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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재민 Sep 10. 2018

내 아이에게 장애가

뇌에 주름이 없다

이 연재는 선천성 뇌병변 장애아를 둔 부모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 시작한다.

우리 막내는 뇌병변에 의한 1급 장애아이로 진단을 받고 치료 중에 있다. 와이프가 임신 약 5개월쯤 됐을 때 이상 징후를 알아차렸으며 이후 출산 이후 생후 7개월령에 뇌병변 확진을 받고 치료에 돌입 1년 후인 2015년 8월 경 뇌병변에 의한 1급 장애 판정을 받게 됐다.


우리 부부가 늦둥이를 처음 가졌을 때만 해도 기대감이 컸었다. 둘째가 7살이었고 태어났을 무렵 둘째가 초등학교에 입학했으니 큰 터울이 있기는 했지만 이미 아이 두 명을 키워 봤던 경험 등으로 인해 육아에 대한 부담 없이 임신기간을 지냈던 것으로 기억된다.


하지만 임신 8개월에 실시하 정밀초음파 검사에서 아이의 뇌에 이상이 발견됐다며 상급병원에서의 검사를 권유받았고 다음 주 추석 연휴를 코앞에 금요일 아산병원에서 또다시 정밀 초음파 진단을 받았다. 

산부인과에서는 뇌간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소견이었으나 상급병원에서의 검사는 뇌간이 문제가 아니라 뇌 주름이 거의 없다며 이대로 출산을 하면 장애를 앉고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마도 우리가 눈치를 채지 못해서 그랬지 아마도 그 산부인과 교수는 우리에게 아이 중절 수술을 간접적으로 권했는지도 모르겠다. (아이가 앞을 보지 못하거나 듣지 못할 수도 있는 등 큰 장애가 발생할 것이고 태어나더라도 아마 얼마 살지 못하고 조기 사망 가능성도 이야기했다.

우리는 상급병원에서는 정확한 진단으로 치료 방법 같은 것을 들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는데 동내 산부인과보다 더 절망적인 검사 결과에 우리 부부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와이프는 검사 후 곧바로 집으로 향했고 나는 출근을 했다.


그날 밤 가족이 둘러 앉아 기도하자고 이야기는 했지만 이 난국을 어찌 이겨낼 수 있을지 깜깜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출산일이 다가왔다. 아이의 이상으로 자연분만은 어렵다며 다시 아산병원에 입원을 했고 중절 수술로 아이가 태어났다.

아무것도 모르는 분만실 간호사는 보호자인 나에게 "아이 눈코입 손발 모두 정상이죠"라고 확이 시킨 후 총총 신생아실로 아이를 데려갔다.

수술을 한터라 산부인과 입원기간은 일주일 가량으로 길어졌고 와이프가 퇴원을 하는 날 병원과 우리 가족은 실랑이를 벌였다. 아이가 정상이 아니니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병원 측과 현재 겉으로는 아무 문제가 없으니 이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겠다는 우리 가족 간 실랑이였다. 결국 우리 부부의 고집으로 인해 퇴원을 하기로 했으나 병원에서는 아마 이상이 있어 다시 병원에 찾더라도 제대로 된 진찰이나 검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말이 무슨 이야기인지 우리른 몰랐으나 아이가 생후 7개월 여가 됐을 때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알게 됐다.


아이는 겉으로는 일반적인 아기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눈코입 다 있고 큰 소리를 내면 깜짝깜짝 놀라는 것이 듣는데도 이상이 없어 보였다. 가까이 가면 반응을 보이는 눈도 정상으로 보였다. 의사의 검사 결과가 전부 가짜인 것처럼 생각이 들었고 애써 회피하려 했었다.

그리고 100일이 지나고 또 200일이 될 무렵 정기 예방접종과 신생아 정기 검사를 위해 들른 병원에서는 아이가 개월 수에 비해 발달이나 반응이 늦다며 상급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마도 영유아 전문의를 찾아야 할 텐데 대부분의 대학병원은 진료예약을 잡는 것도 몇 개월씩 걸린다고 자신과 친분이 있는 의정부성모병원에 예비 진단이라도 받아보라고 권유를 했다. 다음 주 찾은 의정부성모병원에서는 뇌병변이 의심이 되나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는데 우리 병원에서는 3~4개월 정도 대기 시간이 있다며 집에서 찾기 가까운 병원에 예약을 하라고 권했다.


