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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콘텐츠 투자를 줄일까?

세상은 돌고 돌고 돌고 (62)

by 자민

"프로듀서로서, 저는 항상 넷플릭스를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피칭하기 위한 첫 번째 옵션으로 생각합니다. 만약 넷플릭스의 가입자 성장 정체가 프로그램 제작비 삭감 압박으로 이어진다면, 넷플릭스는 과연 혁신적인 TV 콘텐츠와 오스카에 도전할 만한 영화를 만들기 위한 위험을 무릅쓸 수 있을까요?"


1. 넷플릭스의 분기별 유료 가입자 증가세가 전분기 대비 감소세로 돌아서면서 시장에 후폭풍이 불고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주가는 고점 대비 약 70% 하락, 5년 전인 2017년 수준으로 되돌아갔습니다.


2. 기업의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하면 투자자들이 거는 기대치 역시 떨어지게 됩니다.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OTT 시장에서 넷플릭스의 유료 가입자가 현재와 같은 2.2억 명 수준에서 더 이상 크게 확장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 넷플릭스는 현 수준의 주가수익배수(PER)를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이번 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이유입니다.


3. 넷플릭스가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은 성장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정체기를 맞게 된다면, 일반적인 콘텐츠 소비자 입장에서 가장 큰 문제는 업계 전체적으로 '더 창의적이고 우수한 작품'을 만들어내고자 하는 시도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일 것입니다.


4. 그동안의 OTT 시장은 넷플릭스를 필두로 아마존프라임,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 등이 각축을 벌이며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를 집행해오던 시장이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웨이브, 티빙, 왓챠 등이 넷플릭스와 함께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을 만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감행해오고 있습니다. 모두 새롭고 창의적인 시도를 통해 충성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입니다.


5. 축구에 비유하자면 벌떼 공격과 같은 형태의, 다양한 시도를 통해 많은 골장면을 볼 수 있는 축구였다고 할 수 있겠는데요, 만약 넷플릭스부터 뒷문을 걸어 잠그고 내실을 기하는 수비형으로 전환한다면 다른 플레이어들의 전략에도 일부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국내외에 여러 기업들이 존재하느니만큼 그중 일부는 이 기회를 틈타 더욱 공격적인 확장을 추구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6. 소비자 입장에서 본다면, 결국 누가 '기존에는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참신한', '재미와 감동을 주는' 콘텐츠를 제공해주느냐를 볼 것입니다. 플랫폼 자체에 대한 충성도보다는 콘텐츠 자체가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큰 시장이니까요. 대부분의 고객은 더 이상 볼만한 작품이 없다 싶으면 가차 없이 구독을 해지할 수 있습니다.


7. 고객들이 엔데믹 환경 속에서도 도저히 안 보고는 못 배길 것 같아 결국 지갑을 열게 만드는, 구독을 끊지 못하게 하는 그런 콘텐츠를 제공하고자 끊임없이 시도하는 기업들이 앞으로도 계속 존재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참고한 콘텐츠


Netflix’s Stumble Could Be a Warning Sign for Streaming Industry

(The New York Times, April 20, 2022)



*Photo by Venti Views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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