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글쓰기…수필쓰기 핵심, 소재 발굴의 착안

by 해드림 hd books

김훈 소설가의 어느 문학 강연에서 수강자가 글을 쓸 때 무엇을 주의해야 하느냐고 하자 “하나 마나한 옳은 소리는 가치가 없다.”고 하더란다. 필자는 그 말에 크게 공감한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무언가 신선한 느낌과 기발한 쾌감, 그리고 발랄한 재치와 묵직한 감동을 주어야지 그야말로 헌 레코드판 틀 듯한 표현, 공자 왈 맹자 왈 읊듯이 한 옳은 소리,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식상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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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공을 들인 소재 발굴 이야기다.

이웃에 화물선을 부리는 선주(船主)가 있었는데 그의 집 앞에는 늘 돌이 수북이 쌓여있어 물었다.

"이 돌은 현무암 같은데 어디에 쓰려고 하는가요?"

“그냥 가져다 둔 겁니다.”

대답이 싱거웠다. 한데 보충 설명을 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단서를 찾아냈다. 자기는 여수에서 생산된 연탄을 싣고 제주도를 왕래하며 장사를 하는데, 물건을 싣고 가서 돌아올 때 젓갈이나 그밖에 다른 화물을 실어온다는 것이다. 만약 그게 없으면 대신 돌이라도 얹어서 돌아온다고 하였다. 배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라고 했다. ‘아하, 그렇구나.’ 그때서야 느낌이 왔다.


이는 필자의 작품 ‘평형수’의 일부이다.

세월호 사건으로 ‘선박평형수(ballast water)’에 대해서 널리 알려졌지만 이 작품을 발표하던 때만 해도 평형수는 생소한 것이었다. 물이 배의 균형을 맞추는데 없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을 알아내고 작품 속에서 시도한 것이었다.

다음 작품도 마찬가지다.

'에비야'라는 말이 있는데, 얼핏 들으면 흔하고 평범한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은 알고 보면 슬픈 역사가 담겨져 있다. 400여 년 전 정유재란이 일어나면서 우리 백성들은 재침한 왜적으로부터 코와 귀를 도륙 당했다. 풍신수길이 전과를 눈으로 확인하고자 지시한 것을 따른 만행이었다.“ (필자의 작품 이비(耳鼻)에 관한 단상 일부)

어린 시절 왜 아이들의 울음을 그치게 하거나 위험한 것을 못 만지게 할 때 ‘에비야-’했을까를 생각하다가 일본의 이총(耳塚) 안내판에 괄호를 하고 코 비(鼻)자도 함께 병기해 놓았다는 것을 알고는 ‘이비’를 되뇌다가 ‘에비’로 변형된 것을 육감적으로 알아낸 것이다.

이들은 독창적인 시각에 주안점을 둔 소재 발굴의 보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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