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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ise K Jun 02. 2016

세상에 정말 '대박'이 있을까?

살아가며 깨달은 사실들

우리는 종종 대박을 꿈꾸곤 한다. 로또에 당첨되는 꿈을 꾸기도 하고 사업에 성공해 벼락부자가 되는 꿈을 꾸기도 한다. 때로는 동화 속의 왕자님을 만나 인생이 바뀌는 꿈을 꾸기도 한다.


'대박' 이란 무엇일까?


우리가 소위 말하는 '대박'이라는 단어는 대게

'능력을 뛰어넘는 결과'를  얻는 경우에 쓰인다. 달리기에서 매일 1등을 하던 아이가 다음에 또 1등을 하는 것을 우리는 대박이라 부르지 않는다. 10억을 벌 능력이 있는 사람이 10억을 번다면 우리는 그것을 대박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1천만 원을 버는 사람이 10억을 번다면 우리는 그것을 '대박'이라고 부른다.


세상에 '대박'이 정말 있을까?


우리가 흔히 꿈꾸는 대박. 정말 능력 이상의 결과가 오는 상황이 세상에 있을까? 우선 '대박'의 구조를 살펴보자. 대박이 '능력 이상의 결과를 얻는 것'이라면 대박의 상대편에 있는 누군가는 '능력이 부족한 이에게 능력 이상의 결과를 지불한 것' 이 된다.  결혼을 예를 들어보자. 한쪽에서 누군가 '결혼 대박'을 이루었다고 축하를 받는다면  일반적으로는 다른 한쪽은 '결혼 쪽박'을 차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직장생활도 비슷하다. 능력 이상의 연봉을 받아 '대박'이 되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은 다른 쪽에서는 줘야 될 비용 이상의 비용을 지불하고 있는 것' 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경우 이런 관계는 오래 지속되지 않는다. 이처럼 '대박'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닌 상대적인 개념이다.


누구나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한다.


인간은 누구나 손해 보는 것을 싫어한다. 능력보다 연봉을 더 받는 사람을 그대로 두고 싶은 사장은 없으며 내가 손해를 보는 결혼생활을 계속하고 싶어 하는 사람도 없다.  실제 내가 아는 한 초보 사업가는 마케팅 회사를 세운 지 한 달 만에 큰 병원의 광고를 따내며 매월 수천만 원의 마케팅 예산을 받았다. 이 친구는 그 돈으로 외제차를 샀고 자신은 성공했다며 인생은 한방이라고 외치고 다녔다. 몇 달이 지나 안타깝게도 그 친구는 폐업을 하고 빚쟁이가 되었다. 받은 금액만큼의 가치를 돌려줄 수 있는 능력이 친구에게는 없었고 이 친구는 사기꾼이 되어버렸다.  병원은 이 친구를 부자로 만들기 위해 돈을 준 것이 아니었다.


대박과 관련된 검증되지 않은 소문들

우리는 이와 비슷한 스토리를 흔하게 접한다. "누구는 대박이 나서 외제차를 끌고 다닌다더라, 누구는 대박 결혼을 했다더라."라는 식의 이야기 들이다.

나 또한 이런 오해들을 겪은 적이 많다. 첫 사업을 시작했던 26살. 나는 론칭 4개월 만에 10억 매출을 일으키는 행운을 얻었다. 그리고 어떤 기자가 나를 취재해 가면서 기사도 났다. 그때 내 월급은 100만 원. 비용을 빼고 나면 남는 게 없는 어려운 상태였다. 하지만 나는 이미 대학교 내에서 사업 4개월 만에 10억을 번 벼락부자가 되어있었다. 그리고 이 소문은 어떠한 검증도 거치지 않고 순식간에 퍼지며 기정사실화 되어갔다.  또 다른 경험은 직장 생활 때 겪은 일이다. 나는 회사를 매각하고 입사를 했던 터라 어린 나이에 본부장이라는 직함을 달게 되었다. 당시 나는 연봉 협상을 할 때 어리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많이 당했고 그리 만족스럽지 않은 연봉 계약을 맺었다. 기본급은 기대보다도 못 미치는 아쉬운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직원들 사이에서 나의 급여는 내가 받는 것보다 훨씬 높은 수준으로 부풀려져 있었다. 소문이 기정 사실화되는 것은 순식간이었다. 바로 옆자리에 있던 직원까지도 나의 급여를 크게 오해하고 있었다.


또 하나의 대박신화 불로소득 신화


물론 능력 이상의 결과, 소위 말하는 '대박' 이 사회에 완전히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대박 신화 중 하나인 '불로소득' 신화는 아직도 존재한다. 옛날에 무심코 샀던 부동산이나 주식이 올라 부자가 되었다는 등의 신화는 실제 존재했다. 과거 한국 경제가 급격한 성장을 이루던 시기 소수의 사람들이 누릴 수 있던 행운이었다. 그럼 지금은 어떨까? 한국은 이미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이전처럼 부동산과 주식으로 차익을 거두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실제 과거 부동산과 주식으로 큰 이익을 봤던 지인들도 지금은 돈을 벌만한 투자할 투자처가 없어 고민하고 있고 최근에는 손해를 보는 이들이 더 많다.


