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만리장성 8시간 등반, 고생을 사서도 하는 여행

5일 동안 두 번 찾은 만리장성, 영하 7도에서 등반하다

by JK라이터

여자 홀로 세계 여행 14년째 중, 15화


칭따오에서 교환학생으로 지내던 시절, 베이징에 여행을 갔었지만 그때 만리장성을 가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았다. 시간이 흐르고 몇 년 뒤, 다시 베이징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마침 12월 말, 베이징에서 연말을 보낼 수 있는 일정이었다.

이번에는 꼭 가기로 했다. 그동안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만리장성을 보기 위해서.


영하 7도, 만리장성 등반을 향해

아침 6시 30분 기상. 만리장성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 위해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그리고 7시 30분, 버스에 올라 약 1시간을 달렸다.

버스 안에서도 발이 시릴 정도로 추웠다.


버스는 만리장성 팔달령(八达岭)에 도착했다.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온몸으로 바람이 통과하는 느낌. 뼈가 시릴 정도였다

밖의 기온은 영하 7도.

두꺼운 바지를 입었지만 차가운 공기가 뼛속까지 파고드는 느낌이었다.



곤돌라 대신 내 발로 12문을 걷겠다

표를 사고 팔달령에서 만리장성 등반을 시작했다.

곤돌라를 타고 편하게 올라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마음속으로 이미 결심했다.

“이왕 온 거, 나는 만리장성 등반을 한다.”

그것이 이날의 목표였다.

만리장성은 12문까지 이어져 있고, 7문이 가장 높은 정상이라고 한다.

관광객들은 정말 많았고 성벽 위는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다.


눈 덮인 만리장성

아침에 사온 삥(중국식 샌드위치 랩)을 중간에 먹으며 간단히 요기를 했다.

군것질거리도 먹으며 당을 보충했다.

아침 버스를 함께 탔던 노년 부부도 중간쯤에서 다시 만났다.

서로 인사를 나눴다.

두 분은 힘들어서 곤돌라를 타고 내려가신다고 했다.


미끄러운 성벽 위에서 설경을 보며

만리장성은 생각보다 많이 미끄러웠다.

조심조심 걸어 올라가면서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지금 이걸 왜 하고 있지?”

하지만 잠시 후 눈 덮인 설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그 순간 지금까지의 힘듦은 몇 초 동안 잊을 수 있었다.
정말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나는 결국 12문 끝까지 등반했다.

그리고 다시 내려와서 만리장성 등반 메달에 날짜를 각인했다.

조금은 힘들었지만 해냈다는 기분이 들었다.


오후 16시에 다시 베이징 시내로 돌아가는 버스에 탑승했다.


이틀 뒤 다시 만리장성 등반하다.

그리고 이틀 뒤에도 만리장성의 풍경이 계속 떠올랐다.

눈 덮인 성벽, 힘들었지만 끝까지 올라갔던 기억,
그리고 그날의 뿌듯함.


'세계문화유산을 직접 걸어본 경험은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그날은 12월 31일이었다.

나는 만리장성을 9시간 등반을 끝내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을 보냈다.


버스 안에서 12월 31일 연말의 마지막 해를 보면서 나의 한해를 마무리 하였다.



12월 31일에 베이징 만리장성 9시간 등반하며 한해 마무리 짓다

이전 14화칭따오 수영장에서 날 바라보던 그녀, 매일연락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