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빅토리아, 이곳에 오면 무조건 봐야 하는 대표 명소 중 하나인, '국회의사당'
그런데 이 국회의사당 안에 레스토랑이 있다고?
원래는 국회의원이나 내부 직원 등을 위한 용도로 만든 곳이겠지만 특별한 행사가 있는 날을 제외하고는 일반인에게도 오픈이 된다.
다만 주말에는 오픈을 하지 않고, 월-금에도 오후 3시에는 문을 닫으니, 평범한 직장인이라면 갈 수가 없고 그래서 그런지 로컬에게도 잘 알려지지 않은 곳이다.
바로 그 레스토랑에 가보기 위해 금요일 하루 반차를 냈다.
예약 시간 10분 전 도착, 문 밖에서 대기하고 있으니 보안요원이 문을 열고 나와 예약 여부 확인 후 입장시켜 준다.
우리는 친구 한 명과 셋이 갔는데, 몇 명이서 가든 상관없이 다른 일행과 섞이지 않도록 한 번에 딱 한 그룹씩만 들여보낸다.
안에 들어가면 공항에 있는 검색대 같은 기계가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핸드폰, 열쇠, 동전 등은 모두 꺼내서 바구니에 넣어 검색대를 따로 통과시키고, 사진이 포함된 신분증을 맡기면 신분 확인 후 방문자 카드를 내어준다.
철저하게 검색하는 것 같아도 직원들은 유쾌하고 친절하니 긴장할 필요는 없다.
모든 검색을 마치면 레스토랑으로 안내하는 화살표를 따라 쭉 들어가면 되는데, 중간중간 "Quiet Please" 같은 사인도 있어서 진짜 국회 건물에 들어와 있다는 실감이 났다.
레스토랑 내부는 전체적으로 세월이 느껴지는 인테리어지만 낡았다는 느낌보다는 고풍적인 느낌이 들었다.
앤틱 느낌이 물씬 나는 커튼과 샹들리에, 그리고 역사가 담긴 액자까지 곳곳에 걸려 있어, 모던한 느낌의 다른 레스토랑에서는 느낄 수 없는 고전미가 느껴졌다.
남편은 애피타이저로 'Salmon Chowder Soup', 메인 디시는 'Prosciutto Wrapped Cod'를 주문했고, 나는 메인으로 'Short Rib Rigatoni'를 주문했다.
고급 파인 다이닝까지는 아니어도, 음식은 꽤나 그럴듯하게 플레이팅 되어 나오고, 맛도 전체적으로 다 훌륭했다.
특히 서버가 아주 친절하면서도 경력이 느껴지는 분이었는데, 애피타이저부터 메인 디시까지 모든 음식을 국회의사당 문양의 로고가 꼭 접시 정중앙에 오도록 서빙하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이 집은 디저트가 또 엄청난데, 디저트 메뉴판이 따로 없고 이렇게 샘플을 직접 들고 와서 물어본다. 디저트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원하는 게 있는지 물어보는 방식인데 이것이야말로 듣도 보도 못한 방식!
우린 원래 둘 다 양이 적은 편이라 디저트까지 시켜서 먹는 경우는 거의 없는데도 이렇게 먹음직한 샘플을 직접 들고 와서 물으니, 안 시킬 수가 없었다. 그리고 옆 테이블에서도 다들 시킨다 ㅎㅎㅎㅎ
친구는 초콜릿 케이크를, 남편과 나는 치즈케이크를 시켜서 나눠 먹었다.
디저트도 맛있다. 이날 과식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레스토랑이 이렇게 인기가 많은 이유로 빠질 수 없는 게 바로 이곳의 '착한 가격'.
정부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이다 보니 거의 모든 메뉴가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이 되어 있다 (단, 디저트는 밖에서 공수해 오는 건지 별로 저렴하지 않았음).
우리는 셋이 가서 애피타이저 2개, 메인 디시 3개, 디저트 2개, 커피 2잔 이렇게 시켰는데 택스 포함 90불밖에 안 나왔다!
"국회의사당 내부에 있는 레스토랑"이라는 특별함에, 꽤 훌륭한 맛과 좋은 서비스, 부담 없는 가격이 더해지니, 로컬은 물론 빅토리아에 다녀가는 다른 분들께도 근사한 경험이 될 듯합니다.
예약은 필수이니, 반드시 예약하고 가세요! (전화 예약만 가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