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집 제목이 왜 ‘감미로운 연말정산’일까.
현재 전북 익산에서 ‘세림약국’을 경영하는 저자 소현숙은 신축생(辛丑生)인데, 2021년에 신축년이 다시 돌아왔다. 신축년을 새롭게 맞이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왔던 삶을 연말 정산하듯 돌이켜 보았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그리 뽑았다.
소현숙 수필가는 수필집 발간의 소회를 다음과 같이 밝혔다.
“한 해가 지나가는 강물의 하구(河口)에 서서 시간의 여울머리로 거슬러 올라가는 범선 한 척 띄우고 저인망(底引網)을 던져보았습니다. 건져 올린 그물엔 조가비를 비롯하여 부끄럽게도 삶의 폐기물이 그득합니다. 눈을 크게 뜨고 잘 살펴보니 다행히 진주조개도 한 알 보였습니다. 진주의 생성과정은 삶의 고통과 눈물의 응결이었겠지만, 그 신산(辛酸)한 고통은 ‘빛나는 보석을 생성하는 아름다운 꿈’이었기에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진주를 품은 조개껍질에 어려 있는 삶의 문양들을 들여다보며 지금까지 살아온 시간을 되돌아보았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이 넘치는 수필집
소현숙 작가는 박학다식(博學多識)하다. 거기서 끝나면 딱딱한 인상을 주겠지만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그녀이다. 해박하면서도, 재치 있는 유머를 구사하며 생글생글 웃는 모습이 먼저 떠오른다. 예기치 않게 겪게 되는 삶의 난관(難關)에서도 미소와 여유를 잃지 않았던 모습을 기억한다. 그녀는 말했다. 삶에서 겪게 되는 역경은 더 나은 삶을 위하여 영혼을 연단(鍊鍛)시켜주는 고마운 기회요, 신의 섭리라고…
평생 교사로 재직하였던 아버지와 풍부한 독서력을 지녔던 어머니가 조성한 정서를 어릴 때부터 자연스럽게 흡수하며 자란 영향일 것이다. 소현숙 작가에게 평소 느꼈던 성정이 부모님에게 받은 영향이라는 사실은, 이번 수필집 「감미로운 연말정산」 원고를 읽으면서야 알았다.
…어머니는 사춘기 소녀 시절, 향학에 대한 목마름과 외로움을 방대한 분량의 독서로 해갈했다고 말씀하시곤 했다. 아궁이 앞에서 불을 지피며 책을 읽었고, 들에 나가 나물을 뜯으며, 냇가에서 빨래하며, 읽었던 책의 내용을 다시 묵상하곤 했다 한다. 어쩌면 미미하게나마 가지고 있는 나의 지적 호기심과 독서열도 이러한 어머니의 영향을 받았는지 모를 일이다. 대학에서 영문학까지 전공하신 아버지와 대화 수준이 잘 통했다고 하니, 어머니의 독서열을 가히 짐작할 수 있겠다.…(‘어머니의 그리운 옛날의 이야기’ 중에서)
전체 8부로 구성된 「감미로운 연말정산」에서 3부 전체를 독서 소재로 할애한 이유도, 평소 그만큼 책을 가까이 해왔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독서 이외에도 작가는 한문, 꽃, 음악, 언어 등에서 남다른 지식이 있다. 이런 지성적 밑절미가 인문학적 소양이 넘치는 수필집 「감미로운 연말정산」으로 탄생한 것이다.
따듯하고 감미롭고 생경한 지적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수필집 「감미로운 연말정산」은 정서적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독자에게 자신 있게 추천할 수 있는 또 한 권의 수필집을 출간하게 되어, 잔인한 4월에도 마음은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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