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벤처사업가의 일 이야기
우리는 대부분 대학교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일을 시작하는 '사회인' 이 된 이후부터는 대게 직장 혹은 사업 속에서 은퇴 전까지 평생 일을 하게 된다. 우리는 왜 평생 '일'을 하며 살아야 하는 것일까? 도대체 '일' 이란 무엇이길래 우리의 평생의 삶의 상당 부분을 이곳에 바쳐야 하는 것일까?
일의 사전적 정의와 진짜 의미
국어사전에서의 일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무엇을 이루거나 적절한 대가를 받기 위하여 어떤 장소에서 일정한 시간 동안 몸을 움직이거나 머리를 쓰는 활동. 또는 그 활동의 대상."
사전적 의미에서의 일은 '대가'를 위해 '일정 시간' 동안 '몸 또는 머리를 쓰는 활동'이라고 표현한다. 이 정의가 정말 '일'의 모든 부분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실제 내가 겪었던 '일'이란 사전 상의 개념과는 많이 달랐다.
다음은 우리 회사에서 정의하는 '일'의 개념이다.
일은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
다음은 우리 회사에서 정의하는 '일'의 개념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정의하는 일의 개념인 '대가를 위해 몸과 머리를 쓰는 활동'과는 다른 개념이다. 몸과 머리를 쓴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했다면 우리는 그것을 일을 한 것으로 판단하지 않는다.
일은 했으나 가치를 만들지 못하다.
일에 대한 이러한 정의를 내린 데에는 과거의 실패 경험이 중요한 이유를 차지한다. 첫 창업 당시 나는 일에 대한 강박을 갖고 있었다. 스타트업은 능력도 자본도 부족하기 때문에 일이라도 많이 해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그것이 일을 하는 이유였다. 내가 하는 일이 가치를 만들어 내고 있는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열심히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당시 나는 많은 '일'을 하면서도 가치들을 만들어내지 못했으며 성장을 위한 골든타임 또한 놓쳐버렸다. 나는 회사를 위험에 빠뜨렸으며 열심히 일하던 직원의 일자리를 빼았은 사람이 되었다.
가치를 만들지 못해 무너지는
수많은 기업들
우리 회사가 아닌 다른 기업들의 생존에 있어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차별화된 가치'이다. 기업 활동이 일어난 거의 모든 산업군에는 평균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 이상의 경쟁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그중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는 산업군별로 많게 잡아도 5개가 되지 않는다. 그럼 나머지는? 그들이 얼마나 많은 시간 일을 했고 노력한 것과는 관계없이 소비자들에게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 기업은 수익을 내지 못하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가치를 만들어 내지 못하는 개인들의 현실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개인들의 삶은 어떨까? 일을 하면서도 자신만의 특별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개인들은 항상 회사에서도 '을'의 위치에 놓이게 된다. 이들은 항상 대체 가능한 인력으로 평가되며 회사는 이들에게 어떠한 기대와 희망도 주지 않는다. 대게 이들은 회사가 어려울 때 가장 먼저 해고 대상에 오른다.
가치를 만들어 내는 개인들의 삶
일 속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개인들의 삶은 어떨까? 대게 이들은 회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도 '갑'이 된다. '갑'과 '을'의 관계란 대게 주고받는 것에 있어 줄 것이 많은 쪽이 '갑'이 되며 아쉬운 쪽이 '을'이 된다. 그리고 이는 기업과 직원 간의 관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회사는 뛰어난 직원들의 눈치를 보며 어떻게 이들이 즐겁게 회사를 다닐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리고 이들이 오랫동안 회사에 남을 수 있도록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사실상 이들은 회사의 '고객'이 되는 것이며 '갑'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가치를 만드는 '일'을 할 수 있을까? 첫 번째 걸음은 일에 대한 바른 시각을 정립하는 일이다. 지난 경험을 되돌아보면 일을 하는 사람들 중에는 일을 '조립하기'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만들기'로 보는 사람들이 있는 듯하다.
일을 조립하기로 보는 사람
일을 조립하기로 보는 사람들은 대게 수동적으로 행동한다. 이들은 자신의 역할은 상위계급자들이 정해주는 것으로 보며 정해진 규칙에 따라 정해진 만큼의 일을 수행한다. 이들은 일이 잘되는 것이 무엇인지, 지금 하는 일이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관심이 없다. 이들에게 일은 '보수를 받는 만큼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 이기 때문에 일이 많아지는 것은 스트레스일 뿐이다. 이들은 일을 하다 혹 부족한 부분들을 발견한다 하더라도 그것을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일을 만들기로 보는 사람
일을 만들기로 보는 사람들에게 일은 '작품을 만드는 과정'과 같다. 이들은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작품을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이것이 최선의 작품인지 끊임없이 묻는다. 이들에게 일은 때로는 자신을 표현하는 도구이며 때로는 행복과 자아실현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들은 주체적으로 일하며 부족한 부분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보완하고 발전시킨다.
하나의 일을 하더라도 더 잘하게 되는 것을 우리는 '능력'이라 부른다.
만들기의 관점으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식과 경험을 빠르게 습득하게 된다. 이들은 동일한 일을 하더라도 깊게 볼 줄 알게 되며 정확도와 속도 또한 빨라진다. 우리는 이것을 '능력'이라고 부른다.
능력이 올라가면 삶이 변한다.
능력이 올라가게 되면 삶은 훨씬 윤택해진다. 우선 외부로 부터의 '기회'가 늘어난다. 스카우트 제의를 받기도 하며 연봉이 크게 뛰기도 하기도 한다. 회사의 주요 파트너가 되어 큰 부를 얻기도 하며 스스로 회사의 주인이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관계들에서 끊임없이 '오퍼'를 받는다. 능력이 올라가면 내적인 자존감도 올라간다. 자신감이 커지게 되며 자기 확신이 생긴다. 삶 속에서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진다.
'능력이 올라간다는 것'을 '일이 늘어난다는 것'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의 생각과는 다르게 실제로는 능력이 올라갈수록 일이 줄어든다. 더 빠른 속도에 더 정확하게 일을 처리해 낼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일은 줄어드는 것이다. 이는 달리기 연습을 많이 할수록 빠르게 도착하게 되는 것과 같다. 다만 능력 있는 이들이 일이 많아 보이는 것들은 이들이 스스로 그것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들은 종종 일 자체에 즐거움을 느끼며 더 많은 일을 선택한다. 물론 그런 선택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
동일 시간 동일한 일을 한다면 어떻게 일을 하는 것이 좋을까? 물론 선택은 자신만이 할 수 있다. 하지만 선택에 따른 결과는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우리는 왜 일하는가? 단지 돈을 벌기 위해 일하는가? 잠자는 시간을 빼면 삶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이 시간을 돈을 버는 목적을 위한 수단으로만 생각하며 살 것인가?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일을 하느냐에 따라 일은 '시간을 소모'하는 것이 될 수도, 자신의 삶을 '성장'시키는 것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