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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왜 달러에 줄을 서는가?

기축통화의 진짜 의미와 한국 원화의 가능성

by JM Lee

기축통화, 영어로는 'Reserve Currency'. 국제 무역과 금융의 무대 위에서 단순한 결제 수단을 넘어 세계 질서의 중심 통화 역할을 하는 존재다. 이 글에서는 기축통화란 무엇인지, 어떤 통화들이 왜 이 지위를 갖게 되었는지, 기축통화의 장단점, 그리고 한국 원화가 이 대열에 합류하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를 체계적으로 살펴본다.


기축통화란 무엇인가?


기축통화는 전 세계의 정부, 기업, 금융기관들이 가장 신뢰하고 널리 사용하는 통화를 의미한다. 국가 간 무역결제, 금융 투자, 외환보유고 구성에 주로 사용되는 기준 통화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베네수엘라와 나이지리아가 석유를 거래할 때도, 아르헨티나와 인도가 곡물을 수입할 때도 대부분 미국 달러로 결제된다. 이처럼 특정 국가의 통화가 자국을 넘어 글로벌 통화로 통용될 때, 그것이 바로 기축통화다.


그렇다면 기축통화로 어떻게 인정되는가? 이를 결정하는 공식적인 국제기구는 없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편입 여부, **BIS(국제결제은행)**의 통화 보고 기준, 글로벌 외환보유고 비중 등이 그 지위를 평가하는 지표로 사용된다.


또한 국제무역에서의 결제 비율, 채권 발행량과 금융시장의 깊이, 통화의 환전 가능성, 정치적 안정성과 국제 신뢰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그럼 달러 외에 기축통화란 없는가? 달러가 절대적인 1인자임은 분명하지만, 유로화, 엔화, 파운드화, 스위스 프랑, 위안화 등도 일정 부분 기축통화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특히 IMF는 SDR 바스켓에 5개 통화(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를 포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기축통화'라는 용어는 종종 모호하게 쓰이지만, 금융시장에서는 실제 국제결제 및 외환보유고에 사용되는 통화를 중심으로 보다 정밀하게 정의된다. 즉, 대중적으로는 "영향력 있는 통화"를 넓게 말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유동성, 결제 비중, 채권시장 접근성 등을 근거로 더 엄격하게 판단한다.



미국 달러는 어떻게 세계의 돈이 되었나?


미국 달러가 기축통화가 된 데는 역사적 전환점과 경제력, 정치력이 작용했다.


브레튼우즈 체제 (1944년): 제2차 세계대전 후, 전 세계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한 협정에서 미국 달러는 금(1온스당 35달러)에 고정되며 중심 통화로 지정되었다.

금본위제 종료 후에도 신뢰 유지 (1971년 이후): 닉슨 대통령이 금태환을 중단했지만, 달러는 여전히 세계 무역과 금융의 중심에 남았다. 미국의 군사력, 경제력, 금융 인프라가 이를 뒷받침했다.

오일달러 체제의 출발: 미국이 세계의 돈이 된 데에는 숨겨진 외교적 전략이 있었다. 1970년대 당시 국무장관이던 헨리 키신저는 미국의 달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했고, 그 결과 사우디는 향후 자국이 수출하는 석유에 대해 달러로만 결제하는 데 동의했다. 이 협정은 페트로달러(Petrodollar) 체제의 시작이 되었고, 석유 거래의 거의 전부가 달러화로 이루어지면서 달러의 국제적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페트로달러 균열의 조짐: 그러나 최근에는 이 시스템에도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 시절, 사우디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중국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위안화로도 석유 결제를 허용하기 시작했다. 이는 달러 중심 질서의 균열로 해석될 수 있는 중요한 변화다.


기축통화의 장점과 단점


장점


기축통화국은 단순히 자국 통화가 널리 쓰이는 것을 넘어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과 정치적 영향력을 얻는다. 특히 미국의 경우, 달러라는 통화를 무기로 삼아 군사력, 정보력, 첨단기술과 결합해 세계 질서를 재편하고 국제 정치에 적극 개입해왔다.

환전 비용 감소: 자국 기업이 해외 거래 시 별도 환전 없이 자국 통화 사용 가능

낮은 금리로 자금 조달: 수요가 많아도 금리를 낮게 유지할 수 있음

통화 발행으로 무역 적자 보완 가능: 필요한 만큼 통화를 찍어 무역수지 적자 보완 (트리핀 딜레마)

외교적 무기: 제재나 금융압박 수단으로 활용 가능

국제 결제 장악: 국제 무역 및 금융 거래 대부분이 달러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달러의 수요는 끊임없이 유지된다. 이는 미국 금융 시스템에 막대한 수수료, 금리 차익, 자산 투자 수요 등 다양한 부가가치를 제공한다.

