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는 알고 쓰면 좋을 글쓰기 12가지 포인트

by 해드림 hd books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세계적인 작가들의 글쓰기 조언’이라는 글을 발견하여 출판사를 운영하며 체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해석을 붙였다.


작가의 삶을 시작하는 사람들은, 재능을 연마하기 전에 뻔뻔함부터 길러야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앵무새 죽이기’와 ‘파수꾼’을 쓴 작가 [하퍼 리]가 한 말이다. 이는 글을 쓰면서 남을 의식하면서 쓰지 말라는 뜻이다. 다른 이를 의식하게 되면 자신의 생각을 온전하게 드러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여기서 ‘표현의 자신감’을 강조하고 싶다. 우리가 쓴 글을 들여다보면 의외로 자신감 없는 문장을 적잖게 발견하게 된다. 물론 문장의 여운을 남기기 위한 의도도 있겠으나, 대부분 이는 자신의 생각이 조심스럽거나 확신이 안 들어 무의식적으로 애매한 표현을 하기 때문이다. 추측이 아닌 자신의 생각을 적을 때는, [~할 수 있다, ~하는 듯하다, ~하지 싶다, ~할 거 같다, ~라고 생각한다]는 등의 불확실한 표현은 자제해야 한다. 자신의 생각이 맞을지 안 맞을지 확신이 다소 안 서더라도 ‘뻔뻔하게’ 내세우는 습관을 가져야 문장이 투명하게 된다.

당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써라. 당신보다 똑똑하고 우수한 작가들은 많다

‘샌드맨’ 시리즈(1989-1996)를 출간한 이후 현대 만화의 창조자로, 그리고 장르를 넘나들며 다양한 연령의 독자층의 저자로 명성을 얻은 [닐 게이먼]의 말이다. 이는 내가 주변 수필가들에게 늘 해주는 말이다.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려면, 나만의 철학과 체험이 있어야 한다. 예컨대, 한파로 꽁꽁 언 한강이 깊은 밤 토해내는 신음을 묘사하기 위해서는 텐트 속에서 한강의 그것을 밤새 들으며 함께 밤을 새는 노력이 있어야 ‘나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오고, ‘나보다 더 우수한 작가들’을 극복할 역량이 생긴다. 누구나 한 번쯤 체험하였을 법한 스토리나 소재는 그만큼 호소력이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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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글을 쓰고 싶다면 많이 읽고 많이 써라


지극히 당연하게 알고 있는 이 말을, 3억 5천만 부가 넘는 호러 소설을 판매한 [스티븐 킹]이 했다는 게 놀랍다. 참으로 기본적인 말인데 많이 읽지도, 많이 쓰지도 않으면서 지금 자신이 쓰고 있는 글이 세상에서 가장 멋지게 탄생하기를 바라는 이들이 있다. 설혹 과작(寡作)을 하더라도 많이 쓰고 많이 읽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자신이 매월 지출하는 도서 구입비가 얼마나 되는지도 떠올려 볼 일이다.

우리나라에는 수만 명의 수필가가 있다. 이들 가운데는 민혜 작가와 같은 빼어난 글쟁이들이 있다. 우리나라 독자가 수필을 멀리하다 보니 이 고수들은 본의 아니게 은둔 작가가 되어 있다. 나는 글을 잘 쓰려면 항상 좋은 수필집을 많이 읽으라고 조언한다. 왜냐하면, 우리가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수필이고, 일상에서 건져 올린 소재들이 어떻게 문학작품인 수필로 승화되는지 수필집을 통해서 배우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글의 미학을 창조하는 은유와 비유, 묘사를 어떻게 활용하는지도 수필집을 통해 깨닫게 된다. 글은 멀리서 나오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마주앉은 사람과 이야기한다고 상상해라. 그리고 그 사람이 지루해 떠나지 않게 해라


설명이 필요 없는 이 말의 주인공은, ‘첫 번째 희생자’ 등 전 세계에서 1억 5천만 부가 넘게 팔렸고, 영미권 최고의 추리소설 상인 에드가 상을 수상하기도 한 [제임스 패터슨]이다.