그나마 우리 집에서 가까운 동탄 한림대병원, 평촌 한림대병원, 아주대병원, 수원 빈센트 병원 등을 찾았는데 모두 두 첫 진료를 받는데 3~4개월 예약이 차 있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모두 예약을 걸어 놓고 있던 차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어린이병원을 소개하여줘 진료 여부를 물었더니 2주 후에 진료가 가능하고 필요시 입원도 가능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 당시 처음 알았던 것은 어린이 전문병원이 수요에 비해 매우 부족하다는 것을 알았다.


추석을 2주 앞두고 우리 막내는 진료를 받게 됐고 '뇌병변'이라는 확진을 받게 됐다. 그리고 7개월 차 신경외과 어린이병동에 입원해 오전 2시간 오후 2시간 재활 치료에 들어갔다. 뇌병변에 뇌에 이상이 있는 것이지만 뇌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손발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고 운동을 시키는 방식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막내의 입원기간은 1개월이었다. 많은 아이들이 대기하고 있어 1년에 1개월 정도밖에 입원을 하지 못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이 기간 아이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다른 병원을 알아보라는 정보를 얻게 됐다.


우리 아이가 입원한 병실에는 총 6명의 뇌병변 아이들이 있었는데 손과 발을 전혀 쓰지 못하고 누워만 있는 우리 막내 같은 아이부터 초등학생인데 갑자기 걷지 못하게 되어 입원한 아이까지 다양한 사연을 가진 아이들이 입원해 있었다.


세브란스에 입원한 아이들은 모두 처음 뇌병변 진단을 받고 입원한 아이들인지라 보호자인 부모들은 모두 매우 공포에 질려 있는 모습이었다. 1개월 입원기간이 끝나가는 어떤 아이 부모는 여기 아니면 치료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며 1개월만 입원을 연장해 달라고 애원을 하기도 했다. 집이 강원도 강릉이었는데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기관이 없다고 했다.


우리도 아이 재활치료를 받아야 하는데 평택과 안성에는 그러한 치료를 하는 곳이 없었다. 물리치료사가 가정을 방문해 치료를 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는데 방문 물리치료사와 상당을 해보니 용인 기흥에 '보바스 어린이의원'이라는 뇌병변 등에 의한 발달장애아이들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와이프가 1개월 정도 용인으로 매일 출퇴근을 했다. 


그러다가 고향인 화성시 팔탄면에 브론코 재활요양병원에서 같은 치료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나마 조금 가까운 병원으로 옮기기로 결정을 했다. 차로 약 40~50분 정도 되는 거리를 와이프는 이제 10개월 된 아기를 차에 태우고 매일 같이 출퇴근을 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많은 아이들과 부모들을 만나면서 희진이의 치료 가능성에 기대를 모았다.


아이 치료를 위해 매일 장거리를 운전해야 하는 상황이 안쓰러우셨는지 부모님은 화성으로 이사를 올 것을 종용했고, 희진이가 첫돌이 되던 날 2015년 2월 4일 화성시 향남읍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참고할 사항


뇌병변에 의한 발달장애 치료는 첫 진단도 치료도 쉽지 않다.

지방은 더더욱 암울하다. 전문 의료기관도 없고 지속적인 재활이 필요한데 그런 병원은 더더욱 부족하다.

서울대병원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을 추천한다. 그나마 가장 빠르게 첫 진단을 받을 수 있고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집이 경기 남부인지라 경기남부지역 대학병원을 모두 찾았으나 첫 진단을 위한 전문의와의 면담이 3~4개월 뒤에나 가능하고 치료는 6~1년 뒤에 시작된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이다.


 진단 이후 할 수 있는 것은 재활치료인데 경기남부지역에 이러한 진료를 지속적으로 받을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경기남부지역에는 2014년까지만 하더라도 용인에 1곳 , 화성에 1곳뿐이었다. 지금은 병원이 늘어나 안산에도 생기고 화성시도 서부지역인 팔탄면에 이어 동부지역인 동탄에도 어린이 전문 재활병원이 생겼다.



#뇌병변

외부 신체 기능 장애의 하나. 뇌의 기질적 손상으로 인한 신체적, 정신적 장애가 발생하여 보행 또는 일상생활 동작 등에 현저한 제약을 받는 중추 신경 장애이다. 뇌성 마비, 뇌졸중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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