글로벌 영향력 유지: 세계 각국이 달러에 의존하는 구조 속에서, 미국은 금융 시스템을 통제하는 중심국으로서의 지위를 유지하며 국제 이권과 안보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단점: 트리핀 딜레마의 현실화


기축통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세계 경제에 지속적으로 자국 통화를 공급해야 한다. 이는 무역흑자가 아니라 무역적자를 유발하게 된다.


그 원리는 다음과 같이 작동한다. 미국은 세계에 달러를 공급해야 한다. 어떻게 공급할까? 가장 단순한 방식은 해외에서 물건을 수입하고, 그 대가로 달러를 결제하는 것이다. 미국이 수입을 늘릴수록, 세계 각국에는 달러가 퍼진다. 이는 곧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로 이어지지만, 세계 경제는 필요한 달러를 확보하게 된다.


반대로, 미국이 자국 국채를 외국에 판매하면 세계 각국은 이 국채를 사기 위해 달러를 지불해야 한다. 즉, 달러가 미국으로 다시 유입되는 것이다. 이렇게 미국은 수입을 통해 달러를 뿌리고, 국채 판매를 통해 달러를 회수하는 메커니즘으로 전 세계 달러 유동성을 통제해왔다.


이런 구조적 딜레마는 트리핀 딜레마로 알려져 있다. 세계의 유동성을 공급하려면 미국은 무역적자를 감수해야 하지만, 이 적자가 지나치게 커지면 결국 달러의 신뢰와 미국의 국가신용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따라서 미국은 무역적자와 달러 신뢰 사이에서 정교한 균형 전략을 펼쳐야 한다.



미국은 이 구조적 딜레마를 어떻게 극복해왔나?


미국은 트리핀 딜레마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활용해 왔다.

달러 수요의 인위적 유지: 글로벌 주요 상품(특히 석유)의 결제를 달러로 고정시키는 방식으로 달러 수요를 유지해왔다. 페트로달러 체제는 그 대표적인 예다.

달러 자산의 매력 유지: 미국 국채를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인식되게 만들고, 대규모의 국채 시장을 유지함으로써 외국 자본이 미국으로 유입되도록 유도했다.

군사력과 외교력 활용: 정치적 불안정 지역에서의 개입을 통해 글로벌 자본이 '안정 자산'인 달러로 몰리게 하는 현상을 반복적으로 유도해 왔다.

금융시장의 개방과 혁신 주도: 뉴욕 월가 중심의 자본시장 구조는 외국 자본이 미국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유입되도록 설계되었으며, 글로벌 기준금리인 LIBOR, 이후 SOFR 등 금융 지표도 미국 주도로 운영되어 왔다.

달러 스와프 네트워크: 글로벌 금융위기나 팬데믹 등 위기 상황에서 미 연준(Fed)은 주요 중앙은행들과 달러 스와프 협정을 체결하여 달러 유동성을 공급함으로써 신뢰를 유지했다.


이러한 정책 조합은 미국이 막대한 무역적자를 감수하면서도, 글로벌 달러 패권을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왔다.



미국은 왜 순 채권국에서 순 채무국으로 바뀌었나?


1940~1970년대까지 미국은 전 세계 최대의 순 채권국이었다. 이 시기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산업생산의 중심지로 부상하며 유럽과 일본의 재건을 도왔고, 무역흑자와 해외 직접투자를 통해 막대한 외화 수입과 이자수익을 벌어들였다.


하지만 1980년대에 들어서면서, 미국은 전략적 전환을 맞이한다. 당시 공화당 보수주의의 상징이자 '작은 정부, 강한 미국'을 외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전 세계 질서를 미국 중심으로 재편하려 했다.


군비 확장과 스타워즈 계획: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며 우주 기반 미사일 방어체계(SDI, 일명 스타워즈 계획)를 추진했다. 이는 소련을 군비 경쟁에 끌어들였고, 결과적으로 경제적 파탄에 이른 소련은 1991년 해체되었다. (고르바초프 집권 하에서)

감세와 재정지출 확대: 대규모 감세와 국방비 증가는 미국 재정적자를 폭증시켰다.

고금리 및 강달러 정책: 해외 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금리를 높이고 달러 가치를 유지했지만, 이는 미국 제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무역적자 확대로 이어졌다.


