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죽는거야?
"사람은 어떻게 인격을 계발할 수 있을까?"
J가 조용히 물었다. 아침 햇살이 창문을 타고 흘러들던 시간이었다. 빛은 창가에 앉아 조용히 웃었다.
"이미 수많은 길이 열려 있지. 십계명, 팔정도, 그리스도의 말, 무함마드의 가르침... 다 사람답게 사는 법을 알려주는 거야."
"그런 걸 따른다고 진짜 사람이 변하긴 해?"
J는 고개를 갸웃했다.
"당연하지. 그런 가르침을 따르다 보면 안에 있던 날카롭고 거친 부분들이 조금씩 닦여. 자꾸 실천하다 보면 점점 영혼이 자라나고, 마음도 단단해져. 도덕적인 행동은 그냥 겉치레가 아니라, 그 자체가 내면의 문을 여는 열쇠거든."
J는 잠시 말이 없더니 입을 열었다.
"근데 그 내면의 삶이라는 것도... 언젠가는 멈춰버리잖아. 전쟁, 병, 사고… 늙는 것도 그렇고."
"맞아. 아무리 내면이 커졌다고 해도, 육신은 언젠가 끝나. 그건 피할 수 없는 일이야. 그래도 그 안에서 뭔가 배워야 해. 삶은 우리한테 뭔가를 알려주려고 있는 거거든."
"뭘 알려주려고?"
"내면을 키우는 법. 자기 자신을 돌보고, 남을 존중하고, 세상 안에서 제대로 살아가는 법 말이야. 그걸 놓치고 살면, 일어나는 모든 일들이 고통처럼 느껴져. 그래서 중요한 게 '아모르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는 마음이지."
"운명을... 사랑하라고?"
"응. 싫은 일도, 아픈 일도, 이유가 있어서 온 거니까. 그걸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으라는 거야. 운명과 싸우기만 하면 계속 고통스러워. 하지만 그걸 껴안으면,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아."
J는 고개를 끄덕였다.
"죽을 때는 어때? 우리는 왜 죽는 거야?"
"죽음은 끝이라기보단 다음 단계야. 육신이 더 이상 영혼이 필요로 하는 걸 채워줄 수 없을 때, 영혼은 그 몸을 떠나. 그때 우리는 알게 돼. 내가 단순한 인간이 아니었다는 걸. 내 안에 신성과 인간성이 함께 있었다는 걸."
"그럼... 왜 다시 태어났는지도 알게 되는 거야?"
"그래. 이전 삶에서 다 못한 일이 있거나, 아직 벗어나지 못한 무언가가 있으면 다시 오게 돼. 그리고 이번엔 그걸 좀 더 잘 해내려고 노력하지."
J는 눈을 가늘게 떴다.
"죽고 나면 뭐가 남지?"
빛은 창밖 하늘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육신이 사라지고, 감정도, 생각도 다 흩어져. 결국 남는 건 오직 하나, 영혼이야. 그 영혼은 다시 우주의 정신으로 흘러가. 마치 강물이 바다로 스며들듯이."
J는 조용히 숨을 내쉬었다.
"결국 지금 제대로 사는 게 전부구나."
"그래, J.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해. 삶은 수업이야. 매일매일이 문제지, 그냥 시간이 아니야.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다음 페이지가 달라져."
J는 빛을 바라보며 작게 웃었다.
"그럼 이제 나도 숙제하러 가야겠다."
"가서 잘해라. 어차피 또 돌아올지도 모르니까."
빛은 장난스럽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