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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훈 Nov 05. 2017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사업 아이템을 심사하면서 느낀 점.


국내에서 손꼽히는 규모의 스타트업 행사인 GIF 심사를 다녀오면서 느낀 점 끄적끄적...


글로벌 창의형 인재 및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한 제3회 글로벌 이노베이터 페스타(GIF)가 3일(금) 11시 30분 개막식을 시작으로, 이틀간 대구 엑스코에서 개최됐다. 나는 지난 금~토일까지 대구 EXCO에서 열린 GIF 스타트업 오디션 프로그램 심사를 위해 부지런히 부산에서 대구로 이동했다. 전체 300~400명 정도의 스타트업이 동시에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 또는 부스 운영을 하고 있었다.


     

거두절미하고, 약 70개 팀을 1~2차에 걸쳐 심사를 하게 되었는데, 우리 스타트업 대표님들을 보면서 안타깝고 아쉬운 점 몇 가지를 적어보면서, 몇 가지 팁을 드리고자 한다.          




[심사]     

1차 심사는 심사위원들이 부스를 돌면서 스타트업의 100초 스피치를 듣고, 20여 초 의 질의응답을 통해 심사를 하게 되었고, 이 부분은 미리 스타트업 대표님들께 전달되었음에도 5분 내지 10분 발표에 익숙한 우리 대표님들은 100초를 생각보다 짜임새 있게 구성하지 못한 것 같다.      


생각해보자.

100초 동안의 발표는 무엇을 요하는가? 정답은 아니지만 나라면 이렇게 스피치 할 것 같다.     


1) 문제점 :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 아이템 본질 : 이런 아이템을 개발 또는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3) 우수성 : 핵심기술에 대한 기술력은 (특허) 보유하고 있으며,

4) 창업자 : 저는 이런 기술(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이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사람입니다.

5) BM : 수익모델은 어쩌고 저쩌고..

6) 성과(수치화) : 지금까지는 이런 성과는 이렇습니다.

7) 전략 : 당사는 이러이러한 목표를 가지고, 어떻게 사업을 전개해나갈 계획입니다.     


 7가지 주제로 한 문장씩만 풀어서 설명했었더라면 전체적인 사업과 방향성을 심사위원들이 이해했을 텐데, 50% 이상은 고객 없는 아이템의 기능과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이라는 이야기만 계속 늘어지게 설명했다. 야속하지만 형평성을 생각하면, 몇 초 더 줄 수는 없는 노릇.     


물론 떨리는 마음은 이해하지만, 이제 아이템을 매력적으로 맛깔나게 소개하는 것도 창업자의 능력이다. 이것도 마케팅의 중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한다.

대략적으로 심사위원님들의 심사 포인트를 분석하면 아래와 같다. 투자유치를 준비하는 스타트업이라면 꼭 한 번 포인트를 기억했으면 한다.          



[심사 포인트]     


1. 누구에게 팔 거냐?

제품 소개 좋다. 뭐가 강점 인지도 알겠다. 그런데 핵심 포인트는 과연 그 제품을 사용하는 사람, 즉 고객이 누구냐?를 많이 묻더라. 아이템을 소개할 땐 반드시 누가 이 제품을 사용할 것인지 되도록 정확한 타깃을 분석해라. (잘못된 예 : 20~30대 여성이 고객인데요! 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등등)     



2. 핵심기술의 원천과 보호

처음부터 끝까지 기술을 이야기하는 스타트업이 있었다. 결국 심사위원은 ‘그렇다면 이 기술의 원천은 무엇이고  어떻게 보호할 것이며, 특허는 어떤 내용으로 냈느냐?’를 묻더라. 기술을 이야기할 땐, 먼저 핵심기술을 팀 내부에서 보유하고 있는지, 특허 보유 여부와 동시에 경쟁사의 카피를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답변을 준비해라.      



