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해드림 hd books Nov 24. 2025
윤문칠 저
면수 152쪽 | 사이즈 140*205| ISBN 979-11-5634-659-3| 03810
| 값 12,000원 | 2025년 11월 15일 출간 | 문학 | 에세이 |
문의
임영숙(편집부) 02)2612-5552
책 소개
윤문칠 작가(사단법인 여수수필문학회 이사장)의 미니 수필집 『麗여니水수니 재미있는 황금 거북 이야기』는 여수의 바다와 섬에 숨은 전설, 자연의 표정, 그리고 사람들의 시간 위에 포개진 ‘거북의 기억’을 한 권에 담아낸 독특한 에세이집이다. 저자는 여수를 “바다가 쓴 시(詩)이자 시간의 박물관”이라고 부르며, 향일암에서 백도, 거문도, 금오도에 이르기까지 한반도 남해안을 수놓은 섬들을 이야기의 결로 엮어낸다. 바위에 새겨진 지질의 흔적, 파도에 씻긴 전설, 오래된 뱃노래 같은 이야기가 저자의 언어를 통과하며 ‘황금 거북’이라는 상징으로 다시 태어난다.
각 장에 배치된 짧은 시편과 이야기들은 단순한 관광 자원의 소개가 아니라, 변화와 상실을 겪어온 지역의 깊은 숨을 기록하는 문학적 아카이브다.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가 남은 사도, 산업화 속에서 사라진 구암마을의 풍경, 별빛과 바람의 설화가 살아 있는 조발도와 백야도 등은 이 책 안에서 ‘보이지 않는 역사의 기억’으로 되살아난다. 윤문칠은 섬과 바다, 인물과 전설, 지질과 생태를 고루 아우르며 여수를 입체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제시한다. 그 과정에서 여수는 더 이상 관광의 배경이 아니라, 살아 있는 숨결과 상처, 복원과 희망을 품은 하나의 서사적 존재가 된다.
이 수필집의 가장 큰 미덕은, 여수의 이야기를 단순한 향토적 정서나 감상에 머무르지 않고, 시대의 변화 속에서 흔들린 삶과 지형의 기억까지 묵묵히 기록해낸다는 점이다. 작가는 ‘황금 거북’이라는 상징을 통해 자연의 축복과 전설의 빛뿐 아니라, 잊혀가는 사람들, 사라진 마을, 변모하는 바다의 목소리까지 함께 담아낸다. 바다의 곡선, 바위의 결, 섬의 등줄기 같은 풍경 속에서 독자는 여수를 새롭게 읽어내며, 동시에 한 도시가 품어온 오래된 영혼에 깊은 울림을 느끼게 된다. 『麗여니水수니 재미있는 황금 거북 이야기』는 여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고향의 심장을 다시 듣게 하는 책이며, 여수를 처음 만나는 이들에게는 아름다움과 역사의 결을 함께 보여주는 따뜻한 안내서다.
저자 소개
전남 여수에서 태어나 여수고등학교, 조선대학교 사범대학, 전남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쳤다.
여수개도중학교에서 수학 교사 생활을 시작으로, 여수 여자중학교, 여수고등학교, 여수 여자고등학교, 여수 부영여고, 여수 여남고등학교 등에서 재직하였고, 여천고등학교 근무 시절 모범 공무원 국무총리상(1999년)을 수상하였으며, 여천중학교와 여수고등학교 교감을 거쳐 화양고등학교, 여수고등학교, 충덕중학교의 교장을 역임했다.
교육계 한길을 걸어오다 2010년 전라남도 민선 교육의원에 당선되어 9대 전라남도의회 교육의원으로, 10대 전라남도의회 의원으로 활동하였을 뿐만 아니라, 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여수시 인사자문위원, 여수문화원 자문위원, 전라남도의회 여순사건 특별위원장 등 다양한 활동을 했다.
2008년 현대문예와 2009년 한국수필에 등단하였으며, 2011년 신인문학상, 대한민국 신지식경영대상, 성공자치경영대상, 신인수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대문예동부작가회, 동부 수필, 한국수필작가회 회원, 사단법인 ‘모정의 뱃길 마도로스길 보존회’ 이사장, 사단법인 여수수필문학회 이사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저서로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이』, 『 칼럼 윤문칠』, 『여니와 수니의 느낌표』 등이 있다.
