덤더무리하게 생긴 올챙이 묵
올챙이 묵 / 정건우
닭볏도 콕 하니 물렁대는
등 따가운 한 날
흙벽 친 대청마루 그늘 한편에
마주한 시어미와 며느리가
마른 옥시기 한 줌에 종지 하나 물 넣으며
맷돌을 간다
입 고팠던 얘기는 농도 되고 흉도 되며
바깥양반 춤바람도 지난 일이고
맷돌질이 끊이면 큰 일 나는 양
앞 뒤 손 바꿔 바삐 돌리면
껍질 되바라진 옥시기
잘폭하게 쌓이다가 뭉그러지고
산골에 골짝 별은 유달리 일찍 나와
마당 안 쪽 멍석 위 양재기 속에
자라락 쏟아져 담기고
구멍 숭숭한 함지바가지 안에
나불나불 올챙이가
잇몸도 시리게 떠온 샘물 속으로
뚜둑 뚝 떨어진다
노르무레하고 함초롬하니
찰지도 않고
덤더무리하게 생겨 먹은
올챙이 묵
애당초 맑은 앙금은
샘물 같아서 맛없는 것이니
호박나물이며 무채짠지며 열무김치를
깜냥대로 얹기도 하고
후루룩 들이키고
연하게 씹든가 말든가
온 더위를 죄다 말아 잡수는 양
삼복이 어서 갔으면 하거나
또 이대로 주저앉은 들 어떠냐며
먹은 후에도 덤더무리해지는
진짜 이 맛을 아냐 던
강원도 양구 산골에 올챙이 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