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32)
1. 세일즈포스가 32조 원(277억 달러)을 투입한 슬랙 인수를 최종 마무리지었습니다. '19년 18조 원(157억 달러)에 태블로를 인수한 후 2년 만에 또 하나의 큰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2. 이번 인수로 인해 글로벌 협업툴 시장은 당분간 세일즈포스(슬랙)와 마이크로소프트(팀즈)간의 경쟁구도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3위인 페이스북 워크플레이스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아직 낮습니다.)
3. 팀즈는 오피스 구독 시 번들로 제공된다는 강점을 바탕으로 코로나 19 팬데믹 전후 빠르게 사용자 규모를 늘려 왔지만, 이제는 세일즈포스와의 긴밀한 협업을 바탕으로 반격이 예상되는 슬랙과 진검승부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4. 업무용 소프트웨어 시장의 눈은 이미 팬데믹 이후에 닿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코로나 19 환경의 최대 수혜기업이었던 줌도 지난주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 파이브나인을 약 17조 원(147억 달러)에 인수 결정하는 등 큰 변화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비대면 환경 속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맛봤던 기업도, 상대적으로 성장이 더뎠던 기업도 코로나 이후의 세계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고자 전사적 차원에서 각자 바삐 움직이고 있습니다.
5. 국내는 매일 확진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고, 미국 역시 델타 변이로 인한 위협이 지속되고 있지만, 코로나 이후의 세계를 그리며 앞서 움직이는 기업들을 보면, 결국 코로나도 끝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영역에서 최고의 입지를 자랑하는 세일즈포스이지만, 30조가 넘는 규모의 인수 결정을 하기까지는 고려해야 하는 위험요인 역시 적지 않았을 것입니다.
6. 실제 시장에서도 슬랙 인수가 다소 무리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지난해 하반기 연고점을 찍던 세일즈포스의 주가는 슬랙 인수 발표 이후 한때 30% 가까이 하락했고, 연초 대비해서도 주가는 S&P500 상승률(+15%) 대비 낮은 +9%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7. 이번 인수 완료 뉴스를 보며, '두려움 가득한 작업실에서,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라는 책을 떠올렸습니다. 세일즈포스의 슬랙 인수가 최고의 한 수였을지, 아니면 지나친 무리수였는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판명될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움에 굴하지 않고 미래를 향해 한 발 내딛고자 하는 마음가짐, 그 어느 때보다 두려움 가득한 코로나 시기에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필요한 자세가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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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Salesforce
참고한 기사
세일즈포스, '슬랙' 인수 완료…MS '팀즈'와 전면전
(블로터, 2021년 7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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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lesforce, July 21,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