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60)
“러시아군의 군사교리는 중앙집중식 지휘 통제에 의존하는 반면, 임무형(mission-style) 지휘 통제는 그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등병부터 장군에 이르기까지 군인 개인의 주도권에 의지한다. 이들은 임무를 이해하는 것만이 아니라 임무 달성을 위해 혼란스럽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전투 현장의 긴급 상황에 주도적으로 적응해야 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이후에 러시아군이 현대화된 것은 사실이지만, 러시아군은 나토의 상징과 같은–그리고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사용 중인–이런 분권적인 임무형 지휘 통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자고로드니우크는 "러시아군은 병사들에게 권한을 부여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그들은 병사들에게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라고만 말하고, 병력이 B지점에 도달한 후에야 그다음으로 이동할 지점을 알려준다. 사병들에게 부여하는 임무의 이유를 이야기해주는 일은 거의 없다. 이런 중앙집중식 지휘 통제도 작동할 수 있지만, 그건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될 때만 그렇다.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을 경우 중앙집중식 방법은 무너진다. 아무도 (바뀐 상황에) 적응하지 못하고, 결국 키이우로 가는 길에 정체가 생겨 65km짜리 행렬이 멈춰 서게 되는 것이다."”
“현재 벌어지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적어도 현재까지의 진행을 보면–나폴레옹의 말은 여러 면에서 분명히 맞다. 전날 자고로드니우크와 대화하면서 그와 나는 현재 우크라이나군에게 우위를 가져다준 많은 개혁과 기술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그는 그 모든 요소를 압도하는 하나의 변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 어떤 것보다 중요한 요소는 바로 우리가 싸우는 이유(motivation)다. 우리는 우리의 가족과 국민의 생명, 우리의 집을 지키기 위해 싸운다. 러시아군에게는 그게 없다. 그들은 그걸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다."”
테크, 문화, 정치 이슈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는 뉴스레터 <오터레터>를 발행하는 박상현 님의 글입니다. 최근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관련 분석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은 애틀랜틱 지에 실린 기사를 박상현 님이 번역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군은 수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임무중심 지휘통제 구조’를 갖추고 러시아군에 대항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 가족과 집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동기부여를 바탕으로 싸우고 있습니다.
전쟁의 결과가 어떻게 마무리될 지는 아직 지켜봐야겠으나, 현재까지 기대 이상으로 분투하고 있는 우크라이나인들의 모습을 보면 ‘미션 중심의 조직구조’와 ‘모티베이션’이라는 요소가 얼마나 공동체에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다시금 느낍니다.
전쟁에 관한 글이지만,비즈니스 영역에 적용해도 과연 다를까 싶은 내용입니다. 생각해보면 ‘전략’이란 용어도 군사학에서 차용해온 것이니, 전쟁과 사업의 유사성이 큰 것이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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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 by Duncan Kidd on Unspla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