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다녀왔습니다, 웨스트젯 항공 타고요.
웨스트젯 단거리는 여러 번 타 봤지만 '캘거리-인천' 직항 노선은 올해 처음 생겼거든요. 지난해 시작한 일본 도쿄에 이어 인천이 아시아 취항지로는 두 번째라고 하네요.
대한항공에 비해서는 조금 저렴한 편이라 2월에 미리 항공권을 구매해 놨었는데, 나중에 에어캐나다도 할인가로 나오니까 크게 차이는 없더라고요.
여행을 정리하는 마음으로 짧게나마 웨스트젯 항공사 후기를 남겨 보려 합니다.
캘거리를 출발지로 하다 보니 밴쿠버 지역에 산다면 비행시간이 2시간 정도 더 추가됩니다. 가뜩이나 긴 비행시간, 줄어도 모자를 마당에 더 늘어난다고요? 캐나다 서부 쪽에 사시는 분이라면 아마 이 점이 가장 큰 단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캐리어는 인당 1개까지 부칠 수 있고, 캘거리 입국 후 캐나다 내에서 환승하시는 경우 짐을 다시 부칠 필요 없이 최종 도착지에서 짐을 찾으시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다른 항공사도 프리미엄석이나 비상구 쪽 자리는 추가 비용을 내고 구매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웨스트젯은 위치 상관없이 좌석을 선택하려면 무조건 추가 비용이 발생하는 방식이더라고요.
추가 비용을 내고 싶지 않으면 선택을 아예 안 하면 되는데, 혹시 만석의 경우 일행과 함께 앉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희는 왕복 비행 다 붙어 앉기는 했지만, 대신 저희가 선호하는 복도 쪽 자리에 앉지는 못했어요. 한국행과 캐나다행 비행기가 둘 다 만석이라 좌석 변경이 아예 불가했습니다.
한국으로 갈 때와 캐나다로 돌아올 때 모두 각각 두 번의 기내식 서비스가 있었는데, 한 번은 2가지 중 선택, 한 번은 단일메뉴라 아예 선택권이 없었어요.
캘거리 -> 인천
이륙 후 2시간쯤 지나 서빙된 첫 기내식
소고기덮밥과 로제파스타 중 선택이라 남편과 하나씩 선택해서 먹었는데, 기본적으로 기내식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았기 때문에 딱히 더 실망한 것도 없지만, 어쨌든 큰 기대는 안 하시는 게 좋습니다. 밥은 날아다니고 소고기는 간이 셌어요. 그래도 저희는 입맛이 까다로운 편은 아니라 안 남기고 잘 먹었습니다.
착륙 2시간쯤 전 두 번째 기내식이 서빙됐는데, 이때 승무원이 "Here is your breakfast!"를 계속 외치며 기내식을 주길래 뭔가 했더니 '잡채'였어요. ㅎㅎㅎㅎ
잡채를 조식 메뉴라고 생각했다기보다, 다들 한숨 자고 일어나는 시간이라 그냥 "breakfast"라고 한 게 아닐까 싶지만, 그래도 한국행 비행 서비스하는 승무원으로서 도착지 문화에 대한 이해도가 너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저 웃었습니다.
잡채 역시 우리가 아는 그 잡채맛과는 조금 다른 약간 특이한 맛이었습니다.
인천 -> 캘거리
돌아올 때는 기체가 유독 흔들렸던 데다가 비행기를 타고 거의 바로 정신줄을 놓는 바람에 뭘 먹었는지 기억도 잘 나질 않네요. 첫 기내식은 채소가 들어간 국수요리였는데 너무 짰던 기억이 있고요.
두 번째 기내식은 계란찜 같은 요리에 햄과 감자를 곁들인 요리였는데 메인요리보다 사이드로 나온 퓨레뜨 사과 젤리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
맛이나 퀄리티가 유독 떨어진다기보다는 한국인의 입맛에는 잘 맞지 않는 기내식이 나올 수도 있음은 참고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기본 어메니티로는 베개와 담요가 제공됩니다. 슬리퍼나 안대 등은 아예 없는 것 같았고, 이어폰은 따로 요청하면 주는 건지 모르겠으나 저는 못 봤습니다.
각 좌석 앞에 개인 스크린 당연히 있고요, 영화와 드라마, 게임 등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꽤 다양했습니다. 한국영화도 범죄도시, 밀수, 1947 보스톤, 거미집, 화란 등 꽤 있었고요 (2024년 9/10월 기준).
총평: 모든 서비스에서 기본 이상은 하는 것 같았으나, 빅토리아 주민인 저는 웨스트젯 항공권이 어마어마한 특가로 나오지 않는 이상, 다음 번에는 밴쿠버 환승이 가능한 에어캐나다나 대한항공을 선택하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