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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멘디쌤 조명국 Sep 06. 2017

백종원을 통해 바라본 우리들이 원하는 선생님

확실한 것을 가르치는 확실한 사람

 최근에 재밌게 본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백종원의 푸드트럭'이라는 프로그램입니다. 푸드트럭을 운영하시는 분들의 경영상의 어려움을 파악하고 외식 전문 사업가 백종원 씨가 조언을 해 주는 프로그램이죠. 이 프로그램의 재미는 기존의 푸드트럭을 운영하시는 분들이 갖고 있는 어려움과 문제를 (때론 적나라하게) 조명하고, 드라마틱하게 해결해 나가는 모습입니다. 저는 이 프로그램을 보면서 그리고 기존의 백종원씨가 진행해온 프로그램을 보면서 '선생님'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의 위기


 사실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 정도가 본 의미일 테지만, 저는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가르쳐주는 사람' + '스승'의 의미를 모두 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스승의 의미는 대략 옳은 사람으로 자라도록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보면 좋겠군요. 스승과 관련해서는 제 어릴 적 일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합니다. 고등학교 시절 수능이 몇 달 남지 않은 시점에 교장선생님은 전교생들을 모으는 전체 조회를 예고했습니다. 당시에 저는 수능에 대한 압박이 컸기에 조금이라도 더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체 조회에서 교장선생님이 하시는 뻔한 말들이 앞으로 에 도움이 될 리가 없다고 보았기 때문에 저를 포함한 몇 명은 그래서 전체 조회를 피해 공부 좀 한다는 아이들만 모아 놓은 공부방에 숨어들었습니다. 거기서 조금이라도 공부를 할 요량이었죠. 그러나 전체 조회가 시작하기 전에 저희의 행동이 발각되었고, 저는 처음으로 담임 선생님께 강한 체벌을 받았습니다. 당시에 저는 창피하기도 하고 어리석게도 억울하기도 하고 여러 가지 심정이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뭐가 그리 서럽던지 눈물이 펑펑 나더군요) 그러나 조금 지나고 보니 담임 선생님의 그 행동은 오히려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저희가 이런 행동을 하고도 아무런 체벌을 받지 않았다면, 아이들 사이에서 위화감이 들었을 것이고, 공부만 좀 잘하면 원칙을 어겨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의식을 갖게 될뻔했기 때문이죠. (우 xx가 떠오르는군요) 그렇게 저는 엄청 맞았고, 다음부터는 그런 행동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요즘에는 체벌 금지, 부모님의 과도한 개입, 업무 과중, 성과 주의 등이 겹쳐서 '스승'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든 것 같습니다. 또한 이전에는 가르치는 입장에서 어느 정도 권리를 보장받았었던 선생님들이 그 지식조차 유명 강사들에게 위협받는 상황으로 인해 권위를 보장받지 못하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죠. (즉, 스승뿐 아니라 가르쳐주는 사람의 입장도 위협받고 있는 셈이죠) 아이들을 위해 만들어진 상담 교사는 물론 그 취지는 좋으나 아이들의 정서적이 어려움은 '상담 교사'에게 위임해버리는 일도 일어났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선생님은 본래의 그 의미대로 역할을 하기 힘든 시점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선생님은 위기를 겪고 있으나 우리들은 아직도 삶에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삶이 너무 불명확하고, 불안하기 때문이죠. 누군가 내가 어떻게 살라고 알려줬으면 좋겠고, 힘들 땐 이렇게 하라고 말해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나 그 역할을 하는 이는 거의 없습니다. 부모님은 나의 상황을 모르시면서 공무원만을 이야기하시고, 선배는 제 갈길 바빠서 만나기도 쉽지 않습니다. 또 자기계발, 먹고살기 바쁜데 언제 이 어색한 선배들을 찾아가겠어요. 그래서 이 불안은 또래의 친구들과 이야기하거나 혼자 서점에 가서 책을 사서 보는 것으로 해결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도 여전히 불안함은 사라지지 않지요. 


 이제 사람들은 불확실한 자아나 미래가 아니라 확실한 것에 눈을 돌리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살아갈지 살아야 할지 모르면 지금 당장의 확실한 것에만 집중하자고 타협합니다. 그것이 저는 '음식'이라고 생각합니다. 바쁘더라도 잊지 말고 매일매일 빼먹지 않고 찾아야 하는 것은 바로 음식입니다. 저는 맛집 열풍이 다양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져서도 있지만, 그 어떤 것도 확실하지 않은 시대에 확실한 것이 '맛'이기 때문에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시간과 에너지가 부족해 탐색하는 노력을 하지 못하고 '제대로 된' 맛을 알려주길 바랍니다. 그러니까 광고 말고, 열심히 찾아갔는데 맛없는 곳 말고 확실한 곳을 알려주길 바라는 것이죠.