이와 함께 1985년 플라자 합의는 미국의 전략적 강수였다. 미국은 무역수지 악화를 해소하고 자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독일과 일본 등 주요국에 자국 통화의 평가절상을 요구했다. 이로 인해 독일 마르크화와 일본 엔화는 급격히 상승했고, 미국 달러는 상대적으로 약세를 보이게 된다.


이는 일본과 독일 제품의 가격 경쟁력을 떨어뜨렸고, 미국 수출품의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영화 『첨밀밀』에서는 여주인공이 마르크화에 투자했다가 플라자 합의 이후 환율이 급락하면서 재산을 잃는 장면이 나온다. 이는 단순한 개인 투자 실패가 아니라, 글로벌 통화 정책이 개인 자산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이처럼 미국은 무역적자 확대와 외국 자본 유입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순 채무국으로의 전환을 수용했다는 해석이 존재한다. 이는 미국이 세계에 달러를 공급하면서도, 외국 자본이 미국 채권과 자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도록 유도함으로써 기축통화국으로서의 위상을 유지하려 했다는 전략적 선택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일부 경제사학자들과 정책 분석가들이 주장하는 해석이며, 이러한 전환이 단일한 설계에 따른 것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질서의 변화 속에서 복합적인 정치·경제적 요인이 맞물려 발생한 구조적 결과라는 견해도 존재한다. 다시 말해, 미국의 순 채무국 전환은 단순히 정책적 의도만이 아니라 시대적 상황과 국제금융 질서 재편의 일부로 볼 수 있다.



달러 외에 기축통화로 대접받는 통화들


많은 일반 독자들은 '기축통화'가 오직 하나, 곧 미국 달러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국제 금융시장에서 이 용어는 복수의 통화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금융 전문가나 국제기구들은 달러 외에도 일정 요건을 갖춘 통화들을 '기축통화' 또는 '준기축통화'로 간주한다.(기축통화에 대한 정의에 대해 아직 합의된 기준은 없음)


기축통화의 실질적 의미는 단지 상징적인 지위가 아니라, 실제로 국제결제, 외환보유고, 자본거래, 금융시장 접근성 등에서 얼마나 활용되고 신뢰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를 판단하고 관리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국제기구들은 다음과 같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바스켓 통화를 5개(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로 구성하며, 국제통화의 위상을 일정 기준에 따라 평가한다.


국제결제은행(BIS):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통화 유동성과 외환정책을 논의하고 협력하는 플랫폼으로, 글로벌 통화의 결제 비중과 외환거래 통계를 발표한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다음 통화들도 달러 외 '기축통화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유로(EUR): 유럽연합의 단일 통화로, 달러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엔화(JPY): 일본의 안정적인 경제와 낮은 금리 덕분에 아시아 중심 기축통화로 인정

파운드화(GBP): 영국의 금융허브인 런던의 위상과 전통적 영향력 덕분에 유지


스위스 프랑(CHF): 스위스는 유럽연합(EU) 비회원국이며 유로존에도 참여하지 않지만,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인 정치 체제와 중립 외교정책으로 국제적 신뢰를 쌓아왔다. 스위스 프랑은 전통적으로 '안전자산(safe haven)'으로 여겨져, 글로벌 위기 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통화다. 또한 스위스는 글로벌 자산운용 및 금융 비밀 유지 전통으로 국제금융시장 내 독자적 지위를 갖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프랑을 준기축통화로 만들었다.


스웨덴 크로나(SEK): 달러 인덱스(DXY) 구성 통화 중 하나로, 금융시장에서는 준기축통화로 취급된다. 스웨덴은 유럽연합(EU)의 회원국이지만 유로존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으며, 2003년 국민투표를 통해 유로화 도입을 거부한 바 있다. 자국 통화의 통화정책 자율성과 경제 안정성을 중시한 결과였다. 스웨덴 크로나는 정치·경제적 안정성과 유동성, 그리고 유럽 내에서의 신뢰도를 바탕으로 외환시장과 금융시장 일부에서 국제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중국 위안화(CNY): 중국의 급격한 경제 성장과 세계 최대의 무역국으로서의 지위를 기반으로 국제 결제 시장에서 비중을 키우고 있다. 특히 중국 정부는 위안화의 국제화를 위해 역외 위안화 시장을 육성하고, 일대일로 참여국과의 무역에서 위안화 결제를 확대하며, IMF SDR 바스켓에도 위안화를 포함시키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러한 노력은 위안화를 준기축통화로 대우받게 만든 주요 요인이다.


