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 소설, 로또 1202회 1등 당첨번호…10년 번호

타로 소설, 로또 1202회 1등 당첨번호…10년의 번호

by 해드림 hd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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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의 번호, 타로와 로또가 지켜낸 약속


구로구 재개발 구역 사이로 난 길은

올해도 몇 번째 공사가 중단된 채 멈춰 있었다.

바람은 먼지를 태워 골목을 따라 흩어졌고,

철근 사이로 보이지 않는 그늘이 눌러앉았다.

만수는 그 길을 매주 토요일마다 걸었다.

천천히, 한 걸음을 밀듯 내디디며.

마치 오래된 시간을 등에 지고 움직이는 사람처럼.

편의점 앞에 도착하면,

유통기한이 거의 다 된 삼각김밥과 음료가 쌓여 있는 진열대보다

만수가 먼저 바라보는 것은 딱 하나였다.

로또 판매기.

빨간 불빛이 숨처럼 깜빡였다.


� 1. 은둔자 The Hermit


“또… 같은 번호세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유진은

진짜 궁금하다는 듯 눈썹을 올렸다.

만수는 다 아는 질문이지만,

늘 새롭게 듣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 하네.”

목소리는 낮고 짧았지만,

마치 오래 된 우물이 말하는 듯한 울림이 있었다.

유진은 웃으며 계산을 도와줬다.

“아저씨가 이렇게 고집 센 건 처음 봐요.

이거… 가족이랑 무슨 내기라도 한 거예요?”

“내기라…”

만수는 그것을 ‘내기’라고 부를 수 없었다.

내기엔 누군가 꼭 이겨야 하고, 누군가는 져야 하니까.

이건 함께 이기기 위한 약속이었다.

설령 실패해도… 함께 실패하는 약속이었다.

만수는 지하철 플랫폼의 오래된 냄새를 떠올렸다.

철로 아래에서 올라오는 먼 냄새,

차가운 손잡이에서 묻어나는 금속의 냄새.

그곳에서 해진이 말했다.

“우리가 이 숫자를 함께 사는 동안…

둘 다 같은 미래를 꿈꾸는 거죠.”

당시 만수는 젊었고,

돈도 없었고,

하지만 누군가와 같은 미래를 꿈꾸고 있다는 사실이

그 어떤 부유함보다 더 빛났다.

그날 만수는 처음으로

살아 있다는 기분을 제대로 느꼈다.

그 기분을 지금까지 품고 살아왔다.

혼자 남겨진 뒤에도.

혼자인 줄 알면서도.


� 2. 컵 9 Nine of Cups


식당 주인 민자는

만수가 들어오는 걸 보면 꼭 말하곤 했다.

“만수 씨, 혼자 먹는 밥이 왜 이렇게 품위 있어?

뭔가 귀족처럼 먹네.”

만수는 웃지 않았다.

그냥 조용히 밥을 씹으며 창밖을 봤다.

사람들은 혼자 밥 먹는 사람을 불쌍하게 보지만

만수에게 혼자라는 사실은

상처가 아니라 증거였다.

함께 밥을 먹었던 사람이 있었고,

지금도 기억 속에서 여전히 함께 먹고 있기 때문에

혼자 먹는 밥이…

사실은 둘이 먹는 밥이었다.

민자가 말했다.

“당첨되면 뭐하실 건데요? 여행 가요?”

만수는 멈칫했다.

해진이 늘 말하던 여행지,

노던 라이트, 눈 덮인 길, 작은 목조 주택들…

순간, 눈앞에 펼쳐졌다가 사라졌다.

“당첨되면…

갈 사람이 생기겠지. 함께 갈 사람이.”

민자는 사람 좋게 웃었다.

“어머, 또 누굴 만나려고? 인연 생길 거예요.”

만수는 말하지 않았다.

이미 만난 적이 있고,

지금도 떠나지 않은 인연이라고.

