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소설, 78일간의 운명…2일차

by 해드림 hd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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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요약]

주인공 승주는 직장 내 괴롭힘, 가족과의 단절, 연애 실패, 빚 등으로 인해 하루하루를 무기력하게 견디며 살아가는 30대 초반의 남성이다. 삶에 대한 의욕은 사라졌고, 누구에게도 기대지 못한 채 침묵 속에서 점점 투명해져가는 자신을 느낀다.

어느 날 밤, 승주는 꿈에서 빛나는 날개를 지닌 천사 가브리엘을 만난다. 가브리엘은 “78일 동안 매일 타로카드 한 장대로 살아가면 운명이 바뀔 것”이라며, 마지막 날의 카드가 앞으로 자신의 운명이 될 거라고 예언한다. 이 꿈은 단순한 환상이 아닌, 그의 내면을 뒤흔드는 계시로 다가온다.

다음 날 새벽, 승주는 오래된 타로카드와 세이지, 촛불을 꺼내 정화 의식을 치른 후 78장의 카드를 경건히 셔플하고 하나로 포갠다. 그리고 첫 번째 카드를 뒤집는 순간, 그의 새로운 삶과 치유, 변화의 여정이 시작된다. 이 소설은 78장의 카드가 이끄는 78일간의 자기 변화를 그려나가는 운명의 기록이다.


두 번째 날의 아침은 어제보다 덜 무거웠다.

알람 소리가 울리기도 전에 잠에서 깨어난 승주는 잠시 어두운 천장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창문을 열자, 밤새 내리던 겨울비는 멎었고, 빗방울이 남긴 흔적들이 유리창과 거리 곳곳에 투명하게 남아 있었다. 회색빛으로 흐린 하늘은 여전히 무거웠어도, 그 사이로 가느다란 햇살 한 줄기가 조심스럽게 모습을 드러내며 방 안 깊숙이 스며들었다. 찬 기운 속에서도 햇살은 부드럽고 따뜻해서, 승주는 마음이 조금 누그러지는 것을 느꼈다. 밤의 습기와 우울이 아직 완전히 걷히건 아니지만, 햇살은 새로운 하루가 어딘가 시작되고 있다는 신호처럼 다가왔다.

책상에는 어제 셔플된 타로카드 더미가 신령하게 쌓여 있었다.

승우는 긴장을 풀기 위해 천천히 숨을 들이쉬고는, 두 번째 카드를 뒤집었다.

“컵 3(Three of Cups)”

세 명의 여인이 잔을 높이 들고 축배를 나누는 그림.

밝고 따뜻한 그림은 지금의 승우와는 거리가 멀었다.

‘기쁨? 축하? 내가?’

승주는 쓴웃음을 지었지만, 카드에서 시선을 뗄 수는 없었다.

오랜만이었다. 언젠가 사람들과 함께 웃었던 기억이 실루엣처럼 떠올랐다.

하지만 누군가와 술잔을 부딪친 순간조차 아득해서 언제 어느 때인지 가물거릴 뿐이었다.

문득, 휴대폰 알림이 떴다.

차마 탈퇴하지 못한 채 눈팅만 하며 머물러 있던 고등학교 동창회 단톡방이었다.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 오늘 저녁 7시 강남에서!”

평소 같았으면 무시한 채 지워 버렸을 메시지. 하지만 이상하게 손가락이 멈췄다.

승우는 멍하니 그 메시지를 바라보다가, 짧게 한 마디를 적었다.

“나도 갈게.”

강남역 근처의 이자카야는 소란스러웠다.

“야, 너 진짜 오랜만이다! 안 나올 줄 알았는데.”

“살 좀 빠졌네? 얼굴이 좀 지쳐 보인다.”

친구들의 건조한 안부를 들으면서 승주는 계속 불편한 마음이었다.

말을 섞으며 웃고는 있어도, 속으로는 벽 하나를 세운 듯한 감각이랄까.

다들 잘 살아가는 듯 보였는데, 승주는 여전히 바닥을 기고 있는 느낌이었다.

소주잔을 들다가 순간 승주가 눈을 마주친 사람이 있었다.

“승주야. 너, 요즘 힘들지?”

외로운 심장을 쓰다듬는 피아노 선율 같은 목소리였다.

지수였다. 고등학교 시절, 타로 심리 동아리에서 함께 공부하며 유일하게 마음을 나눴던 친구지만 대학 진학 후 자연스럽게 멀어진 사이였다. 지수는 여전히 차분한 눈빛을 지니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어?”

“넌 원래 힘들 땐 표정이 무미건조해!”

자신의 마음을 정확하게 읽어 준 지수의 한마디가 마음을 흔들었다.

감정의 방어가 무너졌다기보다는 얼어붙어 있던 내면이 조금 풀렸다는 쪽이 더 가까웠다.

오랫동안 잠가 두었던 문이 열리는 소리였다.

그날 밤, 승주는 지수와 단둘이 커피를 마셨다.

지수는 별다른 말 없이 승주의 토로를 들어주었고, 승주는 오래 시간 눌러 담았던 이야기들을 천천히 꺼냈다.

회사 이야기, 빚 이야기, 부모 이야기, 삶의 무력감과 그 새벽의 꿈까지.

“그런 꿈이라면… 그냥 지나치지 마.

어쩌면 진짜로 너한테 필요한 메시지일지도 몰라.”

지수의 말은 단순한 위로가 아니었다.

그건 승주가 아주 오랫동안 듣고 싶었던, 인정과 이해의 말이었다.

밤늦게 돌아오는 길, 승주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도시의 불빛 속에서도 별 몇 개가 흐릿하게 보였다.

“컵 3이 지수와 만나게 한 걸까.

아니면, 오늘 이 만남으로 컵 3을 내가 이해하게 된 걸까.”

삶은 여전히 무겁고 어둡지만,

오늘 하루만큼은 잔 하나를 들고 축배를 들어도 될 것 같았다.

작은 기쁨과 따뜻한 기억을 위해,

그리고 내일은 조금 덜 두려워하기 위해….

컵 3은 축하의 카드지만, 승주에겐 그보다 먼저 감정의 회복을 알리는 신호였다.

여전히 부족하고 아프더라도, 이제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조금은 믿어보기로 한 것이다.


� 컵 3 주요 키워드

우정과 재회

감정적 나눔과 회복

축하와 긍정적 관계

함께 기뻐할 만한 사건이나 만남

감정적 연결성 회복


심리와 치유의 신비한 타로 세계, 타로 소설 ‘타로의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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