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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글을 써야 하는 진짜 이유

by JLee


브런치에 글을 쓴 지 꼬박 3년 반이 되었다.


내 삶을 담아내는 이 글쓰기는 내게 칭찬과 위로와 공감을 안겨 주었고, 우울의 바다에서 꼴깍거리던 나를 온전히 꺼내어 주기도 한 고마운 존재였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 자신부터 내 주변 사람들까지

한국에서의 삶부터 캐나다의 삶까지


그리고

행복했던 순간과 힘들었던 기억까지도


아낌없이 모두 담아낸 내 글들은 일종의 ‘인생 중간 보고서’ 같은 것이었으며, 앞으로는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지 많은 생각을 하게 하기도 했다.



희렌최 작가의 <호감의 시작>이라는 책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무엇을 만들어보기 전까지,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그 분야를 진정으로 알 수 없을뿐더러, 해당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의 입장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나는 이 문장을 이렇게 바꾸고 싶다.


글을 쓰기 전까지는 나 자신을 진정으로 알 수 없었을뿐더러, 글을 쓴 후에야 다른 사람들의 입장도 조금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글을 쓴 뒤로 내 독서 습관에도 큰 변화가 하나 있었는데, 책린이 시절에는 소위 '넘어가는' 구간으로 여기던 책의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도 이제는 꼼꼼히 읽게 되었다는 점이다. 바로 그 넘어가는 구간에 작가는 실제로 얼마나 많은 시간과 생각을 담아내는지, 내가 직접 글을 써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내 마음을 알고 싶다면 글을 써보라고 하고 싶다


칭찬과 위로와 공감이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을 더 잘 이해하고 싶다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막막하다면,


그리고

현재 우울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면 단 몇 줄이라도 글을 써보라고 하고 싶다.




책을 내고, 돈을 벌고, 이름을 알리는, 그런 근사한 이유가 아니어도 글을 써야 할 이유는 너무 많다.


나 자신에 대해, 그리고 내 삶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글쓰기는 충분히 가치가 있다.




사진 출처: unsplas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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