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소녀는 숨을 골랐다. 오십 명의 심장을 쥐고 버스는 달렸다. 밤낮으로 사람들은 타고 내렸다.
심장을 내려놓고 끔뻑 끔뻑 졸았다. 한숨을 쉬기도 했다. 무언가에 몰두하며 시간을 태우기도 했다. 소녀는 숨 가쁘게 달리는 버스의 천장을 보았다.
구석에 숨은 고장 난 전구를 계속해서 깜빡이고. 버스는 쉴 새 없이 어디론가 달리고. 사람들은 숨을 쉬고. 오십 개의 목숨이 어디론가 향했다. 어디로 향하는지 알지 못했다. 다만, 이 시간에는 서로의 얼굴을 알지 못한 채로 육신의 시간을 함께 몸담았다.
하나의 목숨이 되어. 이리저리 눈을 감고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