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중, 나의 정체성 의심을 받았다
여자 홀로 세계 여행 14년째 중, 16화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던 밤, 나는 중국 베이징에 있었다.
새해를 중국 베이징에서 맞이하다니! 나는 처음 겪는 경험이라서 모든게 신기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우연히 마주친 여자 한 명과 남자 한 명,
그렇게 셋이서 함께 새해를 맞이하기로 했다.
우리는 바에 들어갔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 카운트다운을 기다렸다.
5, 4, 3, 2, 1.
00시 00분
“해피 뉴이어!”
환호성과 함께 새해가 시작됐다.
나는 호스텔에서 만났던 중국인 남자와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게 됐다.
그는 외국인을 거의 만나본 적이 없다고 하더라.
한국인 여성이랑 대화하는건 처음이라며,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대학교 전공은 뭐였어?”
“왜 혼자 여행해?”
“베이징에서는 어디 다녀왔어?”
질문은 끊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나한테 관심 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런데 마지막 질문이 모든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너무 진지한 표정이었다. 순간 내가 잘못 들은 줄 알았다.
“응? 스파이?”
그는 말을 이어갔다.
“성씨가 김씨고, South Korea에서 왔다고 하지만... 사실 North Korea일 수도 있잖아.?
그리고 왜 혼자 베이징에 온 거야?”
나는 순간 할 말을 잃었다.
그저 ‘여기 돈 쓰러 왔는데…’라는 생각만 맴돌았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는 경찰이었다.
‘너 스파이니?’라는 질문은 내 반응을 보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였다고 했다.
그 괴리감이 더 어이없고 웃겼다. 그렇게 어수선하고 묘한 분위기 속에서 새해 첫날이 시작됐다.
그리고 자정을 넘긴 뒤, 그는 내게 데이트를 신청했다.
“내일 새벽 5시에 천안문 가자. 새해 첫 국기 게양식 보러.”
순간 나는 말을 하지 못했다.
'새벽 5시??!! 중국 국기 게양식 데이트???ㅋㅋㅋㅋ
이게 데이트라고?'
나는 속으로 웃음이 터졌다. ‘이런 데이트가 있나?’ 싶었다.
그리고 나는 다음 날 아침 9시까지 아주 푸욱 잤다.
가끔 그날을 떠올리면 웃음이 난다.
나는 숨은 스파이인가봉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