3. 비즈니스 모델

발표자가 가장 많은 질문을 받았던 비즈니스 모델은 심사위원 질문 BEST 3 안에 든다. 이 질문은 투자, 정부지원사업, 공모전, 경진대회에서 무조건 나오게 되어있다. 그 이야기는 결국 아무리 좋은 기술로 비즈니스 모델로 연결시키지 못하면 사업이라는 것이 매출로 이어지지 않기 때문인데, 결국 비즈니스 모델 업는 기술력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매력적인 비즈니스 모델이 아닌, 광고나 수수료 이야기만 들고 나왔다.    

 


4. 고객

결국 고객이더라. 처음부터 끝까지 흐트러짐 없이 발표한 스타트업 대표님에게 던져진 질문은  ‘대표님 그러면 앞으로 고객들의 재방문과 재구매율을 높이는 방법이 뭐죠?’였다. 당황하더라. 왜냐면 의외로 이 질문에 매끄럽게 답변하는 스타트업은 흔치 않다. 매일 신규 고객 유치만 생각하기 때문에 한 번 찾아주고 구매한 고객에 대한 감사한은 금방 잊어버린다. (충고 : 한 번 구매한 고객이 또 구매할 거란 생각과 확신은 버려라. 오늘 구매한 고객이 내일 떠나는 건 한 순간이더라!)   

 


5. 마케팅

(기술) 좋아요. 그렇다면 앞으로 마케팅은 어떻게 하실 계획이세요?라고 묻는다면, 당신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오늘 발표한 스타트업 중 30% 는 마케팅 전략에 대해 고민조차 하지 않고 올라왔다. 그 이야기는 마케팅 이전에 고객이 없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핵심 타깃에 대해 질문을 던지면, 30~40대 남성이요. 20~30대 직장인이요.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어떻게 마케팅을 할 거냐 라고 물으면, 매번 나오는 대답은 카페나 블로그, 인스타그램, 카카오스토리 등 다양한 SNS다.     


SNS 마케팅한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에게 실제로 온라인에서 활동을 하고, 어느 정도의 파급력이 있냐고 물으면 좋아요 10개 미만이다.

됐다.

그렇다면 사업계획서에 SNS 마케팅한다고 쓰지 마라. SNS 마케팅에 대해 고민할 시간에 고객이 누구인지, 고객에게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고민해라.

그게 순서다.        

  


6. 복장과 자세

아무래도 심사를 받는 자리기 때문에 복장은 꼭 정장이 아니더라도 말끔해야 예의 아닌가. 처음 등장부터 주머니에 손 찔러 넣고, 짝다리에... OTL... 할 말이 없다. 투자를 받고 싶은가? 처음 무대에 올라서는 순간부터 내려가는 순간까지 모든 것을 평가받는다고 생각해라. 아무리 사업의 성과가 좋다 하더라도 투자는 성과만을 보고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전체의 조화를 맞추었으면 한다.    

 

또 한 가지!

발표할 때, 뒷짐 지고 발표하거나 슬라이드 화면을 계속 쳐다보고 발표하는 습관은 버려라. 쉽지 않겠지만,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면서 커뮤니케이션을 해야 당신의 발표를 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지 않나. ‘진심은 통한다’라는 말이 있다. 눈빛으로 진심을 전해라.    

 


7. 마지막으로

스타트업 대표님들이 모두 잘되셨으면 좋겠다. 나도 스타트업을 했었고, 지금도 ‘스타트업을 돕는 스타트업’이라는 사명감으로 삼훈비즈랩을 이끌고 있다. 모두가 기술 이전에 철학과 미션, 가치와 상생에 대해 깊이 있는 고민을 해봤으면 한다.     




그 아무리 좋은 기술도, 철학이 없다면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또 매출이 있어도 상생이 없다면, 그 또한 훗날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아무쪼록 일주일 동안 나주, 대전, 부산, 대구, 서울 일정을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집에 왔는데, 쉬고 싶지만 우리 스타트업 대표님들에게 하나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끄적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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