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시작의 강렬함. 레드.

by 지한


Mytrip-1.jpg


주위 사람들은 여행을 설렘과 새로운 것을 보고 만나는 관광, 도시에서 벗어나 자연이 주는 편안한 힐링의 휴양으로 나눈다. 내가 기억하는 첫 여행은 어린 시절 부모님을 따라 함께하며 챙김과 보살핌을 받고 마냥 즐기기만 하면 되는 캠핑이었다. 요즘 유행하는 캠핑처럼 고기도 잡고, 텐트도 치고, 고기 구워 가족이 나누어 먹고 같이 온 사람들과 수영도 하고 산도 오르는 것 말이다. 그래서인지 개인적으로 관광보다는 여전히 휴양을 사랑하는 타협 없는 휴양 러버이다. 그러나 먼 나라로 도망치듯 갑자기 떠나온 돈 없는 도망자에게 휴양은 사치이고 배낭과 튼튼하길 바라는 두 다리를 믿고 새로 온 곳에 도착한 순간 마주한 인상적 찰나를 찍었다.


위 사진이 잘 나온 것은 아니지만 선택한 이유는 스스로 홀로 여행한 곳에 발 내디뎌 마주한 처음 기억나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이 글을 읽는 분은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부모님 도움 없이 그 손을 잡지 않고 혼자 비행기나 버스를 타고 낯선 곳에 내린 그 처음을 말이다. 피부색이 다른 사람이 눈앞의 풍경을 압도하고 모든 것이 생경하여 신기한 곳, 낯선 이가 건네는 낯선 언어의 인사조차 어떻게 대처할지 막막하지만 설레는 그 찰나, 런던 히드로 공항에서 내린 뒤 해리포터 역으로 유명한 킹스크로스 역까지 도착해서 걸으며 처음 본 것들 중 하나를 찍은 것이다. 공항에 내려 숙소를 찾아가야 하는 매 순간은 두근거림과 신기함, 긴장감으로 가득한 연속이었다. 부모님 없이 떠나온 낯선 땅에서 스스로를 증명하고 알아보기 위해 도망간 모험에서 처음 본 강렬한 빨간 버스, 여행의 시작이자 상징이었다.


유튜브에서 본 영화"트루먼쇼"에 살고 있는 게 아니구나, 정말 외국어 쓰는 노란 머리 푸른 눈을 가진 사람들이 사는 대륙이 있고 비행기를 타고 내리는 다른 땅이 있다는 것을 실제로 처음 확인한 순간이었다. 처음 본 이층 버스가 지나가는 동안 계속 서서 잠시 지나가는 버스를 보다가 기억하고 싶은 마음으로 찍었다. 처음 찍는 사진은 흔들렸고 잘 찍히지 못했지만 그 시절의 어리숙하고 서툴지만 무언가 성취하며 이뤄나가는 나를 기억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