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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훈 Feb 20. 2017

미안하지만, 당신의 사업계획서를 읽어야 할 의무는 없다

요즘, 사업계획서 강의와 컨설팅을 꾸준하게 하고 있는데, 대부분 잘못 알고 있는 부분이 있어  글을 끄적인다. 보통 정부지원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사업계획서를 열심히 작성한다.


페이지 수는 약 20장 내외.

20장을 뜯어보면, 대부분 글로만.. 작성되어 있기 때문에, 당신이 밤새 작성한 사업계획서는 길어야 5분 이내로 심사가 끝난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놓치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심사위원은 내 사업계획서를 꼼꼼히 읽어볼 것이다!


라고 확신한다는 것이다.




오! 제발.

이 생각만큼은 하지 말았으면 한다. 왜지? 왜??? 왜 심사위원이 당신의 사업계획서를 꼼꼼하게 읽어야 하는 거지? 이 질문에 아무리 답을 해도... 그들이 제대로 읽고 심사를 하는지에 대한 여부는 알 길이 없다. 물론 심사위원분들도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해 심사를 한다. 


물론, 정부지원사업에서의 맹점은 심사위원 개개인마다 심사 성향과 기준이 있기 때문에 100% 객관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심사장에서 만난 심사위원 분들은 최선을 다해 심사를 하셨다.


아무튼.

다시 돌아가서, 만약 당신이 심사위원이라면 아래와 같이 작성된 사업계획서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들겠는가? 


사업계획서의 시장분석 파트 중 일부


위 내용은 혼인건수는 줄어들고 있지만 혼인비용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을 작성한 것인데... 필자는 처음 이 자료를 보자마자 직업병이... OTL.... 다 뜯어고치고 싶었다. 완벽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짧은 시간 심사해야 하는 심사위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다시 표현할 필요가 있어 보였다.


그래서, 아래와 같이 내용을 수정했다.

일단, 박스 안에 있는 글들을 표 안에 깔끔하게 집어넣었고, 뭔가 디자인스럽게 데이터를 수집하여 작성했다. 물론, 데이터에 대한 핵심적인 메시지는 바뀌지 않겠지만, 그래도 데이터에 신뢰를 더해주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심사하는 심사위원을 위한다면, 최소한 소설책처럼은 쓰지 말아야 한다.




정부지원사업에서 사업계획서를 심사하는 시간이 굉장히 짧다. 서면심사 이외에 대면심사는 더더욱 그렇다. 당일날 창업자의 발표를 보면서 5~10분 이내로 심사하는 것이 통상적이기 때문에, 이 역시도 전략을 잘 짜야한다.


심사위원은 이미 내 사업계획서를 읽어보았을 것이다?


오, 제발.

이런 생각은 하지 말아줘요.


절대 절대 절대.

당신의 사업계획서를 보고, 감탄하고, 나이스 한 점수를 주었을 거라고 확신하지 마라. 결과는 하늘에 맡겨라. 다만! 같은 내용이라도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어필하기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라. 이는 사업계획서 이외에 모든 일에 어떤 마음가짐과 열정으로 일을 하는지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되기도 한다. 마지막으로 이 메시지는 꼭 전하고 싶다.



미안하지만, 심사위원은 당신의 사업계획서를 꼼꼼하게 읽어야 할 의무가 없다!




※ 매 심사마다 최선을 다해 심사하시는 심사위원님들의 이야기는 아니오니 오해하지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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