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든버러 근교 스털링으로

by MARY

에든버러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 에든버러에서 온전히 하루를 보내는 마지막 날이 되었다.

고작 며칠 있었다고 정이 들었는지 여기 꽤 지낸 것 같았고 무엇보다 Dani랑도 더 친해졌는데 벌써 떠날 준비를 해야 했다.

런던은 너무 휙 지나가버린 느낌이라 막연히 다음에 또 오면 되지의 느낌이었는데 에든버러는 떠나기 하루 전날부터 아쉬움이 몰려왔다.


이날도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고 Dani랑 만나기 전 왠지 조금이라도 더 걷고 싶어서 날씨는 어떤지 확인해 봤다. 일기예보에서는 참 애매하게도 비가 곧 올 것이라고 하는데... 이거 나가야 하나 일기예보 들여다보고 창밖을 내다보며 눈싸움하던 차에 날이 맑아지고 있어서 일단 나가보기로 했다.

image.png
image.png

걱정했던 게 무색하게 날씨는 굉장히 좋았다. 에든버러 특유의 시원하며 톡 쏘는 공기를 마시며 웨이벌리 역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다가 전에 에든버러에서 뭘 했더라 생각해 보니 칼튼힐이 있었지!라는 게 이제야 생각이 났다.

갔던 데를 굳이 또 갈 필요는 없지만 어차피 일찍 나왔고 목적지랑도 가까워서 칼튼힐에 살짝 올라보기로 했다.

image.png

언덕인지라 계단도 오르고 오르막길도 오르니 머지않아 칼튼힐 정상에 도착했다.

image.png
image.png

언덕 위에는 19세기 나폴레옹 전쟁에서 전사한 병사들을 추모하기 위해 지어진 기념물을 볼 수 있다.

파스테논 신전을 모티브로 했다고 한다.

image.png

이번에 조사하면서 처음 알았는데 에든버러 올드타운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고 한다.

그 경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칼튼힐이라 에든버러 방문 시 필수적으로 가야 하는 장소라고 한다.

노을이 질 무렵에 왔다면 더 좋았을 텐데... 해가 너무 늦게 져서 그건 좀 무리였다.

언젠가는 노을이 지는 장관을 칼튼힐에서 감상하고 싶다.

image.png

짧은 칼튼힐 구경을 다 마치고 약속장소로 향했다.

image.png

Dani랑 만나서 모닝커피 한잔을 했다. 영국에서는 아이스커피를 찾기 쉽지 않다고 하는데 역시 스타벅스에서는 어렵지 않았다.


이날은 스탈링에 가기로 한 날이다.

에든버러가 사실 작기도 하고 이번엔 2박 이상은 있으니 에든버러를 벗어나 좀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하이랜드를 가고 싶었으나 너무 멀어서 포기하고 Dani 가 추천한 에든버러랑 아주 멀지 않은 스털링에 가보기로 했다. 기차로 대략 1시간 거리로 당일치기로 부담 없이 갔다 올만했다.

그래서 아침부터 기차역에 와서 기다리는데 시간이 남아서 역을 둘러보다 근처를 산책하기로 했다.

image.png

제대로 보이는 에든버러 전경. 곳곳에서 공사 중이라 아주 말끔하지는 않아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image.png

이 날 비를 걱정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날씨가 좋아졌다. 덕분에 아침볕을 맞아 빛나는 초록이들이 너무 예뻤다.

image.png
image.png

우리를 스털링에 데려다줄 기차가 정시에 도착했고 마주 보는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image.png


원래도 궁금한걸 잘 찾아내는 편이긴 한데 특히나 외국에 나가면 주위에 신기한 것투성이다.

wifi를 쓸 수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저 'aye'는 무슨 말이지? 싶어서 Dani 한테 물어봤다.

예측가능하게도 YES라는 의미이고 스코틀랜드 방언이었다. 일상에서 자주 쓰는 말은 아니라고 한다.

이번에는 운 좋게 현지 친구와 함께하는 덕에 이번 궁금증은 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그렇게 또 하나를 배웠다.

image.png
image.png

스털링까지의 여정은 한 시간가량으로 가뿐한 거리였다.

