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수필집일수록 나를 슬프게 한다

by 해드림 hd books

좋은 수필집이 나오면 내가 슬픈 이유는, 아무리 문학성이 뛰어난 수필집이라도 독자들의 무관심이 뜨겁기 때문이다. 문학의 한 장르로서 수필은 우리의 일상에서 무심히 지나쳐 버리는 사소한 순간들을 포착하여, 그 안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그러나 이 귀한 장르가 현대 사회에서는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나는 가끔 서점에 들러 수필집을 뒤적이곤 한다. 다양한 작가들의 목소리와 그들이 바라본 세상, 그리고 그 안에 담긴 삶의 철학을 접할 때면 마음이 풍요로워진다. 하지만 수필 코너는 언제나 조용하다. 화려한 소설이나 자극적인 논픽션 앞에 밀려 서가 한 구석에 조용히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문학성 뛰어난 수필집들이 등장할 때마다 나는 기쁨과 동시에 슬픔을 느낀다. 그 슬픔은 마치 오랜 친구가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과 같다. 수필은 오랜 시간 공들여 빚어낸 작품이다. 작가들은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담아, 독자들과의 소통을 위해 한 줄 한 줄 써 내려간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과 정성이 대중의 무관심 속에 묻혀버릴 때, 그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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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수필이 사랑받던 시절이 있었다. 수필가들은 그들만의 방식으로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그들의 글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고, 독자들은 그 속에서 위로와 영감을 얻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고, 그 변화 속에서 우리는 점점 더 바빠지고 있다. 짧고 강렬한 정보에 익숙해진 우리는 긴 호흡의 수필을 읽을 여유를 잃어가고 있다.


내가 슬픈 이유는 단지 수필의 몰락 때문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삶의 질이 낮아지고 있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우리는 점점 더 많은 정보를 빠르게 소비하고 있지만, 그 속에서 진정한 의미를 찾기는 어렵다. 수필은 우리에게 삶의 깊이와 넓이를 되돌아보게 한다. 하지만 이런 귀중한 기회를 놓치고 있는 우리가 안타깝다.


좋은 수필집이 나올 때마다, 나는 그 작품이 많은 사람에게 읽히기를 바란다. 그 안에 담긴 작가의 목소리가 독자들에게 전달되어, 그들도 삶의 소중한 순간들을 다시금 돌아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수필은 우리에게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고, 마음의 여유를 찾게 해준다. 그럼에도 독자들의 무관심은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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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현실 속에서 나는 슬픔을 느낀다. 그러나 동시에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 언젠가 다시 수필이 사랑받는 날이 오기를 기대하며, 나는 오늘도 수필집을 손에 든다. 그 속에서 나는 작가와의 조용한 대화를 나누고, 마음의 위로를 얻는다. 그리고 그런 경험을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품는다. 수필이 우리의 삶 속에서 다시금 빛을 발할 수 있기를, 그리고 그 빛이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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