차례
작가의 말 04
Prologue
들어가며 10
_아름다운 미항 살아 있는 도시, 麗水 지리산 경호강 거북 수석 14
麗水 거북선 축제 20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 26
麗니 水니
재미있는 여수 열두 황금거북 이야기
1월 정월-돌산 향일암 황금거북 이야기 34
2월 모세의 기적-사도(沙島)의 거북바위 이야기 41
3월-돌산 금오산(金鰲山) 거북 이야기 56
4월-거북이 머무는 백도 62
5월 거북이 머문 자리 신풍 구암바위 이야기 70
6월-조발도에 내려앉은 거북의 등 77
7월-거문고 별 아래 거북이 머무는 섬 84
_거문고 별자리를 품은 섬
8월-거문도 거북 축제 이야기 91
9월-금오도(金鰲島) 황금거북 이야기 99
10월-자산 금거북 이야기 107
11월-오동도에 내려앉은 약속 거북 이야기 114
12월-삼일면 낙포 제석산 섣달 거북등 이야기 120
부록
조선의 거북선 130
거북선의 ‘한국 노’를 아십니까? 137
구국의 성지, 선소에 거북선을 띄우자! 143
麗니 水니 작가 이야기 148
출판사 서평
윤문칠 작가, 여수를 스토리텔링 하다
여수의 바다에 내려앉은 열두 마리 황금거북
–전설과 역사, 풍경을 잇는 여수 이야기 지도
1. 여수를 다시 부르는 한 권의 지도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
남녘 사람들 입에서 농담처럼 흘러나오던 이 한마디가, 윤문칠 작가 미니 수필집 『麗여니水수니 재미있는 황금 거북 이야기』(해드림출판사) 안에서는 한 도시의 역사와 상처, 풍요와 몰락, 그리고 다시 일어서는 기억의 언어로 다시 태어난다. 이 책은 단순한 지역 에세이가 아니라, 거북의 형상을 따라 여수 바다와 섬, 사람들의 삶을 한 바퀴 돌아보게 하는 작은 ‘기억의 지도’다.
윤문칠 작가는 여수를 “아름다운 미항이자 살아 있는 전설의 도시”라고 부른다. 전라좌수영의 본영, 이순신 장군이 거북선을 건조하고 출정 기지로 삼았던 구국의 성지라는 역사적 정의에 머물지 않고, 섬과 바다, 바람 속에 스며 있는 사람들의 설화와 삶의 이야기를 함께 불러낸다. 향일암의 새해 해돋이, 사도의 모세의 기적, 백도의 기암괴석과 전설, 구암마을의 사라진 갯벌과 단오제, 조발도에 전해지는 ‘거북이 선장을 살려준 이야기’, 별빛과 거문고 전설을 품은 백야도, 영국 함대의 그림자와 갈치 떼가 함께 출렁이던 거문도, 황금거북 설화가 깃든 금오도, 이순신 동상이 서 있는 자산공원, 동백과 약속의 이야기를 품은 오동도, 그리고 산업화의 파도 속에서 마을이 통째로 사라진 낙포와 제석산까지.
작가는 이 모든 장소를 ‘열두 마리 황금 거북’이라는 상징으로 엮어, 1월부터 12월까지 여수의 한 해를 따라 걷는 독특한 12월령 구조로 펼쳐 보인다.
2. 거북의 등에서 발견하는 시간의 얼굴
이 책의 첫 문은 지리산 경호강의 거북 수석 이야기로 열리지만, 결국 향하고 있는 방향은 늘 여수다. 강물에 깎이고 닳아 만들어진 거북형 수석은 “억겁의 세월을 견디며 묵묵히 시간을 품어온 존재”로 그려지고, 이어지는 여수의 황금 거북 이야기들은 모두 이 원형과 맞닿아 있다. 거센 파도와 산업화, 전쟁과 가난, 밀수와 개발의 그늘을 지나온 여수의 섬과 마을들은, 작가의 글 속에서 ‘거북의 등에 올라탄 이야기’처럼 차분하게 돌아온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거북은 단순한 길상(吉祥)의 상징이 아니다. 재물과 장수, 명당의 기운을 품은 상징이면서도, 동시에 역사와 상처, 책임과 기억을 떠안은 존재다. 바닷길이 열리고, 섬과 섬이 다리로 이어지는 지금 이 시대에, “우리가 무엇을 잃어왔고 무엇을 지켜야 하는가”를 묻는 질문의 형상에 가깝다.
3. 기록과 서정 사이를 걷는 문장
윤문칠 작가의 문장은 기록과 서정을 오가며, 여수라는 공간을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난중일기의 일부를 정확한 날짜와 함께 인용해 사도와 이순신 장군의 행로를 복원하는 순간에는 꼼꼼한 기록자의 얼굴을 하고, 국동 포구 새벽 경매장과 밀수의 암흑기를 그릴 때에는 르포에 가까운 생생한 장면을 보여준다. 그러다가도 구암마을 단오날, 평평한 바위 위에 누워 별을 보던 사람들의 여름밤을 떠올리는 대목에서는, 잃어버린 풍경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서정적인 시구처럼 흘러나온다.