기차 창 밖인데 액자에 들어간 그림 같은 풍경을 보며 Dani와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오니 체감 20-30분 소요된 것 같았다.

image.png
image.png

드디어 스털링에 도착했다. 에든버러에서 한 시간 정도 기차로 온 건데 에든버러랑은 사뭇 다른 분위기였다.

image.png
image.png
image.png


에든버러보다는 뭔가 규모가 작고 좀 아기자기하고 건물도 에든버러의 중세느낌보다 반듯반듯해 보였다.

신기해하며 구경하던 도중에 갑자기 비가 쏟아지며 한기가 몰려들었다.

이대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근처 카페로 쫓기듯 들어왔다.

image.png
image.png

졸지에 들어오게 되었는데 주문하는 곳과 먹는 공간이 분리되어 있는 처음 보는 형태의 카페였다.

커피 마신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커피였다. 게다가 이번엔 레몬케이크도 시켰다.

시럽이 많이 뿌려졌나... 달고 촉촉했던 레몬케이크였다.

image.png

날이 개어서 다시 길을 나섰다. 이번엔 스털링 성으로 향했다.

생각해 보니 이번 에든버러에서는 성투 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크레이그밀러 성에 이어 스털링 성까지 찾아가게 되었다.

image.png
image.png

이 정도일 줄 상상도 못 했지만 성이 꽤 높은 곳에 있었다. 오늘은 많이 걷지 말지고 했는데 역시나 엄청 걸으며 심지어 오르막길까지 오르게 되었다.

image.png
image.png

드디어 저쪽으로 성이 보였다.!

스털링성은 11세기 무렵 지어졌고 스코틀랜드 내에서 가장 웅장한 성이라는 평가를 받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규모는 확실히 크레이그밀러 성 보다 큰 편이었다.

image.png
image.png
image.png

성에서 내려다본 전경은 대부분 묘지였다. 아마 밤에 여기에 있게 된다면 상당히 으스스할 것 같았다.

image.png

실제로 발포되었을지도 모를 대포도 구경하고

image.png

내부에 들어오니 내부도 이렇게나 잘 꾸며져 있었다.


이후 성에서 나와서 스털링 시내를 구경하다가 점심시간이 다 되었는데 주말이었어서 그런지 마땅한 가게를 찾을 수 없어서 다시 에든버러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돌아가는 티켓은 ANY TIME 티켓이라 바로 탈 수 있는 열차를 타고 에든버러로 향했다.

항상 메뉴 고르는 게 고민이었던 우리는 이번에 이탈리안으로 도전해 보았다.

image.png

구글맵에서 즉석 해서 찾은 가게인데 인기가 많은 가게였던지 바 자리에 앉아 대기를 했다.

image.png

기다림 끝에 까르보나라를 받을 수 있었다.

한국에서 하얀 크림소스가 가득한 까르보나라는 많이 먹어봤어도 진짜 이탈리안 까르보나라는 처음 먹어봤다. 아주 꾸덕하고 짭짤하며 고소한 맛의 파스타였다.

다시 먹고 싶어 졌다.

image.png


식사를 마치고 이젠 진짜 쉬고 싶어서 카페를 찾았다.

공간도 넓고 조용해서 마음에 들었는데 또 한 가지 복병으로 핸드폰 신호가 잡히지 않았다.

오래된 건물이면 그럴 수 있다고 하더니만 여기도 오래된 건물이었나 보다.

또 차 한잔 하며 이래저래 수다 떨다 보니 저녁시간이 되었다.

image.png

피곤해서 쉬고는 싶으면서 에든버러에서의 마지막 저녁이라 생각하니 쉽게 발걸음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발견한 기린테마버스. 영국에서 버스는 왜 이렇게 귀여운 게 많은 걸까?

image.png

며칠 안 지냈지만 숙소 주변도 꽤 정이 들었다. 저기 보이는 산도 가깝고 주변도 조용한 이상적인 동네였다.

아직 밝았지만 다음날을 위해 숙소로 들어갔다.

에든버러에서의 일정도 이렇게 끝을 향해 가고 있었다.

토요일 연재
이전 08화에든버러 로컬 여행기 크레이그 밀러 성, 크레몬드 해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