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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now one Feb 24. 2022

오래된 청바지

안입던 오래된 청바지를 꺼냈다.

얼마전 옷장정리를 하며 바지를 모아봤더니, 청바지가 7장이나 나왔다. 진청, 연청, 스키니, 일자, 부츠컷, 찢청 종류는 모두 다르지만 그럼에도 청바지가 7장이라니... 너무 많다. 7장의 청바지를 입어보았다. 어떤 것은 너무 어중간하고, 어떤것은 너무 딱 붙고, 어떤 것은 밑위가 너무 짧고 또 어떤것은 밑위가 너무 길다. 요즘 스타일이 아니다 싶어 버릴까 하다가 다시 모아서 잘 접어 넣었다.


이번주에 친구들을 만났는데, 윤아의 최신 화보를 봤냐면서 옛날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입던 로우 웨이스트가 다시 유행할거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집에와서 다시 넣어뒀던 청바지를 꺼내 입어보았다. 왠지 다시 돌아오는 트렌드에 맞는것 같다. 버리지 않고 넣어둔 나 자신에게 흡족한 마음이 들었다.


청바지는 예전부터 나에게 좋은 아이템이었다. 몸무게가 늘었다가 줄었다가 하는데도 몸을 우겨담으면 우겨담는대로 잘 맞는것 처럼 보여줬다. 잘 안잠길것 같던 바지에 몸을 넣고 배에 힘을주어 잠그면 '오 들어가는데~ 오 힙선 괜찮아보이는데?' 하는 착각을 주며 신나게 꿰어입고 놀러갈 수 있게 해줬다. 바닥을 질질 끌며 입는 것이 유행이었을때는 길거리 먼지를 다 쓸어담으며 입고다녀 바지선이 스스로 끊어지기도 했다. 발목길이가 유행이면 길게 입던 바지와 가위를 가져다가 과감하게 잘라입고 실밥을 주렁주렁 달고 또 입고 다닐수 있었다. 스키니가 유행일 땐 딱 달라붙게 맞춰서 열심히 입다가 어느날 지겨워지면 무릎선에서 뚝 잘라 반바지로 입고 다니기도 했다. 작업복으로 시작된 청바지라는 아이템이 누군가에겐 유행과 패션의 아이템이 된다.


청바지가 7장이나 나왔던 날, 일기장에 그만 사야 할 것 리스트를 만들었다. 청바지가 1번이었고 귀걸이와 핸드백이 뒤에 적혔다. 그런데 오늘 로우웨이스트 청바지를 찾아 입어보고 나니, 한벌 더 사서 돌려입으면 좋겠다 싶은 마음이 들었다. 7장의 청바지에도 만족하지 못하고 다시 쇼핑사이트를 뒤적거렸다. 나의 물욕이란. 오 나의 청바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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