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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훈 Jul 11. 2016

본질을 못 보는 스타트업 대표에게.

스타트업을 시작하면, 남 부럽지 않은 것이 딱 하나 있다.


"열정"


그놈의 열정은 식을 줄 모른다.

눈 비비며 밤을 새도 즐겁다.

아침은 늘 희망이라는 녀석과 함께한다.

아마 직장인들은 절대 느껴보지 못할 기분을 매일 느끼게 된다.


필자도 그랬다.

내일이 행복했다.

하루하루 배움이라는 녀석과 함께했고,

떼려야 뗄 수 없는 시행착오라는 녀석과 함께했다.


그런데도 마음 한 구석은 늘 허전했다.

스타트업을 하는 아들 녀석이 언제쯤 잘될까 노심초사 걱정하시는 부모님과 고난과 위기를 함께 견디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는 동료의 얼굴을 볼 때면, 늘 미안하면서도 고마웠다.





그런데 결국 현실이 발목을 잡더라.

요즘에는 스타트업이 대출이 아닌, 정부지원사업으로 초기 자본금을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잘 되어 있다. 하지만 정부지원사업은 순간적인 해결책이 될 뿐, 자생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지는 못하는 듯하다. 물론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성장하는 기업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수두룩 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를 개발하는 것과 경영을 하면서 사업화한다는 것은 레벨이 다르다. 개발이 쉽다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만든 제품(서비스)을 시장에서 판매한다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이며, 고객을 만들고, 충성고객과 단골고객이 서비스 이용료를 내게 끔 하는 것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어려운 일이다.


스타트업이라면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본질에 집중하게 되면, 한 줄기에서 다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그 본질은 대표자 스스로 정할 수 도 있고, 팀원들과 함께 정할 수 도 있다. 정답은 따로 없지만, 무조건 정해야 한다. 기업이 존재하는 이유와 내가 왜 이 제품(서비스)을 개발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왜 지금 개발되어야만 하는지 명료하게 답을 내려야 한다.


그냥 사장놀이가 하고 싶은 거라면 뜯어말리고 싶다. 왜냐면 창업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어렵고 막막하기 때문이다. 그냥 사업자등록증 하나 내고, 개발을 시작하는 거라면 더더욱 말리고 싶다. 가장 빠른 시간 안에 시제품을 만들고, 초기 고객을 정하고 만나는 접점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하지 않으면, 결국 고객이 원하는 제품(서비스)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들고 싶은 제품(서비스)을 만들게 된다.


어쩌면 "열정"하나만으로 시작한 창업은 미로에 갇혀 어디로 가야 할지 방황하게 된다. 회사를 이끌어가는 대표는 늘 전체를 봐야 하며, 항상 희생하며 전진해주는 동료들을 사랑해야 한다. 그리고 동료들의 삶에 행복이라는 녀석을 안겨야 한다. 그래야 리더다. 리더는 그 책임을 떠안아야 한다.


필자는 본질에 집중하는 것이 스타트업에게 꼭 필요한 성공요소라고 확신한다. 가야 하는 길은 A인데, 나도 모르게 B, C로 가고 있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그만 멈추고 A로 돌아가는 것이다. B, C로 가는 이유가 있다고 하더라도 본래 해야 하는 본질에 집중해야 한다. 






다시 돌아가, 개발을 하는 것과 사업화(경영)를 하는 것은 구조가 다르다. 어쩌면 개발은 몇 가지 요소들을 열심히 하면 되지만, 사업화는 자금, 마케팅, 추가 인력 선발, 투자유치 등등해야 할 일들이 산더미다. 거기에 기업의 시스템을 잡는 것은 정말 어렵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본질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필자는 월 단위, 주간 위, 일단위, 시간 단위의 스케줄이 있고, 함께하는 동료들과 그 시간들을 공유한다. 그리고 회사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 내용들을 그 스케줄을 채운다. (물론 가정이 1순위가 되어야 하지만.. 모든 대표들은 일중독인지라... 아니 아니, 빨리 안정화시켜야 하는 핑계로 회사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다.)


스타트업의 본질이라고 해서 앞만 보고 가라는 이야기는 아니다. 본인들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 하고, 그 일들이 고객에게 기쁨을 선사해야 한다. 그래야 고객으로부터 마땅히 제품(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받을 수 있다. 아무쪼록 처음 시작할 때 가졌던 열정이 행복으로 남으려면 본질에 집중하는 수 밖에 없다.






스탠다드차타드 VVIP 모의 창업 프로그램 운영 중에 한 컷.


* 글쓴이 : (주)삼훈비즈랩 대표이사 정명훈 / 청년창업연구소 연구소장

* 이메일 : winstartup@naver.com

* 연락처 : 1661. 28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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