'잘못된 대박신화'에 사로잡혀 사는 우리들

컨설팅 일을 하다 보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대박신화에 사로잡혀 있는지를 더욱 잘 알게 된다. 망해가고 있는 회사의 대표들이나 빚이 많은 자영업 사장님들도 자신의 품위 유지를 위해 외제차를 타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을 본 주변인들은 그들이 크게 성공한 것으로 착각하며 자신도 성공하고자 사업과 자영업에 대한 꿈을 꾼다. 이런 일은 무척 흔한 일이다. 사업환경을 살펴보자. 거의 모든 산업군에서 후발주자들은 상위권에 있는 사업체들이 돈을 엄청 잘 벌고 있다고 믿는다. 이미 포화된 시장에서 누구도 돈을 벌고 있지 못한 산업군에서도 대부분의 사업가들이 이런 오해를 한다. 내가 어린 시절 진행했던 소셜커머스 사업은 선두 업체들이 돈을 잘 번다고 소문이 나며 처음 사업이 시작된 지 8개월 만에 400개가 넘는 업체들이 들어올 정도로 포화상태가 되었다. 심지어는 그때까지 그 어떤 업체도 돈을 벌지 못했음에도 말이다.


문제는 잘못된 판단이다.

이러한 잘못된 대박신화는 잘못된 판단을 불러온다.  대다수가 잘못된 정보로 인해 경쟁포화 시장에 뒤늦게 들어가 돈만 잃고 나온다. 비즈니스 시장만 봐도  사업가로서 실력을 탄탄히 쌓으려는 사람들보다 아이템 하나 잘 잡아서 큰돈을 벌겠다는 허망한 욕심에 차 있는 사업가들이 훨씬 많은 듯하다. 물론 이들이 운에 의해 돈을 벌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내 개인적인 경험에 의하면 만 명 중 한 명은 실력이 없이도 운 좋게 돈을 벌기도 하나 이것이 지속되는 경우는 없었다.



대박이 대박이 아닌 것이 될 때
 대박은 현실이 된다.


대박을 이루는 가장 좋은 방법은 대박을 대박이 아니게 만드는 것이다. 서울대 갈 실력이 있는 학생에게 서울대 가는 것은 대박이 아니며, 금메달을 딸 능력을 키운 사람에게 금메달은 대박이 아니다.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것을 우리는 대박이라고 부르지만 김연아에게는 금메달은 대박이 아닌 피나는 훈련의 보상인 것이며, 주위의 성공한 창업가들과 이야기할 때도 현재의 성공에 감사함은 갖고 있지만 그것을 대박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없었다. 그들은 대박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했고 수많은 위기를 넘겼다. 나 또한 그렇다. 누가 사업은 CEO의 능력만큼 커진다고 했던 것처럼 능력이 없던 시절, 나는 눈 앞에 온 기회를 잡을 수 없었다. 그리고 지금은 적어도 그때보다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 대박은 대박이 아닌 것이 될 때, 즉 스스로의 능력이 그에 미치게 될 때 현실이 된다.



놀라운 결과의 뒤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반드시 존재한다.


컨설팅 일을 하며 '대박'을 이루어낸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산업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의 대표나 수천억, 수백억 대 자수성가 사업가들과도 인연이 있다. 이들 중 자신이 '대박'을 통해 성공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실제 사업가뿐만 아니라 운동선수, 전문가들도 '이유 없이 성공한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 하더라도 실력 이상의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리를 오래 지키지 못하고 내려온다. 나 또한 첫 사업을 할 때는 대박이 있는 줄 알았다. 내 능력이 부족해도 아이템이 좋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남들이 놀랄만한 매출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그 돈을 어떻게 운영해서 회사를 더 키울 수 있는지를 몰랐고 재무도 잘 몰랐고 사람들을 동기 부여시키는 법도 몰랐다. 나는 항상 불안 속에 있었고 돈은 계속 새어나갔다. 그때 나는 알게 되었다. 실력이 없으면 대박의 기회가 문 앞까지 찾아와도 그냥 흘러간다는 것을.


능력보다 큰 운은 지속되지 못한다.


삶은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능력 범위 내의 일들이 발생한다. 오히려 능력 밖의 일이 갑자기 자신에게 닥치게 되면 삶은 혼란스러워진다. 상상해보자. 내가 영어를 못하는데 갑자기 일주일 내에 하버드 대학교에 갈 기회가 생겼다면 그건 행운일까? 내가 조직 운영 경험이 없는데 1천 명 조직의 CEO가 되었다면 그건 행운일까?  그것을 위한 꾸준한 준비와 노력이 없이 기회가 온다면 그것은 행복이 아닌 '불행'이 된다.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면, 더 많이 벌고 더 윤택하게 살고 싶다면, 극소수의 대박신화를 쫒는 것보다 실력을 키우는 것이 잘될 확률이 훨씬 높다.  로또에 당첨되는 것은 수백만 분의 1의 확률이지만 성취를 이루는 것은 백분의 1, 혹은 10분의 1 확률 안에만 들어도 되는 경우들도 많다. 가능성 없는 대박의 길을 벗어나 가능성 있는 성장의 길을 택하고 꾸준히 갈 때 어느덧  '대박' 은 현실이 된다. 하나의 일을 하더라도 그 일에서 성장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실력을 쌓는다면 시간이 지나면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실패할 확률보다 성공할 확률이 더욱 높아지는 것이다. 대박의 꿈이 환경이 아닌 나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알게 될 때 그때 대박신화는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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