달러 인덱스(DXY)는 유로(EUR), 일본 엔화(JPY), 영국 파운드(GBP), 캐나다 달러(CAD), 스웨덴 크로나(SEK), 스위스 프랑(CHF)의 가중 평균으로 구성되며, 달러의 국제적 가치 흐름을 파악하는 데 활용된다. 이러한 구성은 국제 금융 질서에서 복수의 핵심 통화가 공존함을 보여준다.



한국 원화는 왜 아직 (준)기축통화가 아닐까?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며 무역 규모도 크다. 그런데도 원화는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주변부 통화로 평가받는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자본시장 개방도 제한적: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투자하고 회수하는 시스템이 아직 불완전

외환 유동성 부족: 위기 시 원화를 거래할 수 있는 글로벌 플레이어와 유동성이 제한됨

국제적 신뢰 부족: 원화 자산이 위기 시 안전자산으로 취급되지 않음

결제 인프라 부족: 원화로 결제 가능한 글로벌 결제 시스템 미비


다만, 2020년대 들어 한국 정부와 한국은행은 원화의 국제화 및 준기축통화 지위 확보를 위한 논의를 점진적으로 추진해왔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글로벌 금융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한국도 달러 의존도를 줄이고 통화 주권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2020년 이후 한중 통화스와프 확대, 원화 결제 허브 논의, 역내 원화 금융시장 정비 등이 대표적이다.

2021년 기획재정부는 “원화 국제화 로드맵” 검토를 언급하며, 향후 장기적으로 아시아 지역에서 원화 기반 결제 시스템 확대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주요국 중앙은행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을 지속 확대하면서 원화 신뢰 제고에 나섰다.


이러한 논의는 아직 초기 단계이며, 원화의 국제적 사용 확대가 한국 경제 안정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적어도 2020년대 이후, 한국이 준기축통화 수준의 역할을 목표로 국제통화질서에서 원화의 존재감 확대를 고려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들


현실적인 단기 기축통화는 어렵지만, 지역 기축통화 또는 디지털 시대의 국제통화로서 가능성은 있다. 다음과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

자본시장 전면 개방: 해외 투자자들이 자유롭게 투자하고 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

외환시장 유동성 확대: 원화 거래를 원하는 글로벌 은행과 유동성 공급자 확보

무역 기반 확대: 한국과 무역을 하는 국가들이 원화 결제를 자연스럽게 택하도록 인센티브 제공

디지털 원화(CBDC) 국제화: 블록체인 기반의 중앙은행 디지털 통화를 통해 새로운 국제통화 지위 도전

국제기구 협력: IMF SDR(특별인출권) 바스켓 편입 추진



원화가 준기축통화가 될 경우의 장점과 단점


장점

국제적 위상 제고: 원화의 국제적 활용이 확대되면,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와 위상이 함께 높아진다.

환율 안정성: 원화 수요가 꾸준히 발생함에 따라 환율 변동성이 완화될 수 있다.

정책적 자율성 확대: 달러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 경제의 통화 주권과 외환 정책 운용 유연성이 높아진다.

외국인 투자 유치: 원화가 국제적 거래에서 통용되면, 외국인의 한국 자산 투자 장벽이 낮아진다.

금융산업 발전: 외환·채권·파생상품 시장 등 국내 금융 인프라가 국제 기준에 맞춰 발전하게 된다.


단점

급격한 자본 유출입 위험: 원화가 국제적으로 통용되면, 외국 자본의 유입뿐 아니라 급격한 유출 가능성도 커진다.

환율 변동성 확대: 단기 투기성 거래가 증가할 경우 오히려 환율 안정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 독립성 훼손 우려: 외국 투자자 및 해외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지나치게 의식하게 될 가능성

국내 경제 불안정성 전이: 국제 금융시장의 충격이 원화 시장을 통해 더 직접적으로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제도·인프라 비용 증가: 국제 기준에 맞는 금융시스템 구축을 위한 행정적·재정적 부담이 수반된다.


원화의 준기축통화 지위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실익보다 중장기적 구조 개선과 안정성 확보가 중요하다. 경제 규모뿐 아니라 국제적 신뢰와 제도 투명성, 그리고 위기 대응 능력이 뒷받침되어야만 실질적인 국제통화로 자리잡을 수 있다.



마치며


기축통화란 단순히 강한 경제만으로 얻어지는 타이틀이 아니다. 경제력 + 신뢰 + 개방성 + 안정성이라는 조건이 함께 작동할 때만 얻을 수 있는 글로벌 통화 패권이다.


한국 원화가 세계 금융의 중심으로 가기 위해서는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제도와 시장의 혁신, 그리고 글로벌 신뢰 구축이 동반되어야 한다. 언젠가 "세계는 원화를 원한다"는 말이 현실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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