저자들 원고를 교정하다 보면 문장이 중어부언 늘어져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 모를 때가 있다. 문장도 호흡이다. 따라서 지나치게 긴 문장은 삼가야 하며, 또한 문장에서 쉼표를 파리똥처럼 싸질러놓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일방적인 배설이 아니라, 상대방의 이야기도 차분히 들어주며 대화를 이끌어가듯 리드미컬하게 문장의 장단을 맞춰 글을 쓰는 기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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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확하게 쓰면 독자가 모이고 불명확하게 쓰면 비판적인 평론가만 모인다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알베르 카뮈]는 에세이 ‘시지프의 신화’, 희곡 ‘칼리굴라’, 소설 ‘페스트’ 등을 발표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이다. 이 말은 위에서 첫 번째 설명과도 같다. 지나친 은유를 구사하여 문장을 이끌어가면 자신은 무슨 말인지 알지만 독자는 전혀 이해를 못 하는 경우가 있다. 마치 요즘 독자의 아이큐를 시험하듯 써내려 간 시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독자에게 오랫동안 사랑받는 시들은 대부분 쉬운 시들이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시인들은 시를 쉽게 쓴다. 은유가 지나치면 전달력이 떨어진다. 그만큼 감동도 줄어든다. 평론가도 잘 이해 못하는 글을 쓰는 습관은 버려야 한다. 우스운 일이지만 작품해설이나 평론이 작품보다 더 난해한 경우도 있다.

또한, 자신이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한 낱말을 쓰거나, 낱말 하나를 쓰는 데도 조금이라도 의심이 생기면 반드시 사전을 찾아 검증을 한 후 써야 진정한 프로이다.

짧은 단어를 쓸 수 있을 때, 긴 단어를 쓰지 않는다. 빼도 지장 없는 단어는 반드시 뺀다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에 바탕을 둔 정치우화 ‘동물농장’으로 유명한,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이 한 말이다. 문장에서 불필요한 군잎을 제거하라는 뜻이다. 그렇다고 잎을 모두 떼어낸 채 나목으로 두어서는 안 된다. 특히 주어나 접속사를 지나치게 생략하면 나목이 되고 만다.

원고를 받아보면 불필요하게 한문을 남발하는 글들도 있다. 우리나라에서 한글과 한문은 주종관계이다. 한글 낱말만으로 충분히 뜻을 이해하는데 굳이 한문을 붙일 이유가 없다. 또 어떤 이들은 한문을 써야 할 경우 한문을 앞에 쓰고 한글을 뒤에 쓰기도 한다. 한문 학습서가 아닌 이상, 한문은 어디까지 보조적 수단이다.


글에서 ‘매우’, ‘무척’ 등의 단어만 빼도 좋은 글이 완성된다

내가 글을 쓰며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기도 하다. 아마 이 원고에서도 불필요한 부사, 반복적 부사가 수두룩하지 싶다. 미시시피강을 배경으로 한 일련의 자전적 아동소설. ’톰 소여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 등으로 유명한 천재 작가 [마크 트웨인]은 1800년대 사람이다. 그런데 이때도 이런 부사를 남발하며 글을 쓴 모양이다.

부사는 낱말로 표현하기보다 되도록 ‘묘사’로 표현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무척 아름답다’라고 단정할 것이 아니라 ‘무척 아름다운 정황’을 서술하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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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가 즐거워지려면 쓰는 이가 즐거워야 한다


1991년 어려서부터 관찰해온 개미를 소재로 개미 세계와 인간 세계를 흥미진진하게 묘사한 베스트셀러 ‘개미’로 널리 알려진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 그는 ‘개미’를 120번 가까이 개작을 하였다.

문장의 행간에도 글 쓰는 이의 감정이 들어간다. 상대방이 스마트폰으로 보내온 문자 메시지를 읽다보면 현재 상대방의 기분이 느껴지는 거와 같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 말은 ‘글 쓰는 작업을 즐기라’는 뜻이지, 슬픈 이야기는 쓰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글을 즐기며 쓸 수 있을 때 불편한 감정이 독자에게 전이되는 화를 막는다. 글 쓰는 작업이 여유로운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지나친 감정 개입을 피할 수 있다.

모든 문서의 초안은 끔찍하다. 나는 [무기여 잘 있거라]를 39번 새로 썼다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퇴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말이다. 나는 최종 퇴고를 할 때면 반드시 종이로 출력하여 읽는다. 컴퓨터 화면에서 퇴고하는 것과 출력된 종이로 퇴고하는 데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교정을 볼 때도 마찬가지지만, 컴퓨터 화면으로 아무리 수십 번 퇴고를 해도 종이로 출력해 보면 화면에서 찾지 못한 모순들이 수두룩하게 발견된다. 컴퓨터 화면으로 샅샅이 원고를 뒤져도 발견되지 않던 오탈자가 꼭 책으로 나와서야 '메롱' 하며 제일 먼저 튀어나오는 경우와도 같다. 책이 나오면 이 오탈자부터 먼저 보이는 것이다. 저자가 책을 받자마자 아무 데나 펼쳤는데 바로 거기서 오탈자가 보이면 마치 책 전체가 오탈자로 가득하기라도 한듯 눈앞이 캄캄해진다.