말해도 사람들은 믿지 못할 테니까.

믿으려고 하지도 않을 테니까.

컵 9처럼,

만수의 행복은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게 아니었고

자신만의 안쪽에 담아 놓은 음료였다.

작지만, 깊고, 사적인 기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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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펜타클 4 Four of Pentacles


봄이 지나고 여름이 와도

만수는 숫자를 바꾸지 않았다.

가을이 와도 겨울이 와도

변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웃었다.

“아니, 10년이면 바꿔야지.

운이 그렇게까지 고집 있진 않아요.”

만수는 고개를 저었다.

운은 고집이 없지만

사랑은 고집을 갖고 있었다.

사랑은 쉽게 열어주지 않고,

쉽게 버리지 않으며,

쉽게 바꾸지 않는다.

그건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놓지 않기 위해 가만히 손을 얹어 주는 것이다.

유진이 말했다.

“아저씨, 이거 집착이에요. 집착은 나쁜 거라구요.”

만수는 아주 작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집착이 아니야.

돌아갈 길을 남겨두는 거지.”

해진의 마지막 메시지가 떠올랐다.

‘당신은 남아 있어야 해요.

내가 돌아갈 자리를 지켜줘요.’

그 말을 지키기 위해

만수는 숫자를 지켰다.

숫자가 아니라

자리였기 때문에.

사람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자리였기 때문에.


� 4. The World – 마지막 순환


당첨번호 발표 방송이 끝나고도

만수는 한동안 가만히 앉아 있었다.

종이 위 숫자는 고요히 빛났다.

3, 12, 22, 27, 41, 44.

만수는 영수증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잠시 눈을 감았다.

마치 길고 길었던 겨울이 끝난 끝자락에

햇빛이 처음 얼굴을 비춘 듯한 느낌이었다.

라디오 소리가 멀어지고

뇌리 속으로 잔잔한 바람이 불어왔다.

해진의 웃음소리.

따뜻한 손.

‘같이 늙어 죽자’던 그 목소리.

그 목소리가

‘이제 됐어요.’

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다음 날 아침, 유진이 찾아왔을 때

창문은 환하게 열려 있었다.

만수는 조용히 잠들어 있었고

탁자 위에는 로또 영수증과 함께

작은 종이 쪽지 한 장이 놓여 있었다.

‘고맙습니다.

당신 덕분에… 끝까지 약속을 지켰습니다.’

유진은 눈을 감고 종이를 쥐었다.

그 순간,

창밖에서 바람이 불었다.

아무 일 없었던 듯,

그러나 모든 게 끝난 듯.

그리하여 만수의 삶은

마침내 완전한 원(循環)을 이루었다.

이제 멈춘 것이 아니라

온전히 닿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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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로 카드 상징 해석]


� 1. The Hermit (은둔자)

홀로 걸어가는 내적 여행, 소중한 진리를 지키는 자를 상징한다.

외로운 것이 아니라 고요한 길을 선택하는 상태.

만수에게는 ‘사랑과 약속을 지키는 은둔자의 빛’이었다.


� 2. Nine of Cups (컵 9)

남이 이해하지 못해도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행복.

작고 조용한 기쁨이 가장 오래 남는다는 메시지.

만수에게는 기다림 자체가 ‘완벽한 행복’이었다.


� 3. Four of Pentacles (펜타클 4)

움켜쥐는 것이 아니라 ‘놓지 않기 위한 보호’를 의미한다.

지키고 싶은 것에 대한 집념, 하지만 그 집착이 마음을 살린다.

만수에게는 ‘사랑하는 사람의 자리’를 지키는 행위였다.


� 4. The World (월드)

한국적 ‘순환’, 다시 시작되는 완성의 끝을 상징한다.

종착이 아니라, 약속을 완성하고 평온이 찾아오는 상태.

만수에게는 마지막 회차에서 사랑을 완성해내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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