곳곳에 배치된 짧은 시편들–경호강 거북석, 향일암 거북이, 신비의 섬 사도, 백도의 거북, 조발도에 내리는 빛, 백야도의 별, 거문도, 황금 거북의 섬, 자산, 오동도의 약속, 제석산에 부는 바람–은 각 장의 정서를 응축하는 작은 노래처럼 기능한다. 에세이를 읽고 난 뒤 마지막 페이지를 덮을 즈음, 독자는 자연스럽게 한 편의 시를 되뇌듯 장소와 감정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4. 관광지가 아닌 ‘기억의 도시’
이 책의 또 다른 미덕은, 여수를 단지 ‘관광도시’로 소비하지 않는 태도에 있다. 작가는 세계박람회, 거북선 축제, 드론 라이트 쇼, 해상 케이블카와 연륙교 등 현대적 풍경과 함께, 그 아래에서 서서히 사라진 것들—밀수와 공업단지 조성으로 변한 항구, 산업화로 떠나야 했던 마을들, 감축된 어선과 흔들리는 어민들의 삶—을 함께 기록한다.
“여수에 가서 돈 자랑하지 말라”는 말은, 더 이상 ‘돈이 넘쳐 흐르던 도시’라는 근거 없는 풍문이 아니라, 풍요와 몰락을 함께 겪어낸 도시가 스스로 건너온 역사적 교훈으로 다시 읽힌다. 풍요의 전설 뒤에 가려진 사람들의 눈물과 이제는 되돌릴 수 없는 풍경의 상실을 가만히 드러내는 대목에서, 이 책은 단순한 지역 소개서가 아니라 ‘한 도시의 양심 기록’에 가까운 깊이를 드러낸다.
5. 여수의 전설과 웃음을 함께 담은 이야기들
그럼에도 『麗여니水수니 재미있는 황금 거북 이야기』는 무겁지 않다. 여니와 수니, 여수 바다를 지키는 플랑크톤 캐릭터에서 빌려온 이름처럼, 책은 곳곳에서 ‘재미’와 ‘호기심’을 잊지 않는다. 사도의 공룡 발자국과 ‘바위섬 일곱 남매’, ‘시끌벅적 공룡 마을’이라는 상상, 조발도 굴속에 산다는 ‘금거북’ 전설, 칠석날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하늘로 헤엄쳐 올라갔다는 백야도의 거북 별자리 이야기…
이야기는 언제나 한 번 더 웃고 상상하게 만들고, 아이와 함께 읽어도 좋을 만큼 따뜻하다. 그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는 지질학, 생태, 해양사, 지역사 이야기는 독자로 하여금 ‘읽다 보니 공부가 되고, 공부하다 보니 더 사랑하게 되는 여수’를 경험하게 한다.
6. 여수를 사랑하는 모든 이에게 건네는 작은 황금 거북 한 마리
『麗여니水수니 재미있는 황금 거북 이야기』는 여수를 사랑하는 이들에게는 고향의 얼굴을 다시 한 번 발견하게 해주는 책이고, 여수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한 도시와 다도해의 깊이를 처음으로 만나는 친절한 초대장이다. 여수 여행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 한 권을 ‘마음속 지도로’ 품고 향일암, 사도, 백도, 거문도, 금오도를 차례로 찾아가 볼 수 있을 것이고, 먼 도시에서 삶에 지친 독자라면 바다와 바위, 바람과 거북이 전하는 오래된 시간 속에서 조용한 위로와 휴식을 얻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책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뒷모습이 더 아름답다”는 작가의 믿음을 그대로 담고 있다. 섬의 능선에 숨어 있는 거북의 등, 산업화로 지워진 마을의 이름들, 파도 소리에 섞여 이제는 잘 들리지 않는 뱃노래까지, 윤문칠은 여수의 ‘겉모습’이 아니라 그 뒤에 숨은 이야기를 끈질기게 바라본다.
책장을 덮고 나면, 우리는 어느새 알게 된다. 황금 거북이 지키고 있던 것은 재물이나 명당만이 아니라, 잊혀가는 사람들의 삶과 도시의 영혼이었음을. 이 미니 수필집이, 여수와 다도해를 사랑하는 모든 독자에게 오래도록 곁에 두고 펼쳐보고 싶은 ‘작은 황금 거북 한 마리’처럼 남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