완벽하게 썼다 싶은 원고도 정작 1쇄가 나오면 아쉬운 부분이 있기 마련이다. 아쉬운 부분을 퇴고 하여 2쇄를 찍어도 또 성에 안차는 곳이 보인다. 3~4쇄 정도는 되어야 거의 완전하다 싶을 만큼 되는데 이때는 또 판매가 시들해지는 게 출판이기도 하다.

출간계약조차 마친 상태에서 한정 없이 원고를 붙들고 있는 저자들도 있다. 어느 정도 정리가 되었다 싶으면 과감하게 출판사로 넘겨버려야 출간이 순조롭다.

퇴고할 때나 교정할 때 저자가 원고를 오래 붙들고 있으면 출판사는 지치게 되며, 관심도 떨어지고 어찌어찌 책이 나온다 해도 애정이 반감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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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할 필요가 있는 것인지 물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부분은 삭제하는 게 맞다


여행하고자 하는 욕망, 그 이면의 심리를 다룬 ‘여행의 기술’, 프루스트(Proust)의 삶과 작품을 독창적인 시선으로 풀어낸 ‘프루스트가 우리의 삶을 바꾸는 방법들’을 발표한 [알랭 드 보통]은, 영국보다 프랑스나 그 외 유럽에서 친근한 에세이 작가이다.

[알랭 드 보통]의 이 말이 정확히 이해는 안 되지만, 소재 또는 정황을 서술하거나 묘사할 때 지루할 만큼 늘어트리는 경우를 지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이 또한 퇴고 범주에 들 문제이기도 하다. 예컨대, 원고 20매 분량의 에세이 한 편을 15매 분량으로 줄였을 때 훨씬 뛰어난 글이 되는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나도 처음 수필을 쓸 때 주제와 직접적 연관이 없는 군더더기를 붙여 글을 산만하게 하는 우를 범하곤 하였다.

글쓰기 역량은 독자를 헤아리는 능력이며, 독자를 이해시키는 것이 글쓰기의 전부다


[미셀 투르니에]는 현존하는 프랑스 최고 작가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소설 ‘마왕’으로 공쿠르상을 수상한 그는 아카데미 공쿠르의 종신회원이다.

아무리 훌륭하고 새로운 내용을 전달할지라도 독자를 쉽게 이해시키지 못하면 그것은 저자의 역량 부족이다. 자신의 사유나 사상이나 철학 혹은 지식을 얼마만큼 잘 전달하느냐는 순전히 저자의 능력 문제이기 때문이다.

현대인의 정서나 문화가 변한 이유도 있으나 우리나라 시(詩)가 독자의 외면을 받는 까닭은 시인들 스스로 자초한 면이 있다. 앞서도 언급하였지만, 마치 독자의 아이큐를 시험하듯 난해한 표현들로 가득 찬 시를 독자가 가까이할 리는 없다.

언어 예술인 문학은 즉흥적으로 정서가 전이돼야 감동을 유발할 텐데 도대체 시인이 지금 무얼 말하려는 것일까 하는 고민만 던져주어 독자를 시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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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낱말을 활용하라

한 가지 추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어떤 글이든 품위 있는 낱말을 적절히 활용하라는 것이다. 품위 있는 낱말 하나가 글 전체를 돋보이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낱말을 남발하면 독이 될 뿐이다.

선하고, 묘사적이고, 순화된 낱말 사용은 그 사람의 품위요, 인품이요, 인성이 된다. 일상화된 낱말의 빈약함에서 언어 파괴와 막말의 부작용이 일어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우리 국어사전에는 참으로 부드럽고, 품위 있고, 아름다운 낱말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도 못한 채 깊이 묻혀 있다.

내가 사용하는 블로그에는 사전에서 수년 동안 틈틈이 검색한 고급스러운 우리 낱말이 현재 4,700여 개가 보관되어 있다. 이를 토대로 [국어사전에 숨은 예쁜 낱말]이라는 책을 펴냈다. 국어사전에서 낱말을 검색하다가 멋진 낱말을 만나면 낯설어서 신선하고, 설레고 반갑기 그지없다. 이 낱말 하나가 문장 하나 혹은 글 전체를 품위 있게 해줄 거 같아 자꾸 문장을 지어보게 된다. 문장을 잘 다루는 훈련은 좋은 글을 창작하는 데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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