 백종원의 3대 천황은 이런 니즈에서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식이 확실한 요식업계의 대부가 고르는 맛집이라면 틀릴 리가 없을 것입니다. 정리하면, 사람들은 불투명한 삶에 확실한 것이라도 충족하고 싶어서 음식에 집중했고, 그 음식에서도 확실한 것을 원해서 권위자의 선택을 알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대로 된 지식을 가르쳐주길 바랬던 것이죠. 

 이런 지식에 대한 욕구는 푸드 트럭으로 넘어갑니다. 여기서는 맛집이 아니라 어떻게 푸드트럭을 어떻게 운영하고 무엇을 팔아야 하는지를 알려줍니다. 여기서는 더 직접적인 그리고 확실한 소재를 다룹니다. '돈'이죠. 

 백종원 씨는 부자입니다. 백종원 거리가 있을 만큼 프랜차이즈가 많고, 거기에서 다 수익을 나누어 받는다면 상상하지 못할 만한 돈을 벌고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가진 노하우가 궁금해집니다. '어떻게' 돈을 버는 거지? 이런 궁금증을 조금씩 사례를 통해 알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백종원의 푸드트럭입니다. 이번 프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음식, 푸드트럭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돈을 버는 법을 알려준다는 데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 여유롭게 학문을 배우고 싶지 않습니다. 이 학문들을 배워서 대학을 가도 직장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이죠. 이전에는 공부를 하면 직장, 직업이 보장되었으나 지금은 그 어떤 것도 보장되지 않습니다. 살아남기가 최대 화두가 된 사람들은 살아남는 것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돈 버는 법'에 대해서 알고 싶어 진 것입니다. 에둘러 공부해서 알고 싶은 게 아니라 빨리 신뢰가 되는 방식으로 배우고 싶은 것입니다.


백종원을 통해 바라본 우리들이 원하는 선생님


 정리하면 우리는 현재 만성 불안 시대에 살고 있고 이 시대에서는 복잡하고 어려운 것이 아니라 '확실한 것'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싶다는 욕구가 커집니다. (여기서는 맛과 돈) 그리고 그 지식은 확실한 사람으로부터 배우고 싶습니다. 그것이 지금의 백종원 열풍을 만들어 냈고 지속되고 있는 이유입니다. (아쉽게도 여기에 스승의 의미는 크게 반영되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올바르게 사는 법이 아닌 '먹고사는 법'이 필요한 시기이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백종원이라는 사람은 존재로서 확실한 소재가 됩니다. '요리 전문가(맛), 사업으로 성공한 사람'이라는 소재입니다. 방송도 이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제목을 쓰고 있죠. 백종원의 3대 천황, 백종원의 푸드트럭입니다. 후자 프로그램의 경우 다른 전문가도 할 수 있을지 모르나, 굳이 백종원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비슷하게는 김생민의 영수증이 있는데, 현재 가장 중요한 소재인 '돈'을 아끼는 법을 돈을 아끼는 것으로 대명사가 된 김생민으로부터 배우고 싶은 것입니다. 돈을 버는 법은 백종원, 돈을 아끼는 법은 김생민으로 대표되며 대중들이 이 프로그램을 소비하고 있습니다.



 정리하면


백종원을 통해 바라본 우리들이 원하는 선생님

1. 현재는 선생님의 위기 시대이며 선생님은 가르치는 사람과 스승의 의미가 있다.

2. 사람들은 불확실한 시대에 확실한 것이라도 충족하고 싶어 졌다.

3. 그 확실한 것을 확실한 사람에게 배우고 싶다. 불안하니까

4. 그게 백종원이라는 사람이며 그는 확실한 소재인 음식과 돈을 갖고 있다.


글 / 멘탈경험디자이너 조명국 (http://blog.naver.com/creby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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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시간 240시간 돌파' '누적 인원 120명'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고, 사람들의 기대에 따라 살려고 해도 너무 많은 능력이 필요한 세상. 우리는 이런 세상 앞에서 불확실하게 선택하고, 노력하지만 결국 실패하고 자존감의 하락을 겪습니다. 세상은 점점 더 우리의 자존감을 시험할 것이고, 자존감에 대해서 이해하고 대비하지 않으면 이 어려운 세상에서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살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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