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드림 hd books
Mar 04. 2019
썹써구, 한국인의 밥상 최불암 선생님도 맛볼 수 없다
순천시 별량면 덕산 마을 앞에는
시시로 밀물과 썰물이 들고 나는 개펄 바다가 있습니다.
물이 가득 차오르는 찬물때가 되면 갯둑 가까이 바닷물이 날름거리지요.
이 개펄에는
썹써구, 게, 고동, 문저리, 짱둥어, 망둥어, 굴, 맛조개 등
무수한 생명이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은 그 수가 줄었습니다.
개펄 위에서 찬란하게 요동치던 생명체들을 떠올리면
여전히 가슴이 설레지만
지금 처지를 생각하면 금세 마음이 황량해집니다.
썹써구는 인근 마을마다 이름이 좀 다릅니다.
섭써구, 썩썰구, 썩쏘구 등으로 불리는데
썹써구를 물로 일어 씻을 때
낱알끼리 부딪치며 나는 소리에서 비롯된 이름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한문에는 소곤거릴 섭(囁, 聶, 聂)자가 몇 개 있고요.
물로 일어 씻을 때 마치 소곤거리듯 들리는 소리,
내 생각에는 그래서 ‘섭섭구’라는
의성어로 불리는 것은 아닐까 싶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