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L의 시) 사막고슴도치 같은 너에게

by 제이엘 JL

<사막고슴도치 같은 너에게>


-사막고슴도치는 혼자 살며 밤에 활동하고 낮에는 굴속에서 쉰다. 기온이 떨어지면 점점 활동이 줄어들다가 겨울잠을 잔다. 무더운 여름에 더위를 피해 여름잠을 자기도 한다-


사막도 외로운 땅인데 가시투성이 고슴도치라니

상상동물 아니 실존하는 동물이야, 사막고슴도치

널 닮지 않았니? 사는 게 너무 똑같아서 놀랄 거야


추우면 추워서 더우면 더워서 일 년 내내 핑계가 일

여름잠 겨울잠 다 자고 깨어있는 날마저 낮엔 쉬고

너는 언제나 황량한 사막 탓만 잖아

숲에서 태어났으면 이렇게 안 산다고

네가 외로운 게 가시투성이라 그렇

다르게 태어났으면 사랑받고 산다고

하필 사막 하필 고슴도치, 팔자 탓만 주구장창


누구는 뭐 내가 좋아 나로 태어났겠니

불공평한 게임의 법칙 일단 접수한 후

판을 엎을 묘수를 찾든 기적을 바라든

사막에 나무를 심든 뭐라도 해봐야지

먹이든 그늘이든 너 스스로 찾아야지


사람으로 태어나 사막고슴도치로 사는

넌 오늘도 어두운 동굴에 숨어 울

태양이 뜨거워도 세찬 비바람 속에도

동굴 밖 사람들은 나와 맞서 싸운단다

껍질을 부수고 가시를 뽑고 나를 넘어

가혹한 운명 앞에 맨 몸으로 맞선단다


캄캄한 너의 동굴에 깃드는 햇빛 한 줄기

꽉 움켜쥐고 일어나 천천히 걸어 나오렴

살아보기도 전에 끝난 듯 포기 말고

사랑이 닿기 전에 가슴을 닫지 말고


사하라 사막에 있다는 고슴도치 바위

사진을 보다가 문득 이런 편지를 쓴다

우연히 닿았어도 우연만은 아닐 거야


막막한 인생, 사막고슴도치 람아

스스로 가둔 절망에서 그만 나와라


사막에도 샘이 있다

사막에도 별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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