나 맑고 깨끗한 그의 생활에는 한 점의 티도 없었다. 어느 비 오는 날 어떤 대감이 맹사성의 집을 찾았다. 그 대감은 속으로 놀랐다.
'세상에! 한 나라의 정승이라는 분이 이렇게 초라하게 살다니!'
안으로 들어가서 맹사성을 만난 대감은 더욱 놀랐다. 여기저기서 빗물 새는 소리가 요란하고, 맹 정승 부부는 빗물이 떨어지는 곳에 그릇 갖다 놓기 바빴다.
대감은 그만 눈물이 핑 돌아 말을 제대로 잇지 못했다. "어찌 이처럼 비가 새는 초라한 집에서......."
맹사성은 담담한 표정으로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 마오. 이런 집조차 갖지 못한 백성이 얼마나 많은지 아오? 그런 사람들 생각을 하면 나라의 벼슬아치로서 부끄럽기만 하다오. 나야 그들에 비하면 호강 아니오?"
부귀와 영화를 누릴 수 있는 정승 자리에 앉아서도 이렇게나 청렴하게 산 맹사성이야말로 진짜 청렴결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