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소설 ‘타로의 신’ 줄거리, ‘타워’ 편

by 해드림 hd books


타로 소설 ‘타로의 신’ 줄거리, ‘타워’ 편…마이너 아르카나 펜타클 10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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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로의 신' 목차


Ⅰ. 타워

Ⅱ. 열차 안에서 만난 여자

Ⅲ. 그림자 아이

Ⅳ. 고립

Ⅴ. 딸의 분노

Ⅵ. 파묘

Ⅶ. 동반자살

Ⅷ. 순환


Ⅰ. 타워


지훈과 수진은 어느 여름 저녁, 짧아진 햇살과 풀벌레 소리 속에서 나란히 캠퍼스 벤치를 걸었다. 그날의 대화는 오리온자리 신화였다. 아르테미스가 사랑했던 오리온을 자신도 모르게 쏘아 죽이고, 그를 하늘의 별로 올려보낸 이야기. 지훈의 목소리는 평소보다 낮고 깊었고, 수진은 그의 어깨에 기대어 속삭였다.

"오빠, 나 오늘… 오빠랑 키스하고 싶어."

두 사람의 입술이 맞닿던 순간, 캠퍼스의 공기조차 숨을 멈춘 듯 고요했다. 하지만 그날의 별빛은 오래 가지 않았다. 수진은 그날 밤, 횡단보도를 건너다 만취 운전자의 차에 치여 짧은 생을 마감했다. 병원으로 가는 구급차 안에서 마지막 숨을 거둔 그녀의 죽음은 지훈의 세계를 완전히 무너뜨렸다.

지훈은 끝없는 후회 속에서 헤맸다.

‘집 앞까지 데려다줬다면 어땠을까.’

‘그날 붙잡았더라면...’

수진의 마지막 메시지를 수십 번 되풀이 읽으며, 그의 심장은 매일 조금씩 부서졌다. 캠퍼스의 모든 공간이 수진의 잔상으로 가득했다. 도서관, 커피숍, 강의실 창문 너머 햇살 한 줄기마저도 그녀의 숨결처럼 느껴졌다. 그는 학교를 떠났고, 세상과 자신을 단절한 채 무기력한 나날 속을 떠돌았다.

밤이 오면 술에 취해 문래동 골목을 걷고, 낮이면 방 안에 웅크려 삶을 거부했다. 꿈속에서도 수진은 나타났지만, 그 모습은 환영인지 악몽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무너지는 무덤, 쏟아지는 흙탕물, 깨져가는 유리창… 지훈의 내면은 폐허였다.

어느 비 오는 밤, 그는 문래동 골목에서 쓰러져 잠이 들었다. 깨어보니 주머니엔 낯선 명함 하나가 있었다. ‘타로 카페 해꿈’, 그리고 ‘승우’라는 이름. 몇 번이나 망설인 끝에 지훈은 카페 문을 열었다. 그곳엔 잔잔한 새소리와 계곡물 소리가 섞인 음악, 조용히 눈을 감은 사람들, 그리고 조용한 한 남자, 승우가 있었다.

지훈은 승우의 안내로 상담실에 앉아 생애 처음 타로 카드를 뽑았다.

컵 5(Five of Cups),

달(The Moon),

심판(Judgement).

승우는 지훈의 상실, 악몽, 그리고 다시 살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담담히 전했다. 지훈은 그 자리에서 몇 달 동안 억눌렀던 눈물을 터트렸다. 그 울음은 끝없는 고통이자, 동시에 작은 회복의 첫걸음이었다.

시간이 조금씩 흘렀다.

절제(Temperance),

펜타클 기사(Knight of Pentacles),

완드 퀸(Queen of Wands)…

새로운 카드들은 지훈의 내면 변화의 흔적이었다. 그는 다시 창문을 열어 하늘을 보기 시작했고, 수진과의 기억을 글로 남기겠다는 생각도 품게 되었다.

몇 달 후, 지훈은 자신의 손으로 쓴 원고를 들고 승우를 찾았다. 승우가 뽑은 카드들은

세계(The World),

컵 9(Nine of Cups),

소드 킹(King of Swords).

상실의 순환을 마감하고 새 삶을 향해 나아갈 시간이라는 뜻이었다.

지훈은 마지막으로 물었다.

“선생님, 지금 수진이 영혼은… 어떤 상태일까요?”

승우는

여사제(The High Priestess),

완드 9(Nine of Wands),

펜타클 10(Ten of Pentacles)을 펼쳤다.

수진은 이제 말 없는 고요 속에서 지훈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영혼은 지훈의 고통을 함께 견디며, 마침내 그 시간의 무게를 내려놓고 평온 속에 머물고 있었다.

가을비가 그치던 날, 지훈은 캠퍼스를 다시 찾았다. 낡은 벤치에 앉아 오래된 노트를 펼쳤다. 그 안에는 치유의 흔적들이 작은 씨앗처럼 새겨져 있었다. 바람은 부드럽게 그의 어깨를 스쳤다. 그리고 지훈은 문득 알게 되었다. 별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가끔 구름에 가려질 뿐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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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타로 세계로의 초대, 타로 소